지난해에는 도쿄를 방문해서 소위 간토지역의 동포분들을 만나뵈었는데 이번에는 새해를 맞이해서 간사이지역을 방문하게 됐습니다. 사실 대한민국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간사이 지역을 방문하기는 어려운 상황인데 일본 총리께서 이곳 출신이셔서 총리의 고향을 방문한다는 명목으로 이번에 이 지역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들을 이렇게 뵙게 돼서 참으로 반갑습니다.
이곳 나라현이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이라는데 고즈넉하고 우리의 공주나 부여, 경주 같은 전통이 살아 있는 느낌이어서 첫 방문이지만 낯설지도 않고 참으로 포근하게 느껴집니다.
사신도가 그려진 무덤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곳곳에 도래인이라고 불리는 한반도에서 온 우리의 선대인들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다고 들었습니다. 일본은 지리적으로 우리와 가까운 이웃일 뿐만 아니라 고대로부터 매우 밀접하게 연결된 곳인데 안타깝게도 회장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한일 간의 불행한 과거 때문에 수천 년의 아름다운 교류의 역사가 제대로 기억되지 못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고대로부터 이어진 한일 교류를 기념해서 매년 개최되는 사천왕사 축제에 제가 작년에 참석하지 못하고 축사만 보냈었는데 3만 명이 넘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한다는 이 축제에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함께하고 싶습니다.
재일동포분들이 타지에서 신고를 겪으면서도 언제나 모국을 생각하며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는 소식을 들으면 참으로 마음이 숙연해집니다.
식민지에서 벗어나 해방을 맞이했지만 또 조국이 둘로 나뉘어 다투는 바람에 많은 분들이 또다시 이곳으로 건너올 수밖에 없었던 그런 아픈 역사도 있었습니다. 또 독재정권 시절에는 국가가 일본에 거주하는 재외국민들을 간첩으로 몰아 조작하는 사건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다수의 피해자가 만들어진 그 아픈 역사도 우리가 잊지 말아야 되겠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제주4. 3 희생자 유가족을 비롯해서 우토루마을 주민의 재일 한국 양심수 동호회 회원들께서도 함께하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대한민국의 불행한 역사 속에서 피해받고 상처받은 당사자와 유가족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 와중에서도 재일동포 여러분께서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민족 공동체를 지켜내기 위해 참으로 치열하게 노력해 오신 것을 잘 압니다. 차별과 혐오에 맞서 오사카시의 억제 조례를 제정했고 더 나아가 일본 사회의 다른 소수자들과 함께 다문화 공생을 위한 활동에 앞장서 오셨습니다. 민족학교와 민족학급을 세워 우리말과 문화를 지키고 계승하기 위해 끈질기게 싸워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