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고기 아닌 고기를 먹는다?

네덜란드, 고기 아닌 고기를 먹는다?

2020.02.22. 오후 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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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연말, 유럽의 2천 개 넘는 패스트푸드 매장에선 고기 없는 햄버거를 판매했습니다.

특히 고기보다 더 고기 같은 '식물성 패티'가 화제를 모았는데요.

과연 채식에 대한 접근성까지 높였을까요?

함께 확인해보시죠.

[기자]
네덜란드 남부 브레다 시.

이곳엔 '채식주의자들의 정육점'이라는 식품회사 공장이 있습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채소를 기반으로 한 고기 대용품을 만드는 곳인데요.

'고기 없는 햄버거'에 들어가는 식물성 패티도 여기서 생산하죠.

사실 햄버거 패티는 다진 고기가 핵심인데, 이걸 어떻게 만든다는 걸까요?

위생모와 가운, 깨끗한 신발을 신고서 공장 내부로 들어서니, 달걀과 채소 등 식 재료가 눈에 띕니다.

[얍 코르트붹 / '채식가들의 정육점' 전 대표 : 보통 먹는 햄버거용 패티와 같은 프로세스인데 섞고 다져서 혼합하는 과정은 같습니다.]

단지 육고기 대신 채소를 이용한다는 점이 다른 점이죠.

오븐에서 구운 식물용 패티는 재빨리 얼린 다음, 포장 후 판매를 하는데요.

이렇게 1시간에 6천 개 정도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얍 코르트붹 / '채식가들의 정육점' 전 대표 : 앞으로 적어도 2배 이상 성장할 겁니다.]

5년 후에는 10배 이상의 성장세가 예상되고요.

이 공장의 제품을 이용하는 한 식당을 찾아 채식주의자를 위한 닭고기 요리를 주문해 봤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흔히 먹는 닭고기 요리와 다를 바가 없는데요. 과연 그 맛도 똑같을까요?

고기가 아닌 고기를 판매하는 채식주의자들의 정육점! 이곳엔 숨겨진 비화가 하나 있는데요.

이 회사를 설립한 얍 씨는 놀랍게도 소 농장을 운영했습니다.

하지만 도축장으로 끌려가는 소를 보면서 마음이 늘 불편했다는데요.

결국, 농장을 그만두는 대신 고기 맛을 내는 새로운 식품 개발에 매진했죠.

[얍 코르트붹 / '채식가들의 정육점' 전 대표 : 육고기와 비슷한 맛이 나는 음식을 만들 수 있다고 확신했었습니다. 네덜란드에서 유명한 농업대학이 기술적인 도움을 줬고, 최고의 요리사, 그리고 최고의 정육 회사와 함께 제품을 완성했습니다.]

그 결과, 이 회사에서 생산한 제품들은 해외 100여 개 나라에 수출될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고기 맛 때문에 선뜻 채식주의자의 길을 망설였던 이들에게 고기 대용 식품은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얍 코르트붹 / '채식가들의 정육점' 전 대표 : 육류 소비가 전 세계적으로 환경 문제가 된 지금 육류보다 고기 대용 식품으로 충분히 맛을 내는 것이 무척 중요합니다. 네덜란드의 경우 10년 전 제가 시작할 때 대용 고기 시장이 1.5%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5%에 달합니다. 5년 후면 전 세계적으로 지금보다 4~5배는 증가할 것으로 예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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