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울려 퍼진 '노(No) 아베'

해외에 울려 퍼진 '노(No) 아베'

2019.09.01. 오전 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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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맨해튼 일본 총영사관 앞.

조용했던 거리에 함성이 울려 퍼집니다.

"침략 역사 부인하는 일본 정부 규탄한다! 강제 징용 부인하는 아베 정부 규탄한다!"

일본의 경제 보복을 규탄하기 위해 모인 뉴욕 동포들입니다.

'노(No) 아베'가 적힌 팻말을 들고 한목소리로 외칩니다.

"노 아베! 노 지소미아!"

[정광채 / 흥사단 뉴욕지부장 : 우리도 한민족 아닙니까. 한국 동포들이고. 그래서 한국에서 나오는 목소리가 정당하다. 거기에 공감하기 때문에 우리도 가만있을 순 없죠.]

100년 전,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거리로 나와 만세운동을 펼친 미주 한인 동포들.

당시 미국 동포들이 한 푼 두 푼 모은 돈은 독립운동 자금에 보태져 조국 독립의 밑거름이 됐습니다.

그로부터 100년이 흐른 지금, 한인들은 한마음으로 또다시 거리로 나왔습니다.

[박동규 / 뉴욕 동포 : 특히 뉴욕은 해외 독립운동의 거점지, 중심지 역할을 했기 때문에 선조들의 애국심을 뉴욕에 있는 한인 동포들이 본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황미미 / 뉴욕 동포 : 저희는 해외 독립군이고, (선조들이) 멕시코 에네켄, 사탕수수 농장에서 1불~2불 독립자금을 보태던 그런 심정으로 해외 독립군의 심정으로 나오게 됐습니다.]

[박준구 / 뉴욕 동포 : 독립운동에 자금을 지원하는 기분으로 모든 동포들이 참여했으면 좋겠습니다.]

지구 반대편 브라질.

한인타운으로 불리는 봉헤치로입니다.

눈에 띄는 자동차 한 대!

매일 '노 아베'가 적힌 현수막을 걸고 구석구석을 누비는 사람은 과연 누굴까.

요즘 동네 스타가 된 최영만 씨가 그 주인공!

[최영만 / 브라질 의류업 운영 : 제가 갑자기 동포 사회에서 스타가 되어서 좋은 얘기를 많이 듣습니다. 어떻게 그걸 하게 됐냐. 더군다나 브라질 경제까지 최악의 불황이라 힘든 동포들도 많고 그래서 이 일을 시작했습니다. 힘을 좀 얻으시라고.]

최 씨는 고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노 아베' 운동에 동참하기 위해 한 달 전 사비를 들여 현수막을 제작했습니다.

그리고 하루 열 번, 한인타운을 돌고 있는데요.

[최영국 / 브라질 의류업 운영 : 우리 본국의 국란에 조금이나마 작은 힘이라도 되게끔 힘을 합해서 아베 정권에 한국인의 긍지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노 아베' 운동에 하나둘 동참하고 있는 브라질 동포들.

처음에는 몇몇 사람의 사비로 일본 제품 불매를 촉구하는 광고가 시작됐는데, 비용 문제로 광고가 중단되지 않도록 이제는 한인 언론사들이 일주일에 한 번씩 돌아가면서 무료 광고를 싣고 있습니다.

[황인헌 / 한인 언론사 관계자 : 먼 브라질에서 살지만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불매운동에 저희도 참여를 하고자 생각하고 있습니다.]

주로 의류업에 종사하는 브라질 동포들은 오랜 불황으로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중국산 저가 제품과 불법 노점상이 판을 치면서 매출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상황.

이런 어려움에도 브라질 동포들은 이역만리 고국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정영호 / 브라질 동포 : 일본 국민과의 감정을 갖고 있는 게 아니라 아베라고 하는 하나의 정치인의 만행을 타도하겠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대한민국 국가와 일본이 모든 관계를 다시 원활하게 간다면 이 운동은 멈출 겁니다.]

시드니 한인 밀집 지역의 중앙 광장.

아침부터 광장을 바쁘게 뛰어다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많이 동참해주세요"

호주 동포들이 아베 정권을 규탄하는 행동에 나선 겁니다.

고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야기에 너도나도 걸음을 멈춰 섭니다.

[정성락 / 시드니 동포 : 이렇게 하는 것 보니까 동참해야겠다, 나도 (하고) 동기가 더 생기는 것 같습니다.]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을 선언한 호주 한인 단체들은 20여 개에 이릅니다.

[신준식 / 호주 시드니 동포 : 진보와 보수를 떠나서 조국이 경제적으로 독립을 하고, 조국이 떳떳한 나라가 되기 위한 마음을 가지신 분들이 이번에는 아주 많이 결합하신 거죠.]

하지만 동포들은 이번 불매 운동을 반일운동으로 여기지는 말아 달라고 말합니다.

이웃 국가이자 국제사회 동반자로서 일본과 함께 나아가기 위한 평화의 외침이라는 겁니다.

[전영민 / 호주 시드니 동포 : 지금 우리가 일본을 보이콧하는 게 아니라 일본 아베 정부를 보이콧한다는 것을 조금 더 이제 호주 현지에 있는 친구들한테 얘기를 해줘야 하는 게 지금 저희 현재 숙제죠.]

세계 곳곳에서 '노 아베' 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동포들.

미래를 향해 한걸음 나아가고자 하는 간절한 바람을 하나로 모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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