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난민촌에 꽃핀 한국인의 이웃 사랑

시리아 난민촌에 꽃핀 한국인의 이웃 사랑

2016.04.23. 오후 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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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세계적 이슈가 되고 있는 시리아 난민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국가가 바로 터키입니다.

난민들은 하루 3천 원 정도의 돈으로 끼니를 걱정하며 살아야 하는 형편인데요.

터키의 한 동포 부부가 동포들의 힘을 모아 기부 행사를 열면서 이들을 돕기 위해 나섰습니다.

안승훈 리포터가 만나 봤습니다

[기자]
이스탄불 외곽에 위치한 시리아 난민촌, 길 위에 옷과 신발, 식품 등 생필품이 담긴 좌판이 펼쳐집니다.

그러자 어른, 아이 할 것이 없이 난민촌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들면서 한 시간이 지나기 전에 모든 물건이 동나버립니다.

이번 기증행사는 동포 원재연 씨가 혼자 기획하고 준비했습니다.

한 달 전부터 sns로 홍보를 하고 참여의 뜻을 밝힌 동포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헌 옷과 가방, 신발 등을 받아와 마련했습니다.

[배수연 / 터키 동포 : 갈 곳을 잃은 시리아인들을 위해 한국인들이 이렇게 뜻깊은 바자회를 터키에서 열게 돼서 한국인으로서 너무 뿌듯하고요, 시리아 난민들이 이 기회를 통해서 많이 기뻐했으면 좋겠어요.]

물건을 기증하지 못한 동포들은 그가 운영하는 시리아 난민 돕기 사이트에 기부금을 냈습니다.

원 씨는 이 기부금으로 가장 도움이 절실한 난민 어린이를 위해 기저귀나 분유 같은 구호품을 마련했습니다.

그가 이렇게 난민 돕기에 뛰어든 이유는 처음 터키에서 IT 사업을 운영하면서 겪어야 했던 경제적 고통을 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원재연 / 시리아 난민 돕기 단체 운영자 : 난민과 비슷한 생활을 해서 그 마음을 알죠. 일 먹을 양식이 없어서 내일은 뭐 먹을까, 또 때로는 월세를 못 내서 (힘들었어요).]

한때 겪었던 어려움을 떠올리며 그는 개인 재산을 털어 지난해 말부터 시리아 난민 돕기에 나섰습니다.

동포들의 참여를 돕기 위해 마련한 이번 행사에서는 약 3주 동안 현금 80만 원과 물품들이 많이 모였습니다.

비록 적은 돈이지만 하루 3천 원으로 살아가야 하는 난민들에게는 큰 금액입니다.

[원재연 / 시리아 난민 돕기 단체 운영자 : 저희의 힘만으로는 할 수 없죠. 잘해야 한두 가정 도와줄까, 그런데 더 많은 사람들이 도와주면 더 많은 가정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거이라고 생각합니다.]

원 씨는 더 많은 동포들의 참여를 유도해 시리아 난민촌에 아이들을 위한 학교를 세우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터키 이스탄불에서 YTN 월드 안승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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