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본 대지진 3년…현재 일본은?

동일본 대지진 3년…현재 일본은?

2014.03.29. 오전 0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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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만 명이 넘는 생명을 앗아간 동일본 대지진, 기억하실 겁니다.

예고없이 들이닥친 대재앙을 피할 수는 없었지만 일본 사람들은 서로에 대한 위로와 격려 속에 상처를 극복해 가고 있는데요.

이 뿐 아니라 재해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 하는데도 사회적인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대지진 발생 3주년을 맞은 일본으로 가보겠습니다. 박진환 리포터!

3년이면 짧지 않은 시간인데요.

대지진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제가 얼마 전 열렸다면서요?

[기자]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날을 잊지 말자는 뜻을 담아 '3·11 영화제'로 이름 붙여진 행삽니다.

대지진 발생지의 실상과 복구작업을 펴고 있는 주민들의 일상을 담은 작품 32편이 영화제에서 상영되고 있습니다.

22일간 이어지는 이 행사는 시민들의 힘으로 만들어졌는데요.

영화 한 편당 약 천 엔, 우리 돈으로 만 원 정도인 입장료 수입은 피해 주민들을 돕는데 쓰입니다.

규모는 작지만 매일 관객 백여 명이 영화를 보기 위해 행사장을 찾고 있었습니다.

[인터뷰:아마모토, 관객]
"후쿠시마가 도쿄에서 300㎞ 밖에 떨어져 있지 않는데도 '이렇게 쉽게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질 수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영화제를 찾은 시민들을 대상으로 방사능의 피해와 대처 방법 등에 관해 세미나도 열고 있었습니다.

[인터뷰:다카무라 유코, 3·11 영화제 총감독]
"영화를 본 관객들이 당시의 기분이나 지금까지 표현하지 못했던 감정들을 영화를 통해 자극 받고, 무엇인가를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앵커]

대지진의 참상을 잊지 말자는 얘기군요.

당시 워낙 큰 피해를 입어서 일본 국내 뿐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지원이 잇따랐는데요.

지금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각 지자체와 시민단체, 종교단체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구호 활동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물질적 지원 뿐 아니라 피해 주민들에게 마음의 평화를 되찾아 주기 위한 문화 활동들이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와와 프로젝트'라는 활동인데요.

피해 지역의 망가진 어선과 시설물을 수리하고, 거기에 그림을 그리는 작업을 주민들과 함께 하고 있었습니다.

[인터뷰:미야모토 히데미, 와와프로젝트 회원]
"지역 주민들이 즐길 수 있는 음악, 스포츠, 패션 행사 등도 열어 주민들의 마음이 풍요로워지고, 지역에 애착을 가질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피해 지역 어린이들에게 방과 후 놀이 공간을 제공하는 단체도 있고요.

또 정기적으로 꽃을 보내 응원하는 등 이재민들을 위로하고 또 응원하는 크고 작은 활동이 진행중입니다.

[앵커]

거대한 자연 재해 앞에 사람들이 느꼈을 무력감과 충격이 대단했을 것 같은데요.

지진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또 대비하기 위한 체험형 교육 시설이 각광받고 있다면서요?

[기자]

대표적인 곳이 린카이 광역 방재 공원 안에 있는 도쿄 유일의 지진 체험 시설입니다.

지진 규모 별로 상황을 재현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배우도록 하고 있습니다.

대비 방법부터 시작해 비상 식량을 얼마나 준비해야 하는지 등 구체적인 대응법을 전시물과 영상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4년 전 문을 연 이 곳은 평일인데도 유치원생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시설을 둘러보고 있었습니다.

[인터뷰:아이하라, 유아원 교사]
"3년동안 10번 정도 왔어요. 모두가 체험해서 필요할 때 꼭 실천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개관 당시 이 체험관의 방문객 수는 한 달에 만 명 정도였는데요.

3년 전 대지진 이후 배 이상 늘었습니다.

[인터뷰:아마자키, 도쿄 지진체험시설 관장]
"(동일본 대지진 이후) 방문객이 많이 늘었습니다. 지진이 일어나기 6개월 전 개관했는데, 당시에는 방문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정도였거든요."

[앵커]

대지진이 물리적 피해 뿐 아니라 일본 사람들의 의식에도 상당한 변화를 가져오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지진 이후 일본인들은 어떤 점이 가장 달라졌나요?

[기자]

2011년 일본 내각부에서 실시한 국민 의식 조사에서 80%에 가까운 응답자가 대지진 이후 '인간관계'와 '정'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답했습니다.

개인주의적 경향이 강한 일본 사회에서 눈에 띄는 변화입니다.

안전 의식도 한층 강화됐습니다.

2년 전 일본 국토 교통부 여론 조사 결과 52%가 방재 의식이 전보다 높아졌고, 44%는 전기 절약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답했습니다.

[앵커]

지진 발생 3년이 지났지만 피해 복구가 마무리 되지 않고 있는데요.

언제쯤 주민들은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기자]

지금도 삶의 터전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이재민들은 26만 명에 이릅니다.

3년 넘게 피난 생활을 하다 보니 스트레스와 과로 등으로 건강이 악화되고 우울증에 고통받는 주민도 많습니다.

이렇다 보니 지진에서 살아남았지만 오랜 피난 기간 숨진 주민도 지난 3월까지 3천 명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피해 복구에는 아직도 상당한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방사능 오염이 심한 후쿠시마 지역의 경우 일손이 딸려 잔해도 절반 밖에 치우지 못한 상황입니다.

[앵커]

더딘 걸음이더라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도움이 있어 조금씩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 아닐까요?

좌절 대신 재난이 남긴 교훈을 되새기는 일본인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박진환 리포터! 오늘 소식 감사합니다.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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