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태풍이 부채질한 폭염...서쪽 올 최악 더위 온다

[날씨] 태풍이 부채질한 폭염...서쪽 올 최악 더위 온다

2018.07.30. 오후 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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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혜윤 / 과학재난팀 기자

[앵커]
폭염을 누그러뜨릴 것으로 기대를 했었는데요. 태풍이 오히려 지금 폭염을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가 올여름 들어서 가장 무덥다고 하는데요. 만약에 이대로 간다면 사상 최악의 폭염으로 기록됐었죠. 지난 1994년을 뛰어넘을 가능성도 있다 이런 얘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과학재난팀 기상팀 정혜윤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보통 기상청에서 예보 잘못하고 그러면 기상캐스터나 기상팀한테 뭐라고 많이 하잖아요. 요즘 날씨가 너무 더워서 기상팀한테 뭐라고 하시는 분들 많지 않아요?

[기자]
사실 언제까지 덥냐, 기온이 얼마나 오르냐, 이 더위가 대체 언제까지 갈 것이냐 이런 질문들을 많이 하십니다.

[앵커]
조금 전에 제가 언급을 했는데 지난 1994년이면 지금부터 이십몇 년 전인데요. 그때가 저희 보통 기억하기로 가장 덥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지금 너무 덥거든요. 아직 1994년은 안 넘어간 거예요?

[기자]
아직까지는 그 기록이 경신되지는 않았습니다. 보통 더위를 알 수 있는 지표는 두 가지로 정리가 되는데요. 폭염일수와 열대야일수입니다. 제가 자료를 정리했는데요. 보시죠. 기록을 보면 1994년이 압도적으로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기록이 폭염일수의 경우에 14.7일 그리고 열대야일수가 6.5일로 2위에 올라섰습니다. 8월 초까지는 지금 정도의 폭염이 계속될 수 있기 때문에 역대 최악의 기록, 1위가 뒤바뀔 가능성도 현재로서는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지금 저 데이터로 하면 3일만 더하면 넘어가는 거네요.

[기자]
이게 지금 28일 기준으로 한 거거든요. 그러니까 기간이 조금 더 길어진다면 수치가 조금 바뀔 가능성도 있지만 그렇게 한다 하더라도 일수 차이가 크게 나지는 않습니다.

[앵커]
그런데 지난 주 후반, 금요일날 얘기했었는데 일본으로 갔던 태풍 있잖아요, 종다리. 그 태풍이 더위를 좀 약화시켜주는 거 아니냐고 했는데 그랬는데 거꾸로 지금 부채질한다는 표현을 하는데 왜 그러는 거예요?

[기자]
일단 태풍에서 열기가 유입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에 상륙한 뒤에 그리고 열대저압부로 약화한 상황인데요. 12호 태풍 종다리의 경우는 동해안과 남해안 지역, 제주도까지 비를 내리면서 현재 폭염이 조금 누그러들었습니다. 동해안 지역의 경우에요. 반면 서울을 비롯한 태백산맥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는 기온이 37도 안팎까지 크게 오르면서 폭염이 더 심해진 상태입니다.

원인을 분석해 봤습니다. 현재 강한 동풍이 태풍에서부터 유입이 되고 있고요. 이 동풍이 태백산맥을 넘으면서 고온건조해집니다. 바로 높새바람이라고 불리는데요. 이 때문에 하늘은 가을처럼 깨끗하지만 기온은 37도 안팎까지 크게 오르면서 강력한 폭염이 찾아오게 되는 거죠.

[앵커]
그러니까 저 영상으로 보면 오른쪽 비 오는 쪽 태백산맥 오른쪽은 그나마 선선한 건데 반대로 저 왼쪽, 서쪽은 더 덥다는 거죠?

[기자]
바람이 산맥을 타고 넘어오면서 고온건조해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서쪽 지방을 중심으로는 더 뜨겁게 달궈지는 효과가 있는 거예요.

[앵커]
그런데 이 태풍이 이미 다 일본에서 거의 지나갔다, 사실상 소멸했다 이런 얘기가 있었는데 부활한다고 하는데 이게 또 무슨 얘기예요?

[기자]
많이 이상하다라고 생각하실 텐데요. 태풍 종다리 같은 경우는 지난 주말에 일본에 상륙한 뒤에 일본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규슈 서쪽 해상으로 지금 진출한 상태인데 이 부근 수온이 무척 높은 상태입니다. 이 때문에 열대저압부가 강화되면서 다시 태풍으로 부활할 가능성이 있다고 현재 기상청이 조심스럽게 내다보고 있습니다.

[앵커]
부활할 가능성을 말씀하시는 거죠?

[기자]
아직까지는 아니고요. 그리고 부활할 경우에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고 제주도 먼 남쪽 해상을 지나서 중국 상해 부근으로 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만약에 부활할 경우에 태풍으로는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지 않지만 저 폭염에는 또 영향을 줄 거 아니에요?

[기자]
맞습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태풍으로부터 습한 공기가 계속해서 우리나라로 유입되기 때문에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는 폭염이 더 강화할 가능성이 무척 큽니다. 기상청이 내일과 모레 서울 낮 기온을 38도로 예보를 했습니다. 바로 이 이유 때문인데요. 38도면 지난 22일 기록했던 올해 최고 기온과 같은 기록입니다. 기상 관측 사상 가장 높은 서울 기온을 살펴봤는데요. 1994년입니다. 역시 94년에 38.4도까지 올랐던 기록이 지금까지 서울 기록으로 최고치고요.

[앵커]
38.4.

[기자]
맞습니다. 크게 차이가 나지 않죠. 앞으로 이틀 사이에 38.4도가 또 깨질 가능성도 충분히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잠시 지금 폭염특보가 해제된 동해안 지역의 경우도 내일부터는 낮기온이 33도 이상 오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더 뜨거워지겠습니다. 또 습기 때문에 열대야도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이 돼서 올여름 들어서 가장 심한 폭염과 열대야가 이번 주에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큽니다.

[앵커]
그럼 말씀을 들어보면 절정이 언제인지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이번 주가 올여름 더위의 현재로서는 절정이다라고 보면 되는 건가요?

[기자]
아마도 이번 주가 고비가 될 것 같습니다.

[앵커]
항상 얘기하지만 이렇게 더우면 특히 어르신들 건강 관리 걱정이지 않습니까. 희생되시는 분들도 있고. 어떻게 해야 됩니까? 기상캐스터는 딱 세 가지만 항상 얘기하더라고요. 물, 그늘, 휴식. 맞습니까?

[기자]
그게 가장 기본적인 건데요. 지키기 또 어려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미 기사화된 부분도 많이 있지만 야외 작업장 같은 경우는 충분한 휴식이 필요한데 그 부분이 지켜지지 않아서 온열질환자 발생이 더 높아지는 경우도 있었거든요. 그래서 충분한 수분 섭취와 그리고 휴식, 그늘에서 쉬시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사실 노약자의 경우에는 지금처럼 폭염이 심해질 경우에 땀을 흘림으로써 체온 조절을 하게 되잖아요. 그런데 노인들은 이 부분이 가장 취약합니다. 그래서 한낮에는 되도록 실외 활동을 자제하시는 게 좋을 것 같고요. 그리고 실내에서도 필요한 부분이 있는데 노인의 경우에는 실내 냉방기 사용이 어렵잖아요. 전국에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4만 5000여 개의 무더위 쉼터가 있습니다. 이걸 이용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앵커]
한낮에는 조심하라는데 한낮의 개념도 많이 바뀐 것 같아요. 예전에는 5시, 6시 정도 되면 괜찮았는데 지금은 5시, 6시 돼도 36~38도 그러지 않나요?

[기자]
맞습니다. 사실 오전 10시부터 34도, 35도까지 기온이 오르고 있고요. 보통 낮 최고기온이 4시에 기록되는데 요즘 같은 경우 제가 최고 기온을 매일 체크하는데 5시 넘어서 6시까지도 기온이 계속 오르는 경우가 있었어요. 그래서 한낮이라고 보는 게 오후 2, 3시뿐만이 아니라 해가 뜨고 나서 10시 이후부터 6시까지는 주의를 하셔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그러면 예를 들면 밖에서 일하시는 분들이나 시골에서 어르신들 밭일 하시는 분들, 가능하면 나가시더라도 6시 넘어서 온도가 떨어진 다음에...

[기자]
5시, 6시까지는 제가 봤을 때 최근에 기온이 거의 35도를 웃돌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저녁 6시 이후에 외출을 하시는 게 그나마 나을 것 같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어쨌든 현재까지 예상으로는 올여름의 가장 절정이 이번 주인 것 같은데요. 물론 모르죠, 또 예보가 또 바뀔 수도 있지만 현재는 그런 것 같은데 절정은 그렇다 치고 이런 열대야라든가 기분 나쁜 열기, 이런 무더위 이건 보통 언제쯤 갈 걸로 예상합니까? 보통 8월 15일 정도 되면 괜찮아지는 거 아니냐, 해마다 그랬거든요. 올해도 그 정도 기다리면 될까요?

[기자]
사실 이 부분은 가장 제가 말씀드리기가 힘든 부분인 것 같아요. 그런데 일단 기상청에서 발표하고 있는 10일 예보를 보면 8월 9일까지거든요. 9일까지 별다른 비예보가 없고 맑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낮기온은 35도 안팎 그리고 밤사이 기온은 25도를 웃돌 것으로 현재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예상대로라면 앞으로 일주일 이상 지금과 같은 폭염과 열대야를 견디셔야 할 것 같고요. 변수가 있다면 슈퍼컴퓨터에서 다음 주 후반쯤 다소 강한 비를 예측하고 있는데 사실 이건 무척 유동적인 상황이거든요. 제가 봐도 일기도 상황이 매일매일 바뀌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미리 이렇다라고 말씀을 드릴 수는 없지만 다음 주 후반쯤 강한 비가 내려준다면 지금의 폭염이 조금은 약화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 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정확한 건 아니지만 현재 그 정도의 예상은 할 수 있다는 거죠? 어쨌든 8월 9일까지는 계속 뜨거운 건 확실한 것 같고 그다음주에 어떻게 될지 조금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과학재난팀의 정혜윤 기자였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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