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만장 20대 국회...정세균 전 국회의장

파란만장 20대 국회...정세균 전 국회의장

2018.06.01. 오후 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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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세균 / 제20대 국회 전반기 의장

[앵커]
2016년 5월 30일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제20대 국회. 이제 절반 정도 달려온 건데요. 그사이에 헌정 사상 첫 번째 대통령 탄핵이 있었고요. 조기총선이 있었고 11년 만에 남북 정상회담 등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파란만장했던 제20대 국회 전반기를 이끈 분을 초대했습니다. 정세균 이제는 전이 됐네요, 전 국회의장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인터뷰]
안녕하십니까?

[앵커]
역시 환한 미소를 보이셨는데 신사. 여전히 힘든 과정을 겪다 오셨는데도 그 미소는 그대로 갖고 계시네요.

[인터뷰]
그거야 어디 가겠어요?

[앵커]
국회의장이라는 정말 큰 짐을 내려놓으셨는데요. 그 짐을 그런데 뒷분한테 전달을 해야 되는데 전달이 안 돼서 아직도 지고 계신 거 아니에요?

[인터뷰]
그렇지는 않고요. 저는 짐을 내려놓았는데 아직 후임자가 선정이 되지 않아서 의회가 공백 상태입니다. 5월 30일부터 지금 3일째네요. 그래서 빨리 의회가 정상화 돼야죠.

[앵커]
2년간 국회의장이라는 큰 짐을 지고 있다가 탁 내려놓은 지 며칠 안 되셨지만 그날 탁 내려놓은 날 느낌을 오늘 얘기하실 수 있겠습니까?

[인터뷰]
물론이죠. 사실 저는 정말 잘해보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최선을 다해서 후회는 없는데 그래도 하고 싶은 일을 다 못했고 또 미진한 부분도 있어서 아쉬움이 남아요. 그렇지만 아주 무거운 짐을 내려놓았더니 홀가분하고 시원합니다.

[앵커]
홀가분하고 시원하다. 지난 월요일에 퇴임 기자간담회를 하셨어요. 거기 보면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반대로 뒤집을 수도 있다. 이런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말씀하셨는데 무슨 말씀인지 대략 짐작은 가지만 설명을 해 주시면.

[인터뷰]
지금 우리 사회가 무슨 일만 있으면 그것 때문에 입법 활동도 하지 않잖아요. 그래서 제가 지속적으로 얘기해 온 것은 원래 국회는 시끄러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정당 간에 정쟁이 없으면 비정상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정쟁을 하면서도 또 입법활동 자체는 방기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해야 된다. 말하자면 어느 나라에 전쟁이 있다고 하더라도 전쟁을 수행하면서 아이들 교육도 시키고 농사도 짓고 할 건 다 하지 않습니까? 그것처럼 우리 대한민국 국회도 정쟁할 것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하면서 실질적으로 입법부의 본래 기능 이것 자체를 무력화시켜서는 안 된다. 그런 얘기를 하고 싶었고요.

특히 금년 들어와서 1월부터 국회가 계속 열렸는데, 지금도 열려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제대로 입법활동을 안 했거든요. 그래서 거기에 대한 반성과 또 의원들에 대한 저 나름대로의 좀 제대로 좀 합시다 하는 촉구의 의미를 담은 그런 말씀이었죠.

[앵커]
저희 제작진이 정세균 국회의장 모시면 첫 번째 질문을 뭘로 할까 했는데 거의 똑같은 얘기가 뭐였느냐면 대통령 탄핵 때 얘기 좀 해 달라는 거였거든요. 그때 어땠는지?

[인터뷰]
한마디로 참담했죠. 사실 탄핵이라고 하는 것은 헌정질서가 파괴되는 것 아닙니까, 결과적으로. 물론 헌정질서를 수호하는 것이지만 정상적인 질서를 깨고 새롭게 정권을 교체하는 거란 말이죠. 그러니까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어느 나라도 탄핵을 겪는 것은 참 불행한 일이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과거에도 그런 사례가 한 번 있었고 이번에 탄핵을 추진하게 되었을 때 그리고 국회에서 탄핵을 의결하였을 때 한편으로는 사실은 이것은 정의로운 것이고 또 국민의 뜻을 받드는 것이었으니까 마땅히 국회가 해야 될 일을 했다라고 하는 안도감도 있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이렇게 헌정질서가 새롭게 파괴되는 것은 다시는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되겠다고 하는 그런 생각을 했죠.

[앵커]
혹시 말입니다. 탄핵 의사봉을 때린 기억이 지금도 나십니까?

[인터뷰]
그렇죠, 그럼요.

[앵커]
어찌됐든 역사적인 순간이에요. 참 아까 말한 대로 불행한 역사이기는 하지만. 혹시 의사봉 두드린 이후에, 그 이후에 헌재로 넘어갔지 않습니까? 그 이후에 헌재 재판관들 신변 위협을 느껴서 경찰이 경호도 하지 않았습니까? 혹시 국회의장도 그런 위협이라든가 그런 거 있지 않았습니까?

[인터뷰]
그렇지는 않았죠. 저는 탄핵을 의결하는 과정에 혹시 본회의장에서 소란이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은 마음속으로 대비를 했죠. 왜냐하면 과거에 탄핵을 의결할 때 그때는 사실은 저는 탄핵을 반대하는 입장에서 본회의장에서 강력하게 저항을 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번에 박근혜 대통령 탄핵의 경우에도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소위 그쪽 그룹의 의원들이 있기 때문에 혹시 소란이 있지 않을까 그런 우려를 했는데 다행스럽게도 아주 질서정연하게 그렇게 의사진행을 할 수 있어서 저로서는 참 의원들에게 고마운 그런 마음이었습니다.

[앵커]
정세균 의장님 하면 탄핵하는 그 장면하고 또 하나 생각나는 게 개헌이거든요. 본인이 개헌의 전도사라고 할 정도로 여러 번 얘기를 했고. 그런데 결국은 안 됐어요. 이게 왜 안 된 것 같습니까?

[인터뷰]
각 정파가 정략 수준을 뛰어넘지 못한 것이죠. 사실은 개헌은 18대 국회, 19대 국회, 20대, 지난 10년 동안 국회가 준비를 한 것이거든요. 그리고 제가 처음 개헌을 제기할 때는 국민 여론이 찬반이 비슷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압도적으로 찬성 여론이 높지 않습니까? 70% 이상, 80%까지 가니까. 그리고 국회의원들은 오히려 그보다 더 개헌에 찬성하는 비율이 높죠. 그러면 국민도 압도적으로 지지를 하고 국회의원들도 그렇고 또 대통령도 탄핵을 하겠다고 했고 특히 대통령 선거 때 조기 대선 때 그때 모든 정당의 후보자들이 6.13 지방선거 때 국민투표를 할 수 있도록 개헌을 추진하자 그렇게 약속을 했지 않습니까? 그런데도 개헌이 되지 않은 것은 이것은 뭔가 정말 잘못된 것이다. 그리고 그 원인을 찾아가 보면 각 정당의 지도자들이 제 역할을 못한 것이다, 저는 그렇게 봅니다.

[앵커]
어쨌든 이달 말에 개헌특위가 만료가 되죠. 지금 큰 정치 이벤트라고 하는 6.13 지방선거도 사실상 남북 평화, 미북 정상회담, 남북 정상회담. 한반도 평화 이슈에 일단 현재 묻혀 있는 상황인데 그사이에 개헌특위 어떤 역할을 좀 할 수 있을까요?

[인터뷰]
지방선거 끝나고 나서 아마 원 구성이 될 것입니다. 의장단도 그 전에 했으면 좋겠지만 끝나고 나서 신속하게 국회를 정상화하는 노력이 이루어지겠죠. 사실은 지금 국민 여러분들께서는 잘 모르실지 모르지만 국회가 열려 있는 상태입니다. 지난 5월 임시국회가 끝날 때 자유한국당에서 6월 국회 소집 요구를 해서 제가 국회를 소집해놓고 의장직을 그만둔 상태이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무슨 일이든지 할 수 있는 상태에 있죠. 그러니까 가장 시급한 것은 의장단을 구성하는 것이고 또 후속 원 구성. 원 구성이라 함은 각 위원장이라든지 간사 이런 것까지 다 해서 국회의 본회의뿐만 아니라 상임위원회까지 정상적으로 돌아갈 수 있는 체제를 갖추는 것, 이것들이 빨리 이루어지면 그러면 아마 개헌 논의도 다시 점화될 것으로 저는 봅니다.

[앵커]
사실 국회의장님 저희가 초청한 게 원래 이때가 아니고 한참 전이었어요. 기억하시죠? 그때가 언제였냐면 추가경정예산안을 통과하실 거냐, 말거냐. 그때 김성태 원내대표 단식하고 하면서 이른바 드루킹 특검 협상할 때였는데 그때 국회가 꽉 막혀 있을 때였어요. 그런 국회가 꽉 막혀 있을 때 상황이면 어찌됐든 국회의 주인은 국민이지만 어쨌든 그걸 조정하는 역할은 의장님이 갖고 계시잖아요. 얼마나 답답했을까요?

[인터뷰]
그래서 제가 답답할 뿐만 아니라.

[앵커]
화는 안 나십니까?

[인터뷰]
화가 엄청 났죠. 화가 나서 그래서 제가 이럴 거면 세비 다 반납하자.

[앵커]
맞아요, 그 말 나왔으니까 그 세비 반납하신다고 저희가 기사를 읽은 적이 있거든요. 어떻게 되셨습니까?

[인터뷰]
그래서 제가 세비를 반납했죠.

[앵커]
했습니까?

[인터뷰]
네, 4월 세비를 반납했어요.

[앵커]
4월 거요.

[인터뷰]
네, 그러고 나서 5월달도 정상화되지 않으면 5월 것도 반납을 할 터이고 또 의원들에게 같이 하자 이렇게 할 요량이었는데 제가 반납을 하자 그다음 날 협상이 타결이 됐어요. 그래서 저 혼자 반납하는 것으로 끝났죠.

[앵커]
그랬습니까? 지난달에 홍문종, 염동열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을 두고 이른바 방탄국회다라는 비난이 있는데요. 여기에 대해서는 혹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인터뷰]
그건 사실은 원래 방탄국회하고는 다른 겁니다. 제가 의장이 되고 나서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추진위원회라는 걸 만들어서 그 위원회의 활동의 중요한 것의 하나로 방탄국회와 관련된 국회법을 개정한 것입니다. 무슨 말씀이냐면 옛날에는 체포동의안을 국회에서 접수를 하고 그것이 본회의에 보고된 다음에 24시간 내지 72시간 내에 의결을 하도록 되어 있는데 만약에 그때 본회의 소집을 못해서 의결을 못하면 그러면 없던 걸로 되는 거였거든요. 그래서 체포를 못하도록 이렇게 되어 있어서 그래서 방탄국회라고 한 것이거든요. 그러니까 그냥 시간을 끌면 그리고 어떤 이유로든지 간에 본회의가 열리지 않도록 하면 체포가 안 되는 거였어요. 그래서 방탄국회라고 했는데 그 법을 어떻게 고쳤냐면 72시간이 지나도 그다음 본회의에서 무조건 이 안을 상정하게 돼요. 1호 안건으로 상정하도록 되어 있어요. 그러니까 옛날에 얘기하던 국회를 계속 열어서 의원의 체포를 막았던 그 방탄국회는 이제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표결은 이루어졌죠. 그런데 의원들이 양심에 따라서 표결을 했는데 그 결과가 국민 정서와 맞지 않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부분은 의원들의 양심을 나무랄 수 있을망정 제도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라는 것이 저의 판단이죠.

[앵커]
알겠습니다. 이제 저희가 말씀할 수 있는 시간이 약 3분 정도라고 해서 제가 질문 세 개만 얼른 추렸습니다. 잘 판단하셔서 짧게 답변해 주셨으면 좋겠는데요. 재임 기간 중에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시는 거 딱 한 가지만 꼽으시라면?

[인터뷰]
그래도 아무래도 제가 청소 노동자들을 정규직화한 거. 그게 작은 것이지만.

[앵커]
국회 내에.

[인터뷰]
그렇습니다. 노동의 질을 좀 높여보자 하는 취지에서 아주 기재부와 굉장히 힘든 협상 끝에 그걸 성공시켰고 또 그것이 확산이 되고 다른 분야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어서 그래서 작은 것이지만 저는 보람을 느낍니다.

[앵커]
지금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아시지만 70% 이상 고공행진이에요.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한테 쉽게 이렇게 이렇게 조언하실 사람들이 그렇게 쉽게 못 하거든요. 그런데 어찌됐든 국회의장이셨으니까 그 입장이라고 생각하시고 다른 건 다 잘하는데 이 부분은 좀 더 잘해 줬으면 좋겠다 하는 부분을 딱 하나 꼽으시라면?

[인터뷰]
사실 대통령이 남북 문제가 제일 중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다 잘 하시기는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생각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시점에서 더 챙겨야 될 부분이 있다 그러면 민생 문제입니다. 민생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거든요. 그래서 민생 문제에 대해서 정부도 열심히 좀 챙기고 국회도 이 문제를 절대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민생 문제라는 게 이른바 경제 문제까지 포함한.

[인터뷰]
그렇죠. 국민들 먹고사는 문제죠.

[앵커]
먹고사는 문제를 조금 더 챙겨야 된다는 거죠. 마지막 질문 드리겠습니다. 오늘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을 하신 거죠?

[인터뷰]
복당 신청을 했습니다.

[앵커]
신청을 했습니까? 아직 하신 건 아니고. 이렇게 되면 앞으로 어찌됐든 국회의장을 지내신 분이니까 어찌됐든 국가, 나라를 위한 역할 그리고 당을 위한 역할이 있을 것 같은데 앞으로의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지?

[인터뷰]
저는 직업이 정치 아닙니까? 그런데 저는 어떤 자리를 더 욕심내거나 하는 것보다는 그래도 우리 정치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좀 받을 수 있어야 되겠다. 그런데 저같이 국민들이나 또 국회로부터 많은 혜택을 본 사람들은 거기에 대해서 보은을 해야 한다. 내가 보은하는 게 뭐냐, 그것은 우리 정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다. 그래서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는 일, 그런 일을 위해서 정말 노력해야 되고 또한 우리 정치가 잘되려면 좋은 정치인들이 많아야 될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좋은 정치인들을 찾아내고 후원하고 또 성원해서 우리 국회에 좋은 정치인이 넘치는, 그래서 국민들로부터 정치가 희망이 되는. 지금까지는 국민들에게 힘이 되는 국회가 되어야 되겠다고 했는데 국민들께서는 야, 너희들이 짐이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거거든요. 그래서 이런 국회의 국민들에 대한 신뢰 회복, 이런 데에 저는 백의종군하는 자세로 최선을 다할 작전입니다.

[앵커]
정치가 국민들한테 짐이 되지 않고 희망이 되는 데 역할을 하시겠다는 거였는데 정말 거기에 큰 역할을 해 주시기를 정말 당부를 드리겠습니다. 오늘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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