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거취 표명 기자회견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거취 표명 기자회견

2020.01.28. 오후 3:06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손학규 / 바른미래당 대표]
중국 우한에서 창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염려가 큰 가운데 설 민심은 한마디로 경제가 어렵다였습니다. 하지만 정부 여당은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국민은 문재인 정부의 실정에 대해 심판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자유한국당 역시 정직하지 못합니다. 아직도 지난 잘못에 대한 반성은 없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석방타령이나 하고 있습니다.

민생을 살릴 비전과 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그들의 몫이 아니었습니다. 21대 총선이 80일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대한민국호는 퇴행할 것이며 미래로 전진할 것인가 하는 기로에 서 있습니다.

21대 총선은 거대한 곰 두 마리인 신구 적폐세력을 심판하고 새로운 세력으로 대한민국이 미래로 향할 수 있는 터닝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우리는 넓혀진 중간지대를 실용 중도세대의 확장을 통하여 대한민국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저는 오늘 제가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을 대단히 부끄럽고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저의 부덕의 소치로 국민과 당원 동지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된 점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안철수 대표와 만난 결과를 국민 여러분과 당원동지 여러분께 자세히 설명드리는 것이 당 대표로서 도리라고 생각해서 오늘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안 대표가 귀국한 지 일주일이 되는 설날에 안 대표가 전화를 해와서 설 연휴가 끝나기 전에 만나보고 싶다고 말해서 저는 27일에 보자고 했고, 안 대표는 시간을 정해 주시면 당대표실로 찾아뵙겠다는 문자를 보내왔습니다.

이에 대해 저는 괜찮겠느냐고 물었더니 대표님을... 저는 당대표실에서 만나면 언론도 오고 많은 기자 카메라들이 찾아오고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조용하고 깊이 있는 얘기는 하기가 어려울 텐데 괜찮겠느냐고 물었더니 대표님을 찾아뵙는 건, 대표님을 찾아뵙는 건데 당대표실로 찾아뵙는 게 맞다라고 해서 그러라고 했습니다.

저는 당대표실에 와서 만난다는 게 정치적인 예우 차원인 것으로 생각했지 많은 기자, 카메라를 불러놓고 저에게 물러나라고 하는 일방적인 통보, 언론에서 말하는 소위 최후통첩이 될 것이라고 하는 것을 상상도 못했습니다.

개인회사의 오너가 CEO를 해고통보하는 듯 말했습니다. 저는 안 대표를 사랑하고 기대가 큽니다. 정치가 식물국회다, 동물국회다 해서 국민의 조롱을 받는 이때 안 대표의 참신성과 국민사랑, 새로운 정치를 바라는 국민들의 바람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저는 어제 안철수 전 대표의 방문을 열렬히 환영했고 꽃다발도 선물했습니다. 언론에 공개된 모두발언을 통해서 저는 안 대표에 대한 국민과 당원들의 기대에 대해서 말했습니다.

안 대표가 제시한 중도실용노선을 높이 평가하고 총선에서 안 대표가 큰 역할을 해서 당의 승리를 이끌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당을 위해서 방을 옮겨서 단둘이 대화를 하며 저는 그동안 제가 당 대표를 맡은 후에 겪었던 일을 설명했습니다.

오신환 사무총장을 임명할 때 이태규 의원 등 소위 안철수계 의원들의 반발, 유승민 대표 등 바른미래당계 의원들의 비협조, 변혁 및 신당창당 과정에 참여한 안철수계 의원들의 동향에 대해서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안 대표에게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묻자 안 대표는 비대위 구성을 제의했고 내가 비대위를 누구에게 맡길 거냐라고 물으니까 그는 제게 맡겨주면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전당원투표제와 전당제, 재신임투표를 얘기하면서 지도부 교체를 요구했습니다. 제가 제 입장을 말하려고 하자 지금 답하지 마시고 생각을 해보시고 내일 의원들과 오찬하기 전까지만 답해 주시면 된다고 하면서 이 말씀을 드리러 왔다고 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본론을 말한 것은 약 2~3분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밖에 나가 기자들에게 브리핑을 했는데 나중에 들으니 저의 제안을 드렸고 내일 오전까지 답해달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제안의 내용은 손 대표님께 들어보라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저는 마음속으로 상당히 당황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안 대표에게 기대했던 것은 당의 미래에 대해서 같이 걱정하고 힘을 합칠 방안을 깊이 있게 논의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것은 없이 곧바로 저의 퇴진을 말하는 비대위 구성을 요구하고 위원장을 자기가 맡겠다고 하는 것이니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안 대표의 제안은 과거 유승민계나 안 대표의 측근 의원들이 했던 얘기와 다른 부분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들도 나를 내쫓으려고 하면서 전당대회다, 전당원투표다, 재신임투표다 이런 말들을 했습니다.

왜 지도체계를 개편해야 하는지, 왜 자신이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도 없었습니다.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1992년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한 김대중 대통령은 정계 은퇴를 하고 영국 캠브리지 대학에 연수를 갔다 돌아와서 1995년 정치에 다시 복귀하면서 백의종군으로 조순 서울시장을 당선시켰습니다.

김 전 대통령은 헌신의 리더십으로 대통령에 당선된 것입니다. 저 역시 2012년 민주당 대통령 선거에서 지고 2013년 독일 베를린대 연수를 갔다가 정치에 다시 복귀해서 2014년 당의 요구로 험지인 수원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했습니다.

당대표를 지낸 사람으로 당에 대한 헌신이었습니다. 지금 위기에 처한 바른미래당을 살리는 길은 헌신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때입니다.

저는 안 대표에게도 해당되는 정치 리더의 덕목입니다. 리더로서 성장하기 위함입니다. 존경하는 안철수 전 대표님.

나는 안 대표가 귀국일성으로 중도실용 개혁정당을 내걸었고 또한 자유한국당과는 합치지 않겠다 하는 선언을 크게 반기고 앞으로의 역할에 크게 기대를 했습니다.

어제 당대표실에서 처음 만나 어려움에 처해 있는 당을 어떻게 살릴 것인지 대화하겠다는 초심에도 희망을 가졌습니다.

제가 그동안 온갖 피박과 모멸 속에서도 당을 지켜온 것이 바로 바른미래당을 자유한국당으로 합치고자 하는 음모를 막아야 한다는 절박한 사명감 때문이었습니다.

거대 양당의 극한 대결로 점철된 한국의 정치를 개혁해서 제3지대에서 실용중도정당을 설립하여 다당제 연합정치의 기틀을 다지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재작년 열흘간 단식을 했고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씨앗을 뿌렸던 것입니다. 저는 안 대표에게 독일 유학을 권유하기도 했습니다.

독일에서 경제성장과 복지국가, 독일 통일과 유럽 통합 등이 독일의 정치적 안정이 있고 그것은 다당제 연합정치로 정치통합을 이룬 데 있기 때문에 그것을 배워오라는 취지였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