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온도가 폭우 키웠다...거제 덮친 900mm 물폭탄의 비밀 [이슈톺]

바다 온도가 폭우 키웠다...거제 덮친 900mm 물폭탄의 비밀 [이슈톺]

2026.08.18. 오후 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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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승민 앵커, 나경철 앵커
■ 출연 : 김민경 기상·재난 전문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특보]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태풍이 직접 온 것도 아닌데, 거제에는 사흘 만에 1,000mm에 육박하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2022년 서울 도심을 잠기게 만들었던 폭우 당시 기록을 두 배 넘게 웃도는 수준인데요.

김민경 기상·재난 전문기자와 함께, 이번 폭우가 남긴 전례 없는 기록들과 이후 전망까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앵커]
1,000mm라는 양이 사실 어느 정도인지 감이 잘 안 오는데, 역대 기록과 견줄 정도라고요?

[기자]
네, 거제의 여름철 평균 강수량이 935mm, 1년 평균이 1,930mm 정도니까 여름 석 달 치와 맞먹고, 1년 치의 절반가량인 967mm의 비가 단 사흘 만에 쏟아진 건데요.

특히 어제 하루에만 600mm 넘게 내리면서 역대 일 강수량 3위를 기록했는데요.

1위와 2위는 모두 2002년에 우리나라에 큰 피해를 남긴 태풍 '루사' 당시 기록입니다.

태풍이 직접 오지 않았는데도 역대급 태풍과 견줄 만한 비가 쏟아진 겁니다.

[앵커]
900mm도 놀라운데, 한 시간에 쏟아진 비도 기록적이었죠.

'200년에 한 번 올 수준'이었다고요?

[기자]
네, 장마철에도 없었던 시간당 100mm 이상의 극한 호우가 올해 처음으로 쏟아졌습니다.

거제에서는 어제 새벽에 시간당 124.5mm를 기록하면서 공식 관측 기준 역대 4위에 올랐습니다.

기상청은 이 비를 '200년 빈도' 수준으로 분석했는데요.

200년에 딱 한 번 이런 비가 온다는 뜻은 아니고요.

한 해에 발생할 확률이 0.5%, 그러니까 200분의 1 정도라는 의미입니다.

[앵커]
시간당 100mm 넘는 극한 호우가 두 시간 연속 이어진 것도 이례적이라고요?

[기자]
네, 거제에서는 새벽 2시부터 3시까지 116.8mm, 3시부터 4시까지도 111.6mm가 쏟아졌습니다.

이후에도 시간당 86mm, 50mm의 비가 이어지면서 6시간 가까이 강한 비가 계속됐습니다.

많은 분들이 기억하시는 2022년 8월 서울 폭우와 비교해보면요.

당시 서울에서 강수량이 가장 많았던 곳이 동작구였는데, 한 시간에 136.5mm가 쏟아졌습니다.

하지만 앞뒤로는 46.5mm, 72.5mm였고, 이후에는 19.5mm로 빠르게 약해졌습니다.

그러니까 서울 폭우가 한 시간에 폭발적으로 집중됐다면, 이번 거제는 시간당 100mm가 넘는 극한 호우가 두 시간 연속 이어지고 이후에도 강한 비가 계속됐다는 게 특징입니다.

강한 비가 오래 이어진 만큼, 누적 강수량 차이는 더 크게 벌어졌습니다.

당시 동작구에는 이틀간 442mm가 내렸지만, 이번 거제에는 두 배가 넘는 900mm 안팎이 쏟아졌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렇게 강한 비가 왜 유독 거제와 통영 등 경남 남해안에 집중된 겁니까?

[기자]
네, 그제 오후부터 어제 오후까지 레이더 화면 보겠습니다.

강한 비구름이 계속 경남 남해안으로 유입되는데, 거제와 통영 부근에서 좀처럼 빠져나가지 못하고 머무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남쪽에서는 태풍 '돌핀'이 남긴 저기압과 한반도 동쪽의 고기압 사이로 강한 남풍이 불면서 수증기를 실어나르는 '하층 제트'가 만들어졌습니다.

이 바람을 타고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경남 남해안으로 계속 밀려들었는데요.

반대편에서는 동쪽 고기압에서 불어온 동풍이 비구름의 길목을 막았고, 남해안의 산지와 부딪혀 공기가 상승하면서 비구름은 더 강하게 발달했습니다.

결국 남쪽에서는 수증기를 계속 밀어 넣고, 동쪽에서는 비구름의 길목을 막으면서 거제와 통영 부근에 폭우가 장시간 집중된 겁니다.

[앵커]
여기에 평년보다 뜨거운 주변 바다도 폭우를 키우는 데 한몫했다고요?

[기자]
네, 우리나라 주변 바다의 수온을 보면 남해는 28∼30도까지 올라 있습니다.

물을 데울수록 김이 더 많이 올라오는 것처럼, 바다가 따뜻할수록 대기로 올라가는 수증기도 많아집니다.

게다가 따뜻한 공기는 더 많은 수증기를 머금을 수 있어서 수증기를 담는 물탱크 자체도 커지는 셈인데요.

이렇게 풍부해진 수증기가 하층 제트라는 고속도로를 타고 경남 남해안으로 밀려들면서 비구름을 더욱 강하게 발달시킨 겁니다.

제작 : 이은비 디지털뉴스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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