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못 버텨, 배에서 내리게 해달라" 日선원들 절규...호르무즈서 패닉 [지금이뉴스]

"더는 못 버텨, 배에서 내리게 해달라" 日선원들 절규...호르무즈서 패닉 [지금이뉴스]

2026.03.26. 오후 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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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의 지도`가 사라졌습니다.

선박 자동식별장치(AIS) 화면 속 배들이 육지 한복판을 지나거나, 수십 척이 한 점에 겹쳐 나타납니다.

요미우리신문은 26일 "GPS(위치정보시스템) 전파 방해, 이른바 `재밍`(jamming·전파 방해)이 덮친 호르무즈 해협의 현주소"라며 이같이 전했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전쟁 여파로 전 세계 에너지 수송의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은 사실상 봉쇄된 상황입니다.

신문에 따르면 이란의 봉쇄 조치가 장기화하면서 페르시아만 인근에 발이 묶인 일본 관련 선박들은 이제 물리적 공격을 넘어 `보이지 않는 적`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일본선주협회에 따르면 호르무즈 일대에서는 선주협회 가맹 선박 45척을 포함해 60척 안팎의 일본 관련 선박이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이들 선박에는 일본인 24명을 포함한 수많은 선원이 타고 있습니다.

현지 선박들이 보내오는 보고는 긴박합니다.

"물기둥이 솟구치는 것을 봤다", "상공에서 뭔가가 폭발한 잔해들이 쏟아졌다"는 증언이 잇따릅니다.

이미 인근 해역에서 확인된 공격만 23건. 특히 일본 원유 수입의 40%를 담당하는 아랍에미리트(UAE) 주변에서 8건이 발생하는 등 주 타깃이 되면서 공포는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도쿄의 한 해운사 관계자는 "어떤 배가 다음 표적인지조차 모르는 불확실성이 우리를 가장 괴롭힌다"고 토로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눈`을 가리는 전자전입니다.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으니 충돌 사고 우려로 엔진조차 켜지 못하고 표류하듯 멈춰 서 있습니다.

미사일 유도를 방해하기 위한 주변국이나 이란 측 재밍으로 추정되지만, 책임 소재조차 불분명합니다.

서일본에 있는 한 해운회사에는 "배의 정확한 위치를 모르겠다"는 보고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다른 선박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선박의 운항을 취소하고 엔진을 꺼 놓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선상 위 삶은 한계에 다다랐습니다.

선원들은 이란 측 무선 통신을 놓치지 않기 위해 24시간 감시 체제를 유지하며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식수와 식량은 겨우 보급받고 있지만, 한 달 가까이 이어지는 극한의 긴장 상태에 "더는 못 버티겠다, 배에서 내리게 해달라"는 선원들의 절규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전일본해운조합과 선주협회는 일본 정부에 탈출 경로 확보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강력히 요청한 상태입니다.

미국 측은 휴전 협상의 진전을 언급하고 있지만, 이란의 의중은 여전히 불투명합니다.

나가사와 히토시 일본선주협회장은 "전투 상태가 완전히 종식돼 항로 안전이 확보되지 않는 한 운항 재개는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전운에 휩싸인 호르무즈에서 일본 선박과 선원들은 극심한 스트레스와 공포에 시달리고 있지만 항로 안전 확보에 따른 정상 운항이라는 출구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 상황입니다.


오디오ㅣAI앵커
제작ㅣ이 선

#지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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