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에게 피해 주고 싶지 않아서..." 수능 포기 사례 속출 [지금이뉴스]

"남에게 피해 주고 싶지 않아서..." 수능 포기 사례 속출 [지금이뉴스]

2025.11.14. 오전 10:16.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3일 실시된 가운데 이날 시험을 포기한 수험생들의 사연이 잇따라 전해졌다.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전주시의 한 시험장에서 1교시 국어영역 시험 도중 한 수험생이 공황장애 증세를 호소했다. 이 수험생은 곧바로 예비 시험실로 이동했으나 공황 상태가 지속돼 결국 시험을 포기하고 귀가했다.

온라인상에서도 비슷한 사연이 전해졌다. 자신을 재수생이라고 소개한 이 수험생은 "국어를 풀다가 너무 힘들었다. 너무 긴장했는지 가슴이 떨리고 (문제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힘들어져 남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아 중도 포기하고 나왔다"며 '2026학년도 수능 컴퓨터용 사인펜' 사진으로 인증했다. 해당 수험생의 글에는 누리꾼들의 위로와 격려의 댓글이 쏟아졌다.

독감에 걸려 수능을 포기한 공대생의 글도 있었다. 이 수험생은 "서울대 목표로 6개월 정도 공부하고 전역하자마자 수능을 보러 갔는데 몸이 너무 아프더라"라며 "독감 검사했는데 양성이 떴다. 좀 아쉽긴 하다"고 전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윤 어게인' 집회에 가기 위해, 게임을 하기 위해 수능을 포기했다는 글이 온라인상에 게재되기도 했다. 이들은 수능을 포기하면서 작성한 '2026학년도 수능 시험 포기 확인증'도 함께 찍어 올렸는데, 수능 시험을 중도 포기하고 퇴실하려면 시험 포기 확인증을 작성해 서명해야 한다. 이 절차를 거치고 나면 수능 시작 전에 제출했던 휴대전화 등을 돌려받은 후 퇴실이 가능하다.

이 밖에도 부산 해운대구의 한 시험장에서는 수험생이 1교시 국어영역 시험이 끝난 이후 쉬는 시간에 과호흡 증상을 보인 뒤 실신해 응급조치를 받은 뒤 부모와 함께 귀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충북 청주시 흥덕구의 한 시험장에서는 수험생이 호흡곤란 증상을 호소하다 3교시 영어영역을 마지막으로 중도 포기한 뒤 부모와 함께 귀가 조처됐다. 전주에서도 한 수험생이 갑작스러운 호흡곤란과 불안 증세를 호소해 중도 포기 후 귀가했다.

서울에서는 "시험을 봐야 할 자녀가 사라졌다"는 신고를 접수한 구조당국이 한강 수색을 벌이기도 했다. 이 수험생은 강서구 영일고등학교에서 수능에 응시할 예정이었으나 결시했고, 당국이 휴대전화 위치를 추적한 끝에 영등포구 여의도 인근에서 발견됐다. 당국은 오전 10시 10분쯤 수험생을 찾아 부모에게 인계됐다.

한편, 이날 실시된 수능 1교시 결시율은 9.4%로 전년도(13.4%) 대비 4%포인트 떨어졌다.

기자: 이유나
오디오: AI앵커
자막편집: 박해진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