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하는 모습 딱 걸렸다?...러시아 기자가 전한 북한 원산해변 모습 [지금이뉴스]

연기하는 모습 딱 걸렸다?...러시아 기자가 전한 북한 원산해변 모습 [지금이뉴스]

2025.07.15. 오전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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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가지 음식이 나오는 코스 요리가 10달러(약 1만4천원).

세계적 체인 호텔 못지않은 객실은 1박에 90달러(약 12만4천원).

그리고 해변에는 관광객인 척하는 것 같은 조선노동당 당원들.

지난 11∼13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따라 북한에 출장 다녀온 러시아 기자가 둘러본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 리조트의 장면입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북한이 지난 1일 강원도에 개장한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에 초대된 첫 외국 고위 인사입니다.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는 14일(현지시간) 북한에서 세계적 휴양지라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게 됐다며 자사 기자의 체험기를 소개했습니다.

이 기자는 원산공항에서 관광지구로 이동하는 길에 `펍`(Pub), `레스토랑`(Restaurant), `비디오 게임 센터`(Video Game Centre) 등 예상과 달리 영어 간판이 즐비해 놀랐다고 전했습니다.

또 모든 가게의 간판에 영어가 병기돼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러시아가 사실상 유일한 북한을 방문하는 외국 국가이고 올해 1∼5월 북한을 방문한 러시아인 수가 2019년 한 해 동안 방문한 수의 3배에 달한다는 통계도 있지만, 러시아어나 중국어 표기는 찾을 수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도착 첫날 북한 측의 초대로 호텔 식당에서 식사한 기자들은 전채요리 4종, 주요리 7종, 디저트 3종 등 14가지 음식으로 구성된 코스 요리를 대접받았다고 합니다.

이 기자는 인삼을 넣은 닭, 게, 가지, 오리고기, 소고기, 생선요리 등이 포함된 이 코스가 1인당 10달러에 불과했다며 놀라워했습니다.

1박에 90달러인 호텔 객실은 슬리퍼, 다양한 크기의 수건, 다리미, 일회용 세면도구, 특산 음료로 가득 찬 미니바 등이 비치돼 있었고 발코니에서는 수km 해변이 내려다보였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북한 조선중앙통신에서 `내국인 관광객이 이용 중`이라고 발표한 것과 달리 12일 오전까지 해변은 텅 비어 있었습니다.

호텔 2층에는 아침부터 정장을 입은 남녀가 당구를 치고 있었는데 이들은 점심 기자회견 후와 저녁에도 당구를 치고 있었고, 늦은 밤 기자 대부분이 방으로 들어간 이후에야 자리를 떴다고 합니다.

이 기자는 "이 커플은 최악의 역할을 맡은 것은 아니었을 것"이라며 "공원 벤치에서 담배를 계속 피우는 사람, 해변에서 자전거를 타는 사람, 바 테라스에서 맥주잔을 들고 앉아 있는 사람 등 다른 사람들은 강한 햇볕 아래에서 휴가객인 척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북적이는 리조트의 모습을 `연출`했다는 것입니다.

그는 이런 사람 중 일부는 북한 지도자들의 사진을 담은 배지를 옷에 달아 조선노동당 소속임을 드러냈으며 러시아어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구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기자는 12일 저녁 해변에서 러시아 관광객을 마주친 뒤에야 비로소 러시아 관광객이 원산에 도착한 것을 확인했다고 했습니다.

이 기자는 러시아 관광객들이 라브로프 장관이 도착한 날에 맞춰 원산에 온 것, 당구장 커플의 행동 등 여러 의심스러운 장면들이 단순한 우연이었는지 확인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며 글을 맺었습니다.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도 원산갈마 해양관광지구의 모습을 전했습니다.

이즈베스티야는 파랑, 초록, 분홍 등 밝은색으로 칠해진 집들이 인상적이었으며 외곽에는 신축 건물도 많이 보여 최근 북한의 주택 건설 발전을 방증했다고 밝혔습니다.

도시는 전체적으로 매우 청결했고 흰 제복을 입은 교통 관리원이 통행을 정리하고 있었지만 운행 중인 차는 드물었다며 "연료 절약 문제 때문일 수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또 일반인도 다양한 스마트폰을 지니고 있었다는 것에 주목했습니다.

모스크바, 블라디보스토크,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온 러시아 관광객들은 전반적으로 만족감을 드러냈으며 패키지여행 가격은 1인당 1천600∼1천800달러(약 220만∼250만원)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제작 | 이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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