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스토리]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이유

[Y스토리]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이유

2024.03.28. 오후 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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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기> YTN 탐사보고서 <기록> - '별의 기억, 10.29 이태원 참사 1년의 기록'편
*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 선정
[Y스토리]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이유
▲ [YTN 탐사보고서 기록] 별의 기억 _ 10.29 이태원 참사 1년의 기록 (방송 캡처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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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기억 _ 10.29 이태원 참사 1년의 기록] 편은 YTN 탐사보고서 기록 제작진이 이태원 참사를 주제로 제작한 두 번째 다큐멘터리입니다. 제작진은 2023년 2월, [공백 _ 10.29 이태원 참사 100일의 기록] 편을 방송한 뒤에도 취재를 이어갔습니다.[공백] 편을 제작하며 유가족을 대신해 질문을 던지고 답을 얻겠다고 다짐했고 약속했기 때문입니다. 언론이 해야 할 일 중 하나가 접근하기 힘든 부분에 접근해 가려진 진실을 찾아내는 데 있다고 믿습니다. 기록 제작진이 수만 페이지에 달하는 국정조사 자료를 전부 분석하고 전문가를 만나 답을 얻으려 했던 이유입니다. 하지만 참사 발생 1년이 지나도록 해결된 것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별의 기억]은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슬픔 속에서도 참사의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해 발 벗고 나선 우리 이웃의 삶을 기록한 다큐멘터리입니다. 제작진은 2023년 3월과 4월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을 호소한 진실버스에 동행했고, 159km 릴레이 행진과 특별법 제정 촉구 삼보일배까지 계속해서 시민대책회의와 유가족운영위원회 활동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9월부터는 방송 전까지 매일 서울광장 분향소에서 희생자 유가족분들을 만나 심도 있는 취재를 진행했습니다.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유가족들이 거리와 분향소에서 우리 사회와 어떤 소통의 노력을 기울여 왔는지 시청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재난 보도는 대부분 파편적입니다. 사건의 발생에만 집중하는 경우가 많아 시간이 지나면 잊히기 쉽습니다. 하지만 YTN 탐사보고서 기록 [별의 기억 _ 10.29 이태원 참사 1년의 기록] 편은 지난 2월 방송한 [공백 – 10.29 이태원 참사 100일의 기록] 편에 이어 10.29 이태원 참사를 연속으로 다뤘기에 그 어떤 보도물보다 더 깊이 있게 참사와 사람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참사 발생과 그 피해가 커진 원인을 규명하는 것을 넘어 참사 이후 유족이 보낸 ‘1년’을 되짚어 보고 우리 사회가 참사가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 어떤 교훈을 얻어야 하는지까지 고민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성수대교 붕괴 참사,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 등 우리 현대사에 커다란 아픔으로 남아 있는 사건의 생존자와 희생자 유가족을 만났습니다. 이들은 하나같이 제대로 기억하지 않아서 참사가 반복된다고 지적합니다. 아픔이 아물기도 전에 반복되는 참사를 왜 막지 못했는지 곱씹어보고 제대로 된 재발 방지책을 내놓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책임자를 처벌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회적 약속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 사회가 후진성을 면치 못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알게 됐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살아남은 이들의 슬픔은 사라지지 않는 다는 것을 말이죠. 결국 우리 사회가 제대로 기억하고 다시는 이런 일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것만이 유가족 등 참사 피해자의 아픔을 달랠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별의 기억] 편은 강변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YTN 탐사보고서 기록 제작진이 [별의 기억] 편을 통해 시청자 여러분께 전달하고자 하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바로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기억하지 않으면 참사를 막을 기회는 없고 기적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지난 30년, 우리 사회는 참사 이후 아픔을 빨리 잊으라고만 해왔습니다. [별의 기억] 편은 참사를 기억하고 참사로부터 교훈을 얻으려는 노력이 동반되어야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는 관점을 합리적으로 제시했습니다. 시청 광장 앞 임시 분향소에서 프로그램을 시작하는 것은 아직도 우리 사회가 이들의 희생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이 시청 광장에 분향소를 만들고 시민들에게 다가가기 시작한 이유는 단순합니다. 참사를 기억해야 원인을 규명할 수 있고 그래야만 다시는 이와 같은 아픔이 반복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22년 10월 29일 서울 이태원 골목에서 일어난 참사로 159명이 희생된 지 벌써 1년 하고도 반년 가까이 흘렀습니다. 아직도 희생자 유가족들은 시청 광장 앞 분향소에서 떠나보낸 아들, 딸의 빈자리를 바라보며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습니다. 유가족에게 ‘별의 기억’은 아픔을 극복하고 다시 밥을 먹고 힘을 내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들은 여전히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운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거리에서 보낸 유가족의 1년은 우리 사회와의 소통이기도 하지만 부정적 시선과의 투쟁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유가족에게 전달되는 희망적 메시지는 드물기만 합니다. 어렵게 국회를 통과한 ‘10.29 이태원 참사 특별법’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세상의 빛을 보지 못했습니다. 반복을 막기 위해 필수인 진상 조사와 원인 규명은 또 시간의 흐름 속에 기약 없이 부유하고 있습니다. 이러는 사이 안전한 대한민국은 점점 더 멀어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이 엄습합니다. 희생자를 기리고 참사를 기억하려는 노력보다 아픈 기억은 빨리 잊으라는 우리 사회의 외면이, 반복되는 참사의 원인이 되어왔다는 사실을 우리는 언제쯤 깨닫게 될까요?
■ 글: 기획탐사1팀 시철우

YTN 탐사보고서 <기록> - '별의 기억, 10.29 이태원 참사 1년의 기록'편
*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 선정
취재데스크: 신호, 취재‧제작: 시철우, 김종필, 민대홍, 신하은

YTN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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