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뉴스] "내 집 마련 꿈으로 투자했는데...들려온 황당한 소식"

[자막뉴스] "내 집 마련 꿈으로 투자했는데...들려온 황당한 소식"

2021.09.15. 오후 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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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내 집 마련의 꿈을 안고 화성시 한 지역 주택조합에 가입한 정찬우 씨.

대출을 받아 3천만 원을 투자했는데 몇 달 지나지 않아 황당한 소식을 들었습니다.

땅 매입을 대행해주는 업체 때문에 아파트 건설 사업이 멈췄다는 겁니다.

[정찬우 / 지역 주택조합 조합원 : 너무 답답했던 게 우리 조합이 고용한 업체잖아요. 그런데 그 용역사항을 이행하지 않고, 우리 돈은 계속 나가면서 이자도 계속 나가고 고통도 계속되고….]

조합원 9백여 명을 모집한 이 지역 주택조합이 사업 대상으로 삼은 부지는 화성시 배양동 일대 8만 제곱미터,

이 부지 절반이 담보로 묶여있는 채권을 사들여 땅을 확보할 계획이었습니다.

다만 대부업체만 부실채권을 살 수 있다는 법령에 따라 지난해 한 대부업체와 구매 대행 계약을 맺었습니다.

대부업체가 조합에서 돈을 받아 토지가 묶인 부실채권을 산 다음 공매를 통해 조합에 되팔기로 한 겁니다.

그런데 지난해 말 공매 과정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한 건설사가 조합보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해 채권을 가져가 버릴 상황이 된 겁니다.

땅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조합이 공매 대신 수의계약 형태로 땅을 되팔라고 요구하자, 업체 태도가 돌변했습니다.

[황병식 / 전 배양동 지역주택조합 조합장 :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습니다.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이게 돈이 되는구나 하고 그런 환상에 씌워졌나 봐요. 양도를 안 하고 있고 핑계를 대면서….]

채권을 받으려면 계약금 10억 원을 추가로 달라고 한 데 이어,

[대부업체 대표 (당시 조합장과 통화내용) : 조합이 원하는 대로 다 해드릴 테니까 금액만 딱 확정해서 예스, 노만 되면 내가 어떤 방식을 통해서라도 (채권 양도) 해드린다니까요. 10개에요, 나는. 간단하게 10억 원.]

조합 집행부를 믿을 수 없다며 교체하라는 요구까지 했습니다.

울며 겨자 먹기로 물러나게 된 집행부는 조합 사업을 지연시켜 더 많은 돈을 뜯어내려는 게 대부업체 속셈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황병식 / 전 배양동 지역주택조합 대표 : (채권으로) 본인이 배당받을 수 있는 것은 없을 거고 다만, 조합 사업을 지연시키면서 이런 것들을 추가적인 용역비를 얻고자 협박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반면 업체 측은 부도덕한 집행부 때문에 조합원들이 피해를 볼까 봐 그런 것이라면서 새 집행부가 들어서면 채권 반환을 검토하겠다고 반박했습니다.

조합은 대부업체를 상대로 채권을 돌려달라는 민·형사소송을 냈습니다.

조합에서 그동안 모은 투자금은 모두 600억 원.

대출까지 받아 투자한 조합원들은 행여 땅 매입이 무산돼 돈을 날리게 되는 건 아닐까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YTN 박기완입니다.

촬영기자 : 김광현
그래픽 : 이은선
자막뉴스 : 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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