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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일] '상위 2%' 종부세는 포기했지만...시장 혼선은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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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일] '상위 2%' 종부세는 포기했지만...시장 혼선은 어떻게?

2021년 08월 21일 07시 00분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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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상위 2%·사사오입' 종부세 개정안 전격 폐기
"헌법 위배 우려 큰 개정안…애초에 내놓지 말았어야"
"정책이 신뢰 잃자 '고점' 경고도 안 먹혀"
[와이파일] '상위 2%' 종부세는 포기했지만...시장 혼선은 어떻게?
지난 19일, 그러니까 목요일 오전입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선 윤호중 원내대표가 주재하는 정책조정회의를 진행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윤 원내대표는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종부세법 개정안을 처리할 예정이라며, 종합부동산세 부과 기준을 공시가격 상위 2%로 변경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동안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했던 정책 방향이죠.

그리고 한 시간이 조금 더 지났을 때 휴대전화가 울리더군요. 언론사에서 보낸 속보 알림이었습니다. 내용은 '종부세 상위 2%안 전격 폐기'였습니다. 솔직히 좀 어이가 없었습니다. 수많은 비판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강행 처리 의사를 밝혀왔던 내용이 불과 한시간여 만에 백지화된 것이니까요.


◆ "종부세 대상자 대폭 감소…1가구 1주택자에 혜택 기대"

사실상 종부세 완화 방안이 확정된 셈이니, 일단 기대 효과를 간략하게 짚어보겠습니다. 1세대 1주택자의 과세 기준선이 기존 9억 원에서 11억 원으로 오르게 됩니다. 이는 공시가격 기준인데, 공시가격 현실화율 70%를 적용하면 시가로는 대략 15억 7천만 원가량이 됩니다. 이에 따라 올해 종부세 대상자는 기존 18만 3천여 명에서 9만 4천여 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더불어민주당은 예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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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일단 1가구 1주택자를 생각했을 때 어느 정도는 합리적인 결론으로 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집값이 올라도 너무 올랐거든요. 1가구 1주택자에겐 어쩌면 주택 가격 상승이, 구현할 수 없는 수치 상에만 나오는 자산의 증가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종부세 기준을 완화한 건 적절한 조치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다만 현 정부 출범 뒤 서울 아파트값이 거의 두 배 뛰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준금액을 더 높이거나, 지역별로 차등화했다는 지적도 적지 않습니다. 또, 1주택자에 대한 세금 부담이 다소 줄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고가 주택 보유자, 그러니까 비교적 소수를 대상으로 하는 종부세를 완화한 것이 과연 부동산 시장 안정에 어떤 도움을 줄 것인지, 근본적으로 종부세라는 세제가 가진 장점과 문제점은 무엇인지 등은 다음 기회에 다뤄보겠습니다.


◆ '상위 2%' 종부세, 처음부터 내놓지 말았어야 할 대안

문제는 더불어민주당이 애초에 추진했던 종부세 완화 방안, 그러니까 '상위 2%'라는 대안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는 점입니다.

대한민국은 다른 국가와 마찬가지로 조세법정주의(租稅法定主義) 또는 조세법률주의(租稅法律主義)에 따르고 있습니다. 헌법 제59조에 '조세의 종목과 세율은 법률로 정한다'라고 명시해 뒀거든요.

법의 명확성이 중요하지만 모든 경우의 수를 다 담을 순 없죠. 어느 정도 모호성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뜻입니다. 또, 복지처럼 정부가 혜택을 주는 경우에는 다소 모호하더라도 인정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세금처럼 국가가 국민을 상대로 권력을 행사하는 부분, 그러니까 국가가 국민에게 의무를 부과하거나 처벌하는 경우에는 모호성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소득세법에 '부자에겐 세금을 더 걷는다'라고만 돼 있다고 가정해보죠. 그런데 올해 세수가 별로 안 좋네요. 그래서 정부가 발표합니다. "올해 연 소득이 1억 원 넘는 사람에겐 세금을 기존보다 10% 늘려서 걷겠습니다."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죠. 법의 기능 가운데 하나는 국가의 권력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니까요. 따라서 세금과 관련한 법은 대단히 세밀하게 만들어 국가의 자의적인 권력 행사를 막아야 합니다.

사실 종부세는 이 부분에서 근본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하는데, 애초에 이 공시가격이 정해지는 절차에 명확한 근거가 없습니다. 정부가 공개하지 않고 있거든요. 이 부분부터 조세법정주의에 어긋난다고 볼 수 있는데, 심지어 이를 기반으로 상위 2%를 정한다는 건 위헌적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매년 종부세 대상자를 법률이 아닌 정부가 정하게 된다는 뜻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어설픈 정책 내놨다가 '아니면 말고'

여권이 이렇게 어설픈 정책을 내놨다가 오락가락하는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애초에 '종부세'부터가 그렇습니다.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하겠다며 종부세 강화 방안을 내놓은 게, 2018년 9월 13일 부동산 대책의 핵심이었죠. 지난해 8월 국회에서 처리한 종부세 강화 방안은 한 번도 시행되지 않은 채 개정의 운명을 맞게 됐습니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볼까요? 그야말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주택임대사업자 등록 제도입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엔 등록하면 세제 혜택을 주겠다더니, 4년 만에 정책 폐지의 뜻을 밝혔다가, 임대사업자의 반발이 이어지고, 전세 불안이 이어지자,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죠. 최근에는 철회를 철회하기로(?) 방향을 정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와이파일] '상위 2%' 종부세는 포기했지만...시장 혼선은 어떻게?

지난해 6·17 대책에 포함했던 재건축 2년 의무거주 규제는 전세난만 부추긴 채 1년 만에 공수표가 됐고요. 대규모 공급을 약속한 2·4 대책의 현금청산일 기준과 각종 세제, 공급 대책 등에서 혼선이 없는 곳을 찾기가 더 어려울 지경입니다. 심지어 지난 4월 재보궐 선거에서 참패한 뒤에는 전세난의 주범으로 낙인찍힌 '임대차 3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기도 했었죠. 당정이 시장에 미칠 영향을 정밀하게 분석해 대책을 내놓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인 이유에 휘둘린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 정책 신뢰 잃으니 '미친 집값'…"일관성이라도 챙겨야"

여당은 국정 운영의 무한 책임을 지는 집단입니다. 그런 더불어민주당에서 '아니면 말고' 식으로 정책을 던졌다가 거둬들이는 일을 반복하면 시장이 어떻게 될까요? 시장의 신뢰를 잃게 되겠죠? 그 결과는 집값 폭등입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볼까요? 수도권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입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전인 2017년 4월 평균값은 3억 8천만 원이 조금 넘었습니다. 지금은? 지난달에 7억 2천만 원이 넘었습니다. 4년이 조금 넘는 기간에 거의 두 배가 된 셈입니다.
월간 기준으로 봤을 때 수도권 아파트값은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일곱 달 연속 1% 이상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7개월째 1% 이상 상승률을 기록한 건 이번이 역대 최초인데요, 올해 들어서면 누적 상승률이 11.12%에 달합니다. 1월부터 7월까지 누적 오름폭이 두 자릿수에 달한 것도 사상 처음입니다. 이는 직전 정부 4년 전체 오름폭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또 다른 문제가 파생됩니다. 정부의 정책과 발언이 무게감을 잃으면서 시장이 통제 불능 상태로 치닫고 있다는 점이죠. 정부가 연일 부동산 시장이 이미 고점에 다다랐다는 '고점론' 설파에 더해, 충분한 공급에 나설 것이라는 말로 시장 달래기에 나서고 있지만, 시장에선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이번엔 주간 통계로 시선을 돌려보죠. 이번 주 수도권 아파트값은 한 주 만에 무려 0.4%나 폭등했습니다. 5주 연속 역대 최고 상승률 기록을 갈아치우는 중이죠.
부동산 시장이 이렇게 펄펄 끓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정부가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는 점도 크게 작용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습니다. 애초에 지금 부동산값을 끌어올리는 요소 가운데 하나인 이른바 '패닉 바잉'은 시장이 정부를 신뢰한다면 존재할 수 없는 부동산 소비 행태이기도 합니다.

결과적으로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거의 모든 측면에서 비판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임기가 1년도 남지 않았습니다. 가장 치명적인 실수라고 볼 수 있는 공급 문제를 임기 안에 해결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뜻이죠. 단기간에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은 어쩌면 부동산 정책의 일관성을 되찾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정책을 마구 던져대다가 상황이 불리해지면 입을 닫아버리는 모습이 아니라, 일관성 있게 정책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모습이(물론 그 정책의 유효성이 인정돼야 하겠지만요) 필요한 시점 아닐까요?

YTN 조태현 (chot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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