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여성, 오빠 살해 혐의로 32년 복역한 남성과 결혼

美 여성, 오빠 살해 혐의로 32년 복역한 남성과 결혼

2021.08.13. 오후 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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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여성, 오빠 살해 혐의로 32년 복역한 남성과 결혼
티전 변호사 트위터 @kimlawcriml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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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 여성이 오빠를 살해한 혐의로 32년 동안 감옥에서 복역한 남성과 결혼식을 올려 화제다.

11일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오하이오주에 사는 크리스탈 스타우스(46)와 존 티전(57)이 결혼식을 올리고 정식으로 부부가 됐다. 티전은 1989년 크리스탈의 이복오빠이자 자신의 친구인 브라이언 맥개리를 총으로 쏴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감옥에서 32년을 복역했다.

맥개리는 1980년대 중반 부모의 학대로 집을 나온 뒤 티전의 가족과 함께 생활하던 중 침실에서 총을 맞고 숨진 채 발견됐다. 티전은 무죄를 주장했으나 판사는 티전의 주머니에서 범행에 사용된 총알이 발견됐다는 점 등을 이유로 살인죄를 적용해 티전에게 종신형을 선고했다.

지난 2016년, 스타우스는 맥개리에게 "오빠를 죽인 당신을 용서하겠다"는 내용의 편지를 써 보냈다. 그녀는 어느 날 호숫가를 거닐다가 문득 편지를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자 티전은 답장을 보내 자신의 범행을 부인했고, 스타우스가 그 말을 믿게 되면서 둘 사이에 사랑이 싹텄다.

그런데 올해 6월, 담당 판사가 해당 사건의 재심을 결정하면서 사건은 반전을 맞았다. 판사는 판결 당시 관련 일부 증거가 재판 전 피고 측에 공개되지 않았다며 재심을 결정했고 이로 인해 티전도 보석금을 내고 석방될 수 있었다.

피고 측 변호사는 "판사가 증거를 입수할 수 있었다면 재판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라고 밝혔다. 변호사는 "숨진 맥개리는 극단 선택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검찰은 "티전이 범행에 사용한 총기에서 지문이 발견됐다"며 극단 선택 가능성은 없다고 반박했다.

스타우스와 티전은 클리블랜드 지역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며 "그렇지 않았더라면 이 자리에 우리가 함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YTN 정윤주 (younju@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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