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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혐의로 사형당한 美 흑인, 뒤늦게 무죄 증거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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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을 저지른 혐의로 4년 전 사형당한 남성이 무죄라는 증거가 뒤늦게 발견됐다.

22일, CNN 등 현지 언론은 지난 2017년 살인 혐의로 사형이 집행된 레딜 리(당시 51세)가 무죄라는 새로운 증거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리는 지난 1993년, 당시 26세였던 이웃집 여성 데브라 리즈를 살해한 혐의로 1995년 사형 선고를 받았다. 범행 현장에서 리를 목격했다는 이웃 주민들의 증언이 결정적이었다. 리는 사형 집행 직전까지 20여 년 간 무죄를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지 않았다. 리의 가족들 역시 "리가 살해에 직접 가담했다는 물적 증거가 없다"고 주장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리의 변호인단은 사형 집행을 앞두고 증거품의 DNA 검사를 해 결과가 나올 때까지 사형 집행을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법원은 이 역시 기각했다.

결국 2017년 4월 20일, 리의 사형이 집행됐다. 아칸소주는 리를 시작으로 열흘 동안 8명의 사형을 잇따라 집행했다. 이 때문에 당시 리가 복역 중이던 아칸소주 감옥이 보유한 사형집행용 약물의 사용 기한이 다가와 급하게 사형이 집행됐다는 비판이 일었다. 만약 DNA 검사에 돌입해 주 정부가 사형 집행을 일시 중단했다면 약물의 유효기간이 만료될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사형에 반대하는 목소리 때문에 아칸소주가 추가 약물을 얻을 수 있을지도 불확실했다.

그러나 지난달, 흉기로 지목된 나무 곤봉 손잡이에서 용의자 리가 아닌 다른 남성의 DNA가 발견됐다. 억울하게 감옥에 갇힌 사람들을 위한 '무죄 프로젝트'와 미국시민자유연합 소속 변호사 등이 리즈를 살해하는 데 사용된 흉기 DNA 검사를 따로 의뢰했다가 이와 같은 결과가 나온 것이다.

변호인단은 "알려지지 않은 남성의 신원을 밝히기 위해 국가 DNA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했지만 일치하는 사람을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범죄 현장에서 발견됐던 머리카락 6가닥의 DNA 재검사를 의뢰한 결과 5가닥은 리의 것이 아니었다"며 "리가 사형당하기 전에 검사했더라면 그는 지금 살아 있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당시 DNA 검사를 기각했던 허버트 라이트 서킷 판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약물 유통기한과 재판 결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며 "목격자 증언을 바탕으로 법적으로 올바른 판결을 내렸다. 다시 한다고 해도 판결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리의 유가족인 여동생 패트리샤 영은 성명을 통해 "오빠를 잃고 힘들었던 우리 가족에게 지금은 그가 떠난 뒤 가장 어려운 시간"이라며 "우리는 가족의 사생활이 보호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YTN PLUS 정윤주 기자
(younju@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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