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빛에 달콤한 냄새...알프스 '수박 눈'의 정체는?

분홍빛에 달콤한 냄새...알프스 '수박 눈'의 정체는?

2020.07.09. 오전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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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빛에 달콤한 냄새...알프스 '수박 눈'의 정체는?
INQ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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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산맥에서 분홍색 눈이 발견돼 이탈리아 연구팀이 조사에 나섰다.

6일, 이탈리아 국립연구위원회 연구진은 이탈리아 북부 트렌티노 프레세나 빙하에서 분홍색 눈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분홍색 눈은 수박의 붉은 빛을 띄고 약간의 단 냄새가 나 '수박 눈'이라고 불린다. 2차 적색 카로티노이드 색소를 함유하는 녹조류에 의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주로 알프스 지역에서 자주 발견되지만 그린란드와 남극에서도 종종 출현한다.

이탈리아 국립 연구위원회의 비아 지오 디 마우로는 "프레시나 빙하 일부에서 관찰된 눈은 그린란드에서 발견된 것과 같은 녹조류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눈 자체는 위험하지 않지만, '수박 눈'이 빙하와 만나면 반사율을 낮춰 지면의 온도를 높이고 얼음이 더 빨리 녹게 만들어 환경에 해를 끼칠 수 있다. 2016년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수박 눈은 빛 반사를 13% 정도 감소시킨다.

문제는 빙하가 지구 온도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다른 지형에 비해 80%이상 빛을 더 반사하기 때문이다. 지구의 빙하가 사라지면 태양은 더 많은 열을 흡수하게 되고, 온난화는 점점 가속화된다.

디 마우로는 "인간이 조류 출현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찾아보고 있다"며 "등산객과 스키 리프트가 조류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YTN PLUS 정윤주 기자
(younju@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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