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뉴스] "민폐 끼쳐 미안하다" 죽음으로 내몰린 장애인의 마지막 메시지

[자막뉴스] "민폐 끼쳐 미안하다" 죽음으로 내몰린 장애인의 마지막 메시지

2020.01.13. 오전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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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동료지원가’ 설 씨, 지난달 극단적 선택
동료에게 보낸 메시지 "민폐를 끼쳐 미안하다"
실적 부족하면 채용기관이 대신 급여 변제…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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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 장애인들에게 취업상담을 해주는 동료지원가 설요한 씨는 지난달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설 씨가 동료들에게 보낸 마지막 메시지는 "민폐를 끼쳐 미안하다"였습니다.

[고숙희 / 중증뇌병변장애인 : 살아가기 위해 일을 했는데, 결국엔 또 다른 죽음으로 내몰렸다.]

설 씨는 실적을 채우지 못하면 정부가 급여로 지원한 돈 가운데 일부를 자신을 채용한 기관이 변제 해야 하는 시스템에 심한 압박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고용노동부는 동료지원가들에게 한 달에 취업 의지가 있는 중증 장애인 4명을 직접 발굴하고, 한 명당 5번씩 만나야 하는 할당량을 정했습니다.

[이도훈 / 장애인 동료지원가 : 아침에 일어나서 '실적'이렇게 생각할 정도로…. 이것은 비단 저뿐만이 아니라 다른 동료 지원가들도 아마 그런 압박을 받았을 겁니다.]

실제로 김포시의 한 기관에서는 중증장애인 5명 중 3명이나 과중한 노동 강도를 이기지 못하고 그만두었습니다.

[조은별 / 김포장애인자립생활센터 사무국장 : 무리하게 하다 보니까, 장애인 당사자의 장애가 더욱 심해지고, 누워서 컴퓨터를 해야 하는 사람이 (서류를) 쓰다 보니까 목디스크가 심해지고 그래서 그만두신 분들도 있거든요.]

정부도 문제점을 인정하고 발굴해야 하는 장애인 수를 반 이하로 줄이고, 동료지원가를 도와주는 보조사 지원 등 개선책을 내놨습니다.

장애인 단체들은 그러나 실적대로 급여를 계산하는 시스템을 바꾸지 않은 이상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합니다.

[박경석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 : 지금과 같은 수당방식, 실적 중심으로 급여를 주는 방식이 아니라, 월급제로 바뀌어야 합니다. 그들(중증장애인)의 기준에 맞춰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장애인단체들은 설 씨의 49재를 맞는 오는 22일, 서울역에 합동분향소를 차리고 대규모 공동투쟁에 나설 예정입니다.

취재기자: 김우준
촬영기자: 강보경
화면제공: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자막뉴스: 박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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