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훈주의] "잠시 피곤함 잊으세요" 택배 기사 위해 간식 마련한 아파트

[훈훈주의] "잠시 피곤함 잊으세요" 택배 기사 위해 간식 마련한 아파트

2020.01.10. 오후 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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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훈주의] "잠시 피곤함 잊으세요" 택배 기사 위해 간식 마련한 아파트
사진 제공 = 박요한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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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수원시의 한 아파트 단지에 택배기사들을 위한 간식함이 마련됐다.

이 아파트 각 동 보안실 입구에는 입주자대표회의가 마련한 작은 수납장에 건빵과 두유 등 간식이 보관되어 있다.

또 택배 기사들을 향한 메시지가 적혀 있는데, 입주자대표단은 "입주민을 위해 애써주심에 항상 감사드린다"라며 "잠시라도 피곤함을 잊으라고 간식을 준비했으니 드시고 힘내시고 건강하시기 바란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단지 내 안전운행과 안전사고에 유의하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도 덧붙였다.

이 내용은 이 아파트 전 주민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리면서 화제가 됐다. 사연을 본 누리꾼들은 "베푸는 마음 배우겠다", "정말 멋진 곳이다"라며 주민들에게 칭찬을 보냈다.

언덕배기에 있는 아파트 단지 특성상 배송이 어려운 환경인 데다, 배송 기사들이 끼니를 거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된 대표 회의에서 택배기사들을 위한 작은 선물을 마련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아파트 입주자 대표 박요한(45) 씨는 YTN PLUS와의 통화에서 "최근 택배 기사분들이나 새벽 배송 기사분들이 밥을 굶는다는 뉴스나 주민들에게 갑질을 당한다는 뉴스를 보면서 너무 안타까웠다"라며 "기사님들께 도움이 될 방안을 고민하다가 간식을 제공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박 씨는 "메뉴를 고민하면서 빵을 준비해볼까 했는데, 유통기한 문제도 있고 보관이 어려울 것 같아서 건빵과 두유를 준비했다"라며 "지난해까지는 여름에 물을 얼려서 준비하거나 에너지 드링크를 드리기도 했고, 주민 카페를 기사님들께 개방해 이용하도록 했는데 올해는 좀 더 배를 채울 수 있는 메뉴들을 준비해봤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얼굴을 보면서 직접 나눠주면 부담스러워하실 수도 있어서 적은 돈이지만 그냥 간식함을 마련하고 마음껏 드실 수 있도록 했다"라고도 덧붙였다.

간식 비용은 아파트 단지 주민 자선 모임에서 기부를 받아서 마련한다.

간식함이 마련되자 택배 기사들은 보답하는 의미로 보안실 관리 직원들에게 과자나 간식을 나눠주는 등 훈훈한 선순환도 이루어지고 있다고. 이 아파트에 오는 택배 기사들은 '그래도 아직은 살만하다'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YTN PLUS 문지영 기자(moo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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