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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보니 시리즈 20] 멋모르고 시작했다 후회만 남긴 '강호동까스' 만들기
Posted : 2017-12-13 14:00
[해보니 시리즈 20] 멋모르고 시작했다 후회만 남긴 '강호동까스' 만들기
※경고※ 절대 함부로 따라 하지 마시오.

기사를 보기 전 한 가지만 말씀드리겠다. '절대 따라 하지 말라' 방송은 방송으로 보면서 즐겁게 끝냈어야 했다. 만들어 보고 싶고 먹어 보고 싶은 호기심이 이렇게 괴로움을 안길지 몰랐다. 몰라서 시도했다. 후회의 연속이었던 '강호동까스' 만들기를...

[해보니 시리즈 20] 멋모르고 시작했다 후회만 남긴 '강호동까스' 만들기

지난 5일 tvN '신서유기 외전 강식당'이 첫 방송을 했다. 평소 '신서유기 4'와 '윤식당'을 너무 재미있게 본 한 사람으로서 '강식당'은 기다려지는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였다. 첫 방송 전 공개된 예고에서 보여준 '강식당'의 메인 메뉴 '강호동까스'의 비주얼은 낯설고도 엄청났다. 돈가스 비주얼만으로 기사가 났고, 엄청난 댓글이 달렸다. 나의 반응도 그랬다. 비주얼만으로 끌렸고, 그래서 첫 방송을 본방사수하며 '강호동까스 만들기'를 '해보니 시리즈' 소재로 발제해야겠다고 결심했다. (하지만 그 결심은 뒤늦게 후회로 변했다)

[해보니 시리즈 20] 멋모르고 시작했다 후회만 남긴 '강호동까스' 만들기

'강호동까스'에 필요한 돼지고기를 구입하기 위해 아버지의 단골 정육점으로 갔다. 나는 정육점 사장님께 '강호동까스'의 생고기 비주얼을 보여주며 "이렇게 등심 400g 부탁드려요"라고 말했다.

[해보니 시리즈 20] 멋모르고 시작했다 후회만 남긴 '강호동까스' 만들기

이에 사장님은 "잘라줄 수는 있는데, 그게 가능하겠어요? 방송은 조리도구가 좋으니까 가능하지만, 한 번 기계로 눌러줄게요"라고 말하며 나의 '강호동까스' 도전을 우려했다. 하지만 난 호기롭게 "백종원 선생님이 손맛이라고 했어요. 제가 직접 칠게요. 그냥 주세요!"라고 외쳤다. 돌이킬 수 있다면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 고기를 아주 조금만이라도 기계로 눌러 달라고 말이다. 그렇게 '강호동까스' 만들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해보니 시리즈 20] 멋모르고 시작했다 후회만 남긴 '강호동까스' 만들기

온 가족이 모인 일요일 주말 낮에 고기 망치질을 시작했다. 비닐을 씌운 고기를 도마에 올린 후 사정없이 내려쳤다. 하지만 소음만 커질 뿐 전혀 고기의 크기가 달라지지 않았다. 커지기는커녕 고기가 뭉개지는 느낌이 들었다.

보다 못한 아버지가 분노의 망치질을 이어받으셨다. 계속해서 내려쳤지만, 역시나 큰 변화는 없었다. 커지지 않는 고기도 문제였지만, 문제는 소음이었다. 아파트 가장 높은 층에 살고 있어 아랫집으로 향하는 소음을 막을 수 없었다. '강식당' 출연진들이 고기를 내려친 곳은 전원주택 1층이었기 때문에 전혀 소음에 문제가 없었지만, 아파트 바닥에서 고기 망치질은 아주 큰 문제였다. 결국, 급한 대로 도마 아래에 이불과 베개를 깔았고 다시 쉬지 않고 고기 망치질에 열중했다.

고기 망치질을 한 지 40분 정도가 되었을 때쯤. 백종원 선생님이 고기 망치질에 자신 있어 하는 강호동 씨에게 "지금 의욕 있죠. 한 2장만 펴보면...."이라고 말하는 장면이 생각났다. 무려 강호동 씨는 10분 후 망치를 던지며 "이걸 몇 인분을 한다고?"라며 황당한 표정과 함께 한숨을 내쉬었다. 나도 역시 한숨의 연속이었다.

[해보니 시리즈 20] 멋모르고 시작했다 후회만 남긴 '강호동까스' 만들기

온 가족이 돌아가며 고기를 내려친 지 1시간 30분쯤이 되었을까?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절대 따라 하지 말 것) 어느 정도 '강호동까스'와 비슷한 모양이 갖춰졌다. 물론 가로 길이만 말이다. 중간 점검 결과 가로 길이는 44.5 cm. 세로 길이까지 넓힐 자신이 없어 빠르게 후추, 소금 밑간을 하고 조금 더 고기를 두드린 후 다시 한번 고기 길이(이번에도 역시 가로 길이만)를 쟀다. 열심히 내려친 기자의 '강호동까스' 최종 길이는 45.5cm. '송가락' 송민호 씨의 51cm의 기록을 깨고 싶었지만 빠르게 포기했다.

[해보니 시리즈 20] 멋모르고 시작했다 후회만 남긴 '강호동까스' 만들기

"(돈가스 고기 망치질)이게 다야. 이것만 하면 다하는 거야"

강호동 씨의 말처럼 '강호동까스'의 핵심은 고기 망치질이었다. 고기 망치질을 마치고 나니 모든 것이 수월했다. (그만큼 힘든 망치질이었다)

먼저 '강호동까스' 만을 위해 새로 산 '43cm 중화 팬'에 적당한 양의 기름을 넣고 충분히 가열될 수 있도록 한 후 잘 펴진 돈가스용 고기에 옷을 입혔다. 돼지고기 냄새를 없애는 어머니의 비법(?)이라는 양파즙을 달걀 물에 섞고, 밀가루를 살짝 묻힌 돈가스용 고기를 달걀 물에 담갔다. 달걀 물을 골고루 적신 돈가스용 고기에 곧장 빵가루를 빈틈없이 뿌리고 묻혔다.

[해보니 시리즈 20] 멋모르고 시작했다 후회만 남긴 '강호동까스' 만들기

아버지는 기름 온도를 알아보겠다며 하나밖에 없는 돈까스 대신 금손으로 빠르게 만든 튀김 옷 입은 마른오징어를 기름 솥에 투척했다. 기름에 넣자마자 떠오르는 마른오징어를 보고 대망의 '강호동까스'가 기름 솥에 들어갈 타이밍이라고 확신하고 애지중지 내려친 가로 45.5cm 돈가스를 기름에 '풍덩'! 드디어 끝이 보인다.

[해보니 시리즈 20] 멋모르고 시작했다 후회만 남긴 '강호동까스' 만들기

팬보다 더 큰 돈가스의 가로 길이 때문인지 가운데 지점이 약간 접히면서 기름에 튀겨졌지만, '강식당'에서 들었던 '강호동까스'와 매우 흡사한 맛있는 소리를 내며 돈가스는 익어갔다.

미리 고백하자면, 목표는 오직 커다란 '강호동까스'였기 때문에 소스도 마카로니도 만들지 않았다. 절대 핑계가 아니다. 오로지 '강호동까스' 크기에만 집중하기 위함이었다.

[해보니 시리즈 20] 멋모르고 시작했다 후회만 남긴 '강호동까스' 만들기

집에서 가장 큰 접시를 골라 기름을 뺀 돈가스를 담았다.

확실히 원조 '강호동까스'에 비하면 세로 길이가 아쉬웠지만, 크긴 정말 컸다. 양배추를 썰어 담고 백종원 선생님이 추천한 오이 장식 대신 브로콜리를 담아 색을 맞췄다. 아까도 말했지만 '강호동까스' 크기에 집중하기 위해 시판 소스에 양파를 넣어 살짝 끓인 후 그릇에 담긴 돈가스에 부었다. (왕돈까스는 부먹 아닌가)

고생 끝에 '강호동까스' 완성!

[해보니 시리즈 20] 멋모르고 시작했다 후회만 남긴 '강호동까스' 만들기

정말 생애 가장 큰 돈가스를 마주했다. 돈가스의 두께 또한 생각보다 두꺼웠다. 가운데부터 골고루 펴지 못한 결과인 것 같았다.

세로로 펼쳐지지 못한 가로 45.5cm 돈가스의 적당한 두께 감을 느끼며 가족들과 함께 늦은 오후 점심을 먹었다. 네 식구가 함께 돈가스 하나를 나눠 먹었는데도 적당한 포만감을 가져온 것을 보니 양 만큼은 '강호동까스'가 확실했다.

[해보니 시리즈 20] 멋모르고 시작했다 후회만 남긴 '강호동까스' 만들기

'강호동까스'를 직접 만들어 보니 방송을 보면서 들었던 의문이 하나 풀렸다. 방송을 보고 '돈가스 치고 가격이 좀 비싸지 않은가?'라는 생각을 했다. 첫 손님들 또한 메뉴판의 돈가스 가격을 보고 적잖이 놀란 눈치였다. 물론 '강호동까스'의 크기를 몰랐기 때문이기도 하다.

[해보니 시리즈 20] 멋모르고 시작했다 후회만 남긴 '강호동까스' 만들기

나는 '강호동까스'의 정량인 400g이 살짝 넘는 444g으로 요리를 진행했다. '강호동까스'의 가격은 2만 1천 800원, 내가 산 돼지고기 444g의 가격은 5천 230원이었다. 훨씬 저렴한 가격이긴 하나 1시간 30분이라는 고기 망치질 시간이 포함됐고, 기름, 소스부터 중화 팬까지 새로 샀다. 또 나와 달리 '강호동까스'는 수프가 제공되고 마카로니와 1시간 이상을 우려 만든 직접 만든 소스가 곁들어진다. 엄청난 정성이 담긴 '강호동까스'였던 것이다.

[해보니 시리즈 20] 멋모르고 시작했다 후회만 남긴 '강호동까스' 만들기

또한, 주변 상권에 있는 자영업자들에게 피해가 안 가도록 ('강호동까스'는 일반 돈가스의 약 3배 가까이 되는 양) 가격 측정을 해야 한다는 이수근 씨의 말처럼 오히려 저렴한 가격대라는 생각도 들었다.

[해보니 시리즈 20] 멋모르고 시작했다 후회만 남긴 '강호동까스' 만들기

직접 힘겹게 만든 '강호동까스' 덕분에 가격 설정에 대한 의문은 풀렸지만, 다시는 호기심에 함부로 요리에 도전하지 말아야겠다는 깨달음도 얻었다. 그렇게 자신있게 시작했던 '강호동까스' 만들기는 원래도 두껍지만 고기 망치질로 인해 더 두꺼워진 팔뚝과 후회만 남긴 채 끝이났다.

YTN PLUS 이은비 기자
(eunbi@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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