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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보니 시리즈 ⑫] '방 탈출 카페' 중독돼 월급 탕진해보니
Posted : 2017-10-18 14:00
[해보니 시리즈 ⑫] '방 탈출 카페' 중독돼 월급 탕진해보니
번화가를 자주 다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방 탈출 카페'라고 쓰인 간판을 봤을 것이다.

내가 방 탈출 카페를 처음 방문한 건 1년 전 어느 여름이었다. 따로 살아 주말에나 잠깐 얼굴을 마주치는 게 다였던 오빠(엄마의 아들)가 갑자기 '방 탈출 카페에 가자'고 제안했다.

나는 반신반의하며 방 탈출 카페를 찾았다가 그만 그 놀라운 공간에 중독돼버렸다. 어느 정도였냐면, 그 이후로 나는 당면한 내 결혼식 준비를 내팽개치고 결혼 준비 비용을 방 탈출 카페에 탕진하기 시작했다.

눈을 가리고 방 탈출 카페 안으로 들어설 때, 그 안에서 나는 내가 마치 코난(미래 소년 아님)이나 김전일이 된 듯한 착각을 느꼈다. 처음으로 방을 탈출했을 때 느꼈던 희열은 지금까지도 잊을 수 없다. (물론 문제는 오빠가 다 풀었다.)

[해보니 시리즈 ⑫] '방 탈출 카페' 중독돼 월급 탕진해보니


내 취향을 잘 아는 혈육의 강력 추천이 아니었다면 나 스스로 방 탈출 카페에 발을 들이는 일은 아마도 없었을 것이다. 일단 방 탈출 카페는 직접 체험해보기 전까지는 그 실체를 알기 어려운 공간이다. 누군가의 소개가 없다면 선뜻 가 보기도 힘들다. 용기를 내 방 탈출 카페를 찾았다고 할지라도, 예약하지 않았다면 체험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게다가 가격도 사악하다. 서울 기준으로, '한 시간' 이용에 1인당 2만 원이 넘을 정도로 비싸다. 만약 세 명이 팀을 짜 하루에 두 개의 미션을 한다고 치면 2시간 만에 약 12만 원 정도를 쓰게 된다. 내가 스스로 그 정도의 거금을 내고 자진해서 어딘가에 갇히려 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그 매력을 알게 된 이후, 2만 원이 그렇게 아깝게 느껴지지 않았다.

[해보니 시리즈 ⑫] '방 탈출 카페' 중독돼 월급 탕진해보니


이렇게 말하면 내가 방 탈출카페에 통달한 전문가라도 되는 것 같지만, 사실 나는 지금까지 40~50개 정도의 방 탈출 카페를 가 봤을 뿐이다. 이 정도 수준으로는 방 탈출 마니아 반열에 올랐다고 하기는 어렵다. 탈출 기록을 세우기 위해 이른바 '도장 깨기'를 하러 다니는 방 탈출 마니아들이나 방탈출 전문 리뷰어들은 100곳 이상을 가 본 사람도 허다하다. 서울에 더 갈 곳이 없어서 다른 지역으로 원정을 떠나는 사람들도 많다.

따라서 이 글은 '방 탈출 카페'라는 공간을 아예 몰랐거나, 궁금한 마음은 있는데 어떻게 이용해야 할지 궁금했던 사람을 위한 입문서로 봐 주면 좋을 듯하다.


[해보니 시리즈 ⑫] '방 탈출 카페' 중독돼 월급 탕진해보니

방 탈출 카페는 2007년쯤 일본에서 처음 문을 열었다고 알려져 있다. 이후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유행하다가 우리나라에는 2015년 서울 홍대에 첫 매장이 문을 열었고 이른 시간 안에 폭발적으로 시장이 성장했다. 2년이 지난 2017년 10월 현재는 전국 198개의 매장이 존재한다.

그럼 그 안에서 무엇을 하는가? 간단하다. 그 방을 나오면 된다. 대신 방은 잠겨 있다. 방에서 나오기 위해서는 단서를 이용해 방에 얽힌 비밀을 풀고 이 방을 탈출해야 한다. 방은 살인사건이 일어난 밀실일 수도 있고, 좀비 실험이 일어났던 공간일 수도 있으며 지하 감옥일 수도 있다.

문제 유형은 다양하다. 관찰과 추리, 연상 작용 등으로 문제를 풀어나가게 되는데 퍼즐과 산수부터 연상, 추리, 상식, 난센스, 운동 능력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단순한 자물쇠 풀기로 끝나는 문제들도 있지만, 특정 상황에서 센서가 작동해 새로운 방이 열리는 경우도 있다.

내부 장치 역시 단순하지 않다. 센서가 있는 물건들을 서로 접촉하게 하거나, 체온으로 온도를 변화시키면 새로운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또, 암전 상황에서 블랙 라이트를 켜면 보이지 않던 단서가 보이기도 한다.

전국 200개에 가까운 많은 업체가 있음에도 매체에서 방 탈출 카페 정보를 접하기 어려운 이유는, 업체들이 내부를 보여주는 순간 자신의 영업 비밀과 트릭을 모두 공개하는 것과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미션 하나를 만드는 데는 각종 아이디어와 장비가 동원되고 인테리어도 분위기에 맞게 꾸며야 한다. 그리고 한 번 만들어진 카페는 크게 외면받지 않는 이상 비슷한 문제와 스토리 포맷을 1년 이상 유지한다. 따라서 방 내부는 돈을 지불하기 전까지는 함부로 알려서는 안 된다.

상영 전 스포일러를 공개하는 반전 영화가 없듯, 내부 트릭이 이미 알려진 방 탈출 카페는 누구도 가고 싶지 않을 것이다.

이 때문에 이용자들은 카페에 들어가기 전에 서약서를 작성한다. 이용자는 휴대폰을 가지고 들어가지 말 것, 내부 사진을 찍지 말 것과 자신이 봤던 문제나 세부 미션 내용을 온라인상에 공개하지 말 것을 약속해야 한다.


[해보니 시리즈 ⑫] '방 탈출 카페' 중독돼 월급 탕진해보니


Tip 1. 지점별, 미션별로 스타일이 다르다

A 업체는 전국에 13개의 지점을 가지고 있다. 보통 한 지점마다 난이도별로 4~5개의 다양한 미션이 있다. 같은 업체라고 할지라도 지점마다 모두 다른 미션을 가지고 있다. 프렌차이즈화된 방탈출 카페의 경우, 기본적인 질을 보장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예외도 존재한다.)

반면, 프렌차이즈가 아닌 방 탈출카페를 좋아하는 개인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 만든 방 탈출 카페는 도식화되지 않은 매력이 있다. 이 경우 기존에 보기 어려운 색다른 유형의 문제를 내거나, 다른 곳에서 본 적 없는 특이한 장치와 센서를 갖추기도 했다.

반면,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가면 좋을법한 낮은 난이도의 게임도 있다. 최근 방문했던 대학로 모 업체는 문제 수준이 어린아이들에게 맞춰져 있었고, 지금까지 경험해 본 적 없는 다소 직관적이고 유아적인 색다른 문제들의 연속이었다.

이렇게 방 탈출 업체마다, 또 미션마다 난이도와 스타일이 다르므로 전문 리뷰어의 글을 상세히 읽거나 주변인의 조언을 얻어 가기를 추천한다. 우후죽순처럼 방 탈출 카페가 생기다 보니, 자물쇠 몇 개 던져 놓고 대충 만들어 놓고 돈을 챙기고 돈을 주고 광고 리뷰를 쓰게 해 연명하는 저질 업체 또한 존재하기 때문. 충동적으로 아무 업체나 들어갔다가는 '방 탈출 카페' 자체에 흥미가 떨어질 수도 있다.

Tip 2. 처음이라면, 절대 어려운 미션에 도전하지 마라!

[해보니 시리즈 ⑫] '방 탈출 카페' 중독돼 월급 탕진해보니


'나는 스스로 머리가 좋다고 생각하고, 퀴즈라면 자신 있다'는 사람이라도, 초심자라면 어렵지 않은 미션에 도전하길 권한다. 홈페이지에 가면 난이도와 탈출률이 명시돼 있다.

일단 '방 탈출 카페'의 시스템 자체에 익숙해져 있지 않다면 처음부터 탈출에 성공하기란 어렵다. 처음부터 어려운 미션에 도전했다가는 방 탈출 카페 자체에 흥미를 잃기가 쉽다. 점점 시스템과 문제 형식에 익숙해지고 나면 그다음에 어려운 미션에 도전하라.

특별히 많은 인원을 요구하는 특정 미션을 제외하면 보통 숙련자는 2~3명, 초심자는 3~4명 정도가 함께 방문하면 적당하다. 4명이 넘는 사람이 모이면 방이 비좁아 불편하고, 각종 증거를 한 자리에 모아 퍼즐을 맞춰 보기도 힘들다.

Tip 3. 방 탈출 카페, 이런 사람에게 추천한다!

[해보니 시리즈 ⑫] '방 탈출 카페' 중독돼 월급 탕진해보니


코난이나 김전일, 셜록 홈스와 아가사 크리스티를 재미있게 읽은 사람, 특히 김전일과 코난에 나오는 트릭을 연상하며 읽은 사람들, tvN '문제적 남자' 유형의 문제 풀기를 좋아하는 사람, 관찰하기를 좋아하며 난관을 만났을 때 패닉에 빠지지 않는 사람. 게임 '레이튼 교수' 시리즈를 즐겁게 플레이 한 사람.

Tip 4. 방 탈출 카페, 이런 사람은 추천하지 않는다!

[해보니 시리즈 ⑫] '방 탈출 카페' 중독돼 월급 탕진해보니


폐소공포증 환자, 겁이 많은 사람, 추리를 싫어하는 사람, 사칙연산에 약한 사람, 누군가 자신을 놀라게 하는 행동을 혐오하는 사람.

YTN PLUS 정윤주 기자(younju@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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