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한국영화, '남성영화'로 승부수 [최광희, 영화 저널리스트]

연초 한국영화, '남성영화'로 승부수 [최광희, 영화 저널리스트]

2010.01.21. 오후 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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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요즘 극장가에선 여전히 할리우드 3D영화 '아바타'의 흥행세가 거셉니다. 이런 가운데서도 한국영화들의 도전도 만만치 않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미 500만 명을 넘어선 '전우치'에 이어서, 연초부터 선 굵은 남성영화들이 있따라 관객 공략에 나서고 있습니다.

영화 저널리스트 최광희 기자 나왔습니다.

[질문]

'아바타'의 위세에 가려져서 잘 얘기가 안됐는데, '전우치'도 꽤 흥행이 됐네요.

벌써 500만 명을 넘어섰다죠?

[답변]

영화진흥위원회가 집계하는 통합전산망 박스오피스에 따르면, 영화 '전우치'는 개봉 4주차를 맞은 지난 주말 50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워낙 제작비가 많이 들어간 영화라서 손익 분기점이 다소 높은데요.

450만 명 수준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본전을 뽑고, 이익을 내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겠죠.

[질문]

500만 명을 넘고도 이제 손익분기점을 통과했다니 의외네요.

어쨌든 '아바타'의 위세가 이렇게 거센데도, 그 정도 흥행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답변]

최근 극장가의 특수성, 그리고 영화 자체의 흡인력, 이렇게 두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선 '아바타' 때문에 상당히 많은 수의 관객들이 극장에 유입이 됐고요.

그것이 '전우치'에게는 호재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극장가에 넘쳐나는 관객들을 흡수한 것이 일종의 어부지리가 됐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걸 두고 이른바 묻어가기 흥행이라고도 하는데요, 예전에 '반지의 제왕' 개봉 때 함께 극장가에 내걸려서 대박 흥행을 터뜨렸던 '색즉 시공' 같은 영화들이, 대표적으로 묻어가기 흥행한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질문]

묻어가기 흥행을 했다고 하면 제작한 분들 입장에서는 별로 기분이 좋지 않을 것 같은데요?

[답변]

물론, 영화가 영 아니올시다였다면 이렇게까지 들지는 않았겠죠.

'아바타'를 제외한 작품들 가운데서는 비교우위를 누릴만한 흥행 요소들이 있었던 게 500만 돌파를 이끈 또 다른 원동력이겠죠.

일단 도술이라는 한국적 정서를 끌어와서 도심을 배경으로 한 액션 판타지로 풀어낸 것이 관객들에게 신선해 보였다고 평가할 수 있겠고요.

특히 강동원이라는 배우의 존재감이 여성 관객들을 끌어들이는 데 톡톡히 한 몫을 한 것 같습니다.

물론, 저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이라는 생각입니다.

[질문]

김윤석 씨와 강동원 씨의 대결 구도가 나름대로 인상적이었던 작품인데요.

이렇게 세대가 다른 남자 배우들을 짝으로 내세우는 영화들이 요즘 많은 것 같아요.

'용서는 없다'도 그런 작품이죠?

[답변]

1월 초에 개봉해서 지금 관객들을 만나고 있는데요. 설경구 씨와 류승범 씨가 부검 전문의와 사이코패스 살인범으로 등장해 팽팽한 맛대결을 펼치는 스릴러 영화입니다.

흥행 성적은 부진한 편입니다.

개봉 2주차인 지난 주말까지 전국적으로 70만 명 정도를 모으는 데 그쳤습니다.

[질문]

설경구씨와 류승범씨, 지명도도 높고 연기도 잘하는 배우들을 내세웠는데 왜 흥행이 잘 안될까 궁금해지네요.

[답변]

작품의 완성도 또한 그리 나쁘지 않다는 평가입니다.

딸을 납치당한 부검의가 살인마의 석방을 돕는다는 설정인데요.

이런 설정은 사실 '세븐데이즈'를 연상시키기도 하고요, 전반적으로 영화의 내용이 썩 참신하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이런 점에다 '아바타'와 '전우치'의 흥행세가 워낙 견고한 상황이라는 것도 흥행 악재로 작용한 것 같습니다.

[질문]

그런가 하면 90년대 말에 히트했던 '주유소 습격사건'이라는 영화의 속편이 만들어졌다죠?

[답변]

10년이나 지난 영화의 속편이 왜 만들어졌을까, 많은 분들이 의문을 표시하기는 하지만 어쨌든 만들어졌습니다.

연출은 전편 그대로 김상진 감독이 맡았고요. 전편의 악덕 사장 역을 맡았던 박영규 씨도 역시 같은 역으로 출연해, 전편보다 훨씬 비중 있는 연기를 펼치고 있습니다.

전편에서는 이성재씨, 유오성 씨 등 네 명의 이른바 사회적 루저들이 주유소를 아무 이유 없이 털게 되는 상황을 그렸었죠.

그런 상황극을 통해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여러 고질적인 문제점들을 풍자한 블랙 코미디로써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요.

이번에는 이 주유소에 고용된 네 명의 주유원들이 반란을 일으키는 상황이 펼쳐집니다.

이런 점 말고는 사실상 주요 캐릭터의 배치라든가, 스토리 전개는 전편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는데요.

그래서인지, 전편만큼의 참신성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질문]

이거 코미디 영화죠? 웃긴가요?

[답변]

전 별로 안 웃었습니다.

[질문]

그리고 송강호 씨와 강동원 씨가 함께 출연한 작품이 있더군요.

일단 두 배우의 연기 호흡이 과연 잘 어울릴까 궁금해지네요?

[답변]

'의형제'라는 영화인데요.

설 대목을 앞두고 오는 2월 4일 개봉합니다.

감독은 '영화는 영화다'라는 저예산 영화로 연출력을 인정 받은 신예 장훈 감독인데요.

말씀하신대로, 연기파의 대명사 송강호 씨와 꽃미남의 대명사 강동원 씨가 각각 남한 정보원과 북한 공작원으로 출연해서 맞대결을 펼치게 됩니다.

언뜻 별로 안어울릴 것 같은 두 배우의 조합이 그럭저럭 잘 맞는데다, 액션과 휴먼 드라마의 조합도 꽤 성공적이다, 이런 평가를 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분단이라는 자칫 무거울 수도 있는 소재를 끌어와서, 두 남자의 대립과 우정이라는 코드로 풀어낸 연출 호흡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질문]

이 영화는 흥행할 것 같습니까?

[답변]

2월 초면 '아바타'의 흥행세도 주춤해질 것 같고요.

또 설 대목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흥행 바통을 무난히 이어받지 않을까 싶습니다.

게다가 연기파 배우와 이른바 훈남 배우의 조합은 흥행 타율이 높습니다.

꽤 들 것 같습니다.

남성들의 불꽃 튀는 대결과 우정의 드라마, 기대해 보겠습니다.

지금까지 영화 저널리스트 최광희 기자였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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