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시상식, '디파티드' 4관왕 기염 [권영희, 문화부 기자]

아카데미 시상식, '디파티드' 4관왕 기염 [권영희, 문화부 기자]

2007.02.26. 오후 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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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제79회 아카데미 작품상은 '디파티드'에게 돌아갔습니다.

남녀 주연상은 '라스트 킹'의 포레스트 휘태커와 '더 퀸'의 헬렌 미렌에게 돌아갔습니다.

오늘 열린 아카데미 영화상 이야기 취재기자와 함께 나눠보겠습니다. 권영희 기자!

[질문]

먼저 작품상은 다소 의외의 결과가 나왔는데요, 당초 '바벨'과 '더 퀸'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많았는데 '디파티드'가 수상을 했군요?

[답변]

아카데미는 전통적으로 갱스터 영화를 배제하는 분위기가 강합니다.

이때문에 '디파티드'의 작품상 수상은 다소 의외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디파티드'는 홍콩 영화 '무간도'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맷 데이먼이 주연을 맡았습니다.

형사가 된 갱과 갱이 된 형사의 뒤바뀐 운명을 담고 있는데 거장 마틴 스코세이지가 메가폰을 잡아 더욱 화제가 됐습니다.

'디파티드'는 마틴 스코세이지에게 감독상을 안기고 각색상과 편집상도 수상하며 4관왕에 올랐습니다.

올해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작들은 다른해에 비해서 사회적인 색깔이 옅은 것이 특징이었습니다.

[질문]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마침내 아카데미 감독상을 거머쥐었는데 6전7기 끝에 수상을 했군요?

[답변]

스코세이지 감독은 지난 81년 '분노의 황소'로 처음 후보에 오른 후 올해까지 7번째 감독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말씀하신대로 6전7기 끝에 감독상을 받았습니다.

'택시 드라이버'와 '좋은 친구들', '카지노' 등 수많은 명작을 쏟아냈지만 단 한 번도 아카데미상을 품에 안은 적이 없습니다.

이를 두고 스코세이지의 반미 성향 때문에 그동안 배제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거장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라도 더이상 수상을 미룰 수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스코세이지 감독은 수상자로 호명된 후에도 내용이 맞는지 다시 한번 확인해 달라고 해 감격스러움을 표현했는데요, 수상 소감을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녹취:마틴 스코세이지 아카데미 감독상 수상]
"너무 기쁩니다. 특히 37년을 같이 해 온 친구들과 함께 있어 더욱 기쁩니다. 너무나 감동적입니다."

[질문]

남녀 주연상은 포레스트 휘태커와 헬렌 미렌에게 돌아갔는데 흑인이 남우 주연상을 받은 것은 네 번째죠?

[답변]

강력한 남우주연상 후보로 점쳐졌던 '라스트 킹'의 포레스트 휘태커가 남우주연상을 가져갔습니다.

흑인이 남우주연상을 받은 것은 64년 시드니 포이티어와 2003년 덴젤 워싱턴, 2005년 제이미 폭스에 이어 네 번째입니다.

'라스트 킹'은 아프리카 우간다의 대통령으로 집권 기간에 30만 명을 학살한 것으로 악명높은 독재자 이디 아민을 소재로 한 영화입니다.

'블러드 다이아몬드'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행복을 찾아서'의 윌 스미스가 강력한 도전자였지만 포레스트 휘태커의 실감나는 연기가 아카데미의 낙점을 받았습니다.

디카프리오는 지난 2005년 '에비에이터'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에는 실패한 뒤 다시한번 쓴잔을 마셨습니다.

여우주연상은 예상대로 연기파 배우 헬렌 미렌에게 돌아갔습니다.

'더 퀸'에서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를 완벽하게 연기해 냈습니다.

아카데미 이전에도 수많은 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을 독식했고 '헬렌 미렌이 아카데미를 타지 못한다면 그것이 더 충격적인 일이 될 것'이라는 말까지 나왔을 정도입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메릴 스트립이 가장 강력한 경쟁자였지만 헬렌 미렌의 첫 수상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남녀조연상은 '미스 리틀 선샤인'의 노장 앨런 아킨과 '드림걸즈'의 제니퍼 허드슨이 각각 품에 안았습니다.

남녀 주연상을 수상한 두 배우의 소감도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헬렌 미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
"영국 여왕에게 감사합니다. 그녀가 없었으면 저도 이 자리에 설 수 없었습니다. 여러분께 오스카상을 바칩니다."

[녹취:포레스트 휘태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
"자신의 꿈을 믿고 열정을 다해 노력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이런 일을 이룰 수 있습니다."

[질문]

'드림걸즈'와 '바벨' 등 다관왕 후보였던 작품들이 의외로 부진한 성적을 거뒀군요?

[답변]

'드림걸즈'는 모두 6개 부문에 8번 노미네이트됐습니다.

하지만 제니퍼 허드슨이 여우조연상을 탔고 음향상 등 2관왕을 차지하는 데 그쳤습니다.

남녀주연상이나 감독상, 작품상 등 주요 부문의 후보에 오르지 못한 것이 큰 주목을 받지 못한 이유인 것 같습니다.

'바벨'도 7개 부문에 후보로 오르면서 이번 시상식 최대의 화제작으로 꼽혔습니다.

하지만 작곡상만 받았습니다.

뛰어난 작품성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담아내고자 하는 현대사회 의사소통의 문제에 있어서 미국 일방주의를 비판하는 내용이 아카데미를 불편하게 만든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히려 '판의 미로-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가 미술상과 분장상, 촬영상 등 3관왕을 차지했습니다.

올해는 눈에 띄는 대작이 없어서인지 후보작들이 골고루 상을 나눠가진 것이 오히려 특징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질문]

매년 아카데미 시상식 전날 열려서 관심을 끌고 있죠 최악의 영화와 배우를 선정하는 '골드라즈베리' 시상식인데요, 올해는 어떤 결과가 나왔습니까?

[답변]

한때 가장 잘 나가던 할리우드의 섹시스타 샤론 스톤이 주연한 '원초적 본능 2'가 주요 부문을 석권했습니다.

최악의 영화, 최악의 여우주연상, 최악의 각본상, 최악의 속편 상 등 4개 부문을 휩쓸었습니다.

한 남자가 아기로 변장해 도둑질을 한다는 내용의 '리틀맨'이 치열한 경합을 벌인 끝에 최악의 리메이크 영화상을 차지했습니다.

'식스 센스'로 반전 영화의 혁명을 가져왔던 나이트 샤말란 감독은 '레이디 인 더 워터'로 최악의 감독상을 받았습니다.

수상자들에게는 우리 돈 4천5백 원 정도의 트로피가 주어지는데요, 올해도 시상식에는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상을 받긴했지만 축하 인사 조차도 건네기 힘든 상황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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