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 전화 4천만 시대…명의 도용은 여전 [홍주예, 사회1부 기자]

휴대 전화 4천만 시대…명의 도용은 여전 [홍주예, 사회1부 기자]

2006.11.27. 오후 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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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전혀 알지도 못하는 휴대전화 번호로 내 통장에서 90만원의 요금이 빠져나갔다면 얼마나 황당하시겠습니까?

남의 명의를 도용해서 휴대전화를 만든 뒤 마음껏 사용하고 요금을 피해자에게 떠넘기는 이런 범죄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통신회사들이 가입을 시킬 때 신원 확인을 철저히 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이 문제를 취재한 사회1부 홍주예 기자가 나와있습니다. 홍주예 기자!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통장에서 90만 원이 인출됐다고 하는데, 어떻게 된 일입니까?

[답변]

경기도 군포에서 학원을 운영하는 박행준 씨가 겪은 일인데요.

박 씨는 이번 달 초 우연히 통장 잔액을 확인하다 깜짝 놀랐습니다.

처음 보는 번호로 통장에 남아 있던 90만 원이 모두 빠져나가, 통장이 말 그대로 텅 비어 있었던 것입니다.

사실 애초에 청구된 금액은 약 한 달 새에 317만 원, 박 씨의 통장에 잔액이 부족해 90만 원만 빠져나간 것이었습니다.

[질문2]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던 것입니까?

[답변]

피해자 박 씨가 이 사건의 수사를 경찰에 의뢰했는데요.

경찰이 확인을 해보니 누군가가 박 씨 이름으로 인터넷을 통해 휴대전화에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터넷을 사이트에서 휴대 전화를 살 경우 주민등록증 사본과 통장 사본을 팩스로 넣어주면 가입이 되는 허점을 노린 것입니다.

피해자 박 씨의 말을 잠시 들어보겠습니다.

[녹취:박행준, 명의도용 피해자]
"통장에 잔액이 얼마 남았겠지, 돈 백만 원 남았겠지 했더니 0원이에요. 가만 있어봐, 할부금이 나갔나 뭐가 나갔나, 다시 해 봤어요, 010이 찍혔어요."

[질문]

이런 명의 도용 피해, 얼마나 많은가요?

[답변]

한국소비자보호원에 접수된 휴대전화 명의 도용 피해 구제 건수를 보면, 지난 2003년에 70건이던 것이 지난해 143건으로, 2년 새 두 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명의 도용 신고 건수는 구제 건수보다 훨씬 더 많습니다.

한 이동통신사에 접수된 명의도용 신고건수는 지난 해 7천 9백51건이나 됐고 올해도 7월까지만 5천 3백 13건이나 됐습니다.

[질문4]

휴대 전화 명의 도용으로 인한 피해도 끊이지 않고 있죠?

[답변]

명의 도용된 휴대전화는 범죄와 쉽게 연결돼 또다른 피해를 양산하고 있습니다.

명의를 훔쳐 가입한 '대포폰'이 대표적이고, 유형은 약간 다르지만, 얼마 전에는 다른 사람의 핸드폰을 그대로 복제한 이른바 '쌍둥이 폰'도 경찰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문제는 남의 이름으로 이른바 대포폰이나 복제폰을 만들어 스팸문자를 대량으로 보내거나 카드깡, 사생활 침해 등의 범죄에 악용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최근 복제폰 단속 때 붙잡힌 피의자의 말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복제폰 피의자]
"쌍둥이폰 같은 경우는 불법 도용이니까 부부 지간이나 위치 추적 그런 쪽에 사용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질문5]

뭔가 대책을 세워야 할 것 같은데요, 뾰족한 대책이 없는 겁니까?

[답변]

이동통신사들은 명의 도용이 확인될 경우 요금을 받을 수 없게돼 있습니다.

따라서 자신들도 명의 도용의 피해자라는 입장입니다.

현재 이동통신 3사가 공동으로 휴대폰 명의도용 방지시스템 M-세이퍼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주민등록번호로 다른 휴대 전화가 개통되면 저절로 문자메시지가 오는 시스템입니다.

하지만 스팸문자가 많아서 특히 중년층 이상 사용자들은 문자 메시지를 일일이 확인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피해를 크게 줄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통신회사들이 이런 장치를 믿고 앞서 말씀 드린 인터넷을 통한 가입의 경우처럼 본인 확인을 철저히 하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때문에 명의 도용의 위험은 늘 도사리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통신회사측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근본적으로 인터넷 판매 자체를 막을 수는 없고 이게 하나의 판매 방식이기 때문에 부작용 같은 것들이, 본인 확인에 있어서 대면 판매보다는 소홀할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우리 대리점에는 근본적으로 인터넷 판매를 권장은 안 해요. 강제로 막을 수는 없으니까. 강제로 막으면 그건 영업 방해가 되거든요."

[질문6]

피해 신고가 그렇게 많은데도, 통신회사로서도 어쩔 수없다는 입장처럼 들리는군요.

[답변]

휴대 전화 4천만대 시대 이제 휴대전화는 생활 필수품이 되다시피 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통신회사들이 좀다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야 할 텐데,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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