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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걷다] (8) 구룡포~호미곶...바닷가 산책로에도 '멜로'와 '누아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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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걷다] (8) 구룡포~호미곶...바닷가 산책로에도 '멜로'와 '누아르'가 있다

2021년 04월 11일 17시 52분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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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걷다] (8) 구룡포~호미곶...바닷가 산책로에도 '멜로'와 '누아르'가 있다
한적한 해안길은 걷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킨다.

자전거만을 위한 전용도로가 있듯이, 산책도 마찬가지다.

제주의 올레길은 '산책 전용도로'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강원도에서 부산까지 이어지는 해파랑길은 그렇지 않다.

손색없이 꾸며져 있는 길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길도 있다.

[다시, 걷다] (8) 구룡포~호미곶...바닷가 산책로에도 '멜로'와 '누아르'가 있다

포항의 해파랑길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남부의 구룡포와 호미곶을 잇는 길과 북부의 칠포, 월포, 화진으로 이어지는 해파랑18번길이 그것이다.

얼핏 보기엔 관광지로서 지명도를 가진 전자가 나아 보이지만, 한적하고 유유자적하게 걷기엔 후자가 낫다.

[다시, 걷다] (8) 구룡포~호미곶...바닷가 산책로에도 '멜로'와 '누아르'가 있다

구룡포와 호미곶은 그 자체로 유명한 관광지여서 둘을 잇는 산책로까지 개발할 필요가 없기 때문일까.

드문드문 해안길이 무너져 있다.

언제 보수공사가 시작될 지 기약도 없다.

이용객이 적으니 민원도 없고 시 예산 책정에서 후순위로 밀리는 것으로 보인다.

[다시, 걷다] (8) 구룡포~호미곶...바닷가 산책로에도 '멜로'와 '누아르'가 있다

무엇보다 구룡포는 어쩌다 관광지의 역할까지 하게 됐지만, 본질은 동해안의 어업 항구다.

구룡포에 일본인 가옥들이 남아 있는 이유도 마찬가지. 일제 강점기에도 구룡포는 동해안의 대표적인 해산물 집산지였기 때문이다.

사시사철 오징어와 대게가 모이는데 겨울엔 과메기까지 더해진다.

어쩌면 이 항구 주변에 양식장이 있다는 것,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다시, 걷다] (8) 구룡포~호미곶...바닷가 산책로에도 '멜로'와 '누아르'가 있다

제주도도 마찬가지지만 양식장이 있는 바닷가는 '예쁜 경치'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따라서 예쁘고 잘 꾸며진 아기자기한 해안산책길을 원한다면, 구룡포-호미곶 구간은 일단 아니다.

하지만 거칠고 날 것 그대로의 항구 주변과 바닷길을 원한다면 나무랄 데가 없다.

[다시, 걷다] (8) 구룡포~호미곶...바닷가 산책로에도 '멜로'와 '누아르'가 있다

칠포의 해안길이 로맨틱 코미디에 어울리는 길이라면 구룡포와 호미곶 길은 누아르에 가깝다.

어느 쪽이 더 나은지를 평가하려는 게 아니다. 그저, 장르가 다를 뿐이다.

그렇다고 해도 해안 길을 걷고 싶어 하는 대다수의 여행자들은 아무래도 멜로 취향이 아닐까 싶다.

[다시, 걷다] (8) 구룡포~호미곶...바닷가 산책로에도 '멜로'와 '누아르'가 있다

몇 시간씩 걷긴 부담스러운데, 짧게 '맛보기' 정도로만 걸을 구간은 없냐고? 물론 있다.

구룡포 시장에서 해수욕장까지 걷는 코스는 20-30분이면 충분하다.

또 하나. 호미곶 상생의 손을 마주보고 오른쪽으로 난 해안 길을 따라 걷다보면 소나무 조경이 멋진 카페 '네스트코퍼레이션'을 찾을 수 있다.

여기까지 찾아가는 길 역시 20여분이면 된다.

일부러 동해안까지 왔는데 이 정도 바닷길은 좀 걸어봐야 하지 않겠는가.

이 정도만 걷다 가도 차안에서 혹은 카페 안에서만 바라보던 바다와는 기억부터 다르다.

트래블라이프=양혁진 anywhere@travel-lif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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