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앤피플] “우리를 안전벨트처럼 믿고 맡기는 그 날까지”, 코리아드라이브 김동근 대표

[피플앤피플] “우리를 안전벨트처럼 믿고 맡기는 그 날까지”, 코리아드라이브 김동근 대표

2016.07.29. 오후 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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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앤피플] “우리를 안전벨트처럼 믿고 맡기는 그 날까지”, 코리아드라이브 김동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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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되면 되게 하라’

코리아드라이브 김동근 대표 사무실에 들어서자 사훈이 눈에 띈다. 의자 위에 지폐 그림 가득한 ‘돈 방석’은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십여 년 전, 가장 힘든 시기에 어느 유명 음식점 주인에게 받은 행운의 방석인데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늘 곁에 두고 있습니다”

코리아드라이브는 지난 2001년 설립돼 임직원과 관리 직원 150여 명, 대리기사 수 천여 명이 소속되어 있는 대리운전업체다.

[피플앤피플] “우리를 안전벨트처럼 믿고 맡기는 그 날까지”, 코리아드라이브 김동근 대표

특히 로고 송인 ‘앞뒤가 똑같은 대리운전 1577’로도 잘 알려진 코리아드라이브 광고는 ‘대리운전 업계 광고의 정석’이라 불린다.

“연간 광고비로 쓴 금액은 40억 원이 넘지만, 결과는 그 이상이죠"

CM송을 직접 제작한 그는 임금 옷을 입고 개그맨 강성범과 광고에 동반 출연하기도 했다. 또 국내 대리운전 업체로는 최초로 DMB 광고를 시작해 화제를 모았다.

지난 1월에는 혁신적인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인 공로를 인정받아 'YTN 마케팅혁신 CEO 대상'을 수상했다.

[피플앤피플] “우리를 안전벨트처럼 믿고 맡기는 그 날까지”, 코리아드라이브 김동근 대표

다음은 김동근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Q. 숫자만 들어도 ‘대리운전’을 떠올리게 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다. 번호로 ‘1577-1577’을 사용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20년 전 대리운전 시장에서는 ‘080’ 번호가 대세였다. 좋은 번호는 이미 기존의 대리운전 업체들이 모두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특이한 번호로 승부를 걸기는 힘들다고 판단했다. 고민 끝에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전국 대표번호 ‘1577-1577’을 갖고 사업을 시작했다. 초반에는 실적이 부진했지만 ‘앞뒤가 다른 행동을 하지 않겠다’는 또 다른 의미를 추가한 광고 내용과 개그맨 강성범 씨를 모델로 쓰면서 더욱 콜 수가 늘어났다.

물론 무모한 도전이었다. 이 번호로 매달 나가는 통신료만 4백만 원에 달했기 때문에 주변에서 만류했다. 하지만 취중 고객들이 쉽게 외우고 금세 떠올릴 수 있는 번호가 필요했기에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Q. 대리운전 업계 최초로 라디오와 TV에 광고를 낸 것으로 아는데, 광고의 중요성을 깨달은 계기가 있다면?

사업 시작 전부터 ‘대리운전은 홍보가 관건’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특히 2년 정도 대리운전 기사로 일하면서 예상외로 많은 고객들이 자주 라디오를 듣거나 DMB를 시청한다는 것을 알았다. 전단지만 돌릴 것이 아니라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방송 홍보를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그래서 대리운전 업계 최초로 공중파 방송 광고를 시도했다. 고액의 광고비를 걱정하는 직원들도 많았지만, 빚을 내서라도 제대로 광고해야겠다는 집념이 있었고 실제로도 당시엔 빚을 엄청 내서 광고를 했다.


Q. 오늘의 코리아드라이브를 있게 한 CM송을 직접 제작한 것으로 아는데 아이디어의 원천은?

대부분의 광고주들은 광고비가 비싸니 그 안에 되도록이면 많은 내용을 넣으려 한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내용을 전부 수용하기 어렵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기존 광고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바로 아이스크림 ‘브라보 콘’과 과자 ‘새우깡’ 광고다. 음악이 8할을 차지했다고 보는데, 간결한 메시지는 물론 음악 선율의 반복과 재미있는 리듬 등이 성공 요인이다. 이에 착안한 코리아드라이브 광고송은 제가 직접 제작했는데 아이들도 따라 할 만큼 쉽고 중독성이 있다고 자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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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본인만의 마케팅 노하우가 있다면?

사람들이 질릴 때까지 끊임없이 반복 노출하는 것이 광고의 핵심이다. ‘대리운전’ 하면 모든 사람들이 ‘1577’을 바로 떠올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선점의 효과를 위해 가장 잘 보이고 잘 들리는 곳에 집중적으로 광고한다. 또 기업의 지출 1순위는 광고·홍보비 여야 한다는 것이 나름의 마케팅 철학이다. 경영자가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움직여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Q. 광고비 지출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

지출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이 광고비일 것이다. 지금까지 쓴 광고비를 토대로 회사 브랜드가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대리운전 이용 고객들은 술을 드신 상태일 때가 많은데, 맨 정신일 때보다 기억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다른 광고보다 더 많이 투자하면서 고객들에게 확실하게 각인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Q. 힘들었던 성장기가 지금의 김동근 대표를 만든 것으로 안다.

남들처럼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졸업하고 평범한 성장 과정을 거쳤다면 오늘의 코리아드라이브는 없었을 것이다. 저는 중학교를 졸업한 후 상경해 서울에 있는 자동차정비사업소에서 3년 동안 일하면서 이른바 주경야독으로 고졸 검정고시를 봐서 합격했다.

운전병으로 제대 후 삼성전자 조립 생산 직원으로 들어갔지만 고졸로서는 진급 등에 한계가 있음을 느껴 그만뒀다. 그 후 중소 건설회사에 취직해 용달차를 몰았다. 첫 사업으로는 책 배달 가맹점을 열었다가 전 재산을 날리면서 달동네에서 신용불량자로 살기도 했다.

부모님께서는 ‘정도(正道)를 걷다 보면 어디든 도달 한다’는 말씀을 자주하셨다. 가난과 고달픔의 연속이었지만 제 특유의 긍정적인 마인드는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특히 사업가는 의식적으로라도 긍정적인 사고를 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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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대리운전 기사로 일하시다가 사업을 시작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대리운전 업계 종사자 가운데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생계형 기사 분들도 많다. 저 역시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대리 운전기사 일을 시작한 것이었고 늘 자금난에 허덕였기에 힘든 기억이 많다. 그런 상황에서 사업을 밀어붙인 것이니 초기엔 제대로 된 사업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 그저 하루 벌어 하루 살아가는 ‘하루살이’ 같았기에 주어진 일에 전력을 다할 수 밖에 없었다.


Q. 코리아드라이브만의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는?

가장 큰 자산이자 서비스는 ‘믿음’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한 것 같지만 가장 얻기 힘든 것이 바로 ‘고객의 마음’이란 것을 잘 안다. 술을 마시고 나서 자신의 차를 맡길 수 있는 업체는 신뢰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운전은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대리운전 업체 가운데 365일 24시간 전화해도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는 곳은 대리업의 5%도 안 된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코리아드라이브는 그 5%를 향해 달린다. 기사들도 보험가입이 100% 되어 있고 사고나 과태료 발생시 당일 처리하는 것이 특징이다.


Q. 작년 한국리서치 조사에서 ‘대리운전 만족도 및 신뢰도’ 1위에 선정됐다. 비결이 무엇인가?

한 번 이용한 고객이라면 누구든 ”1577 괜찮아” 라고 말씀하실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기사 교육과 전화상담원 교육을 중시하고 있다. 보통 물건을 구매할 때도 인지도나 상호를 보고 사는 경우가 많은데 그만큼 브랜드 인지도를 신뢰감 있는 서비스와 함께 쌓는 것이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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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직원들을 위한 '맞춤형 복지'를 시행한다고 들었다. 어떤 내용인가?

코리아드라이브는 한국기록원에 최다기사 등록업체로 등재돼 있다. 많은 기사 분들이 소속되어 있는 만큼 원하시는 복지는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제가 대리운전 기사 생활을 하면서 가장 힘들고 아쉬웠던 점을 떠올리니 답이 나왔다.

가장 인기 있는 복지제도는 ‘열심히 일한 자, 떠나라’는 슬로건 하에 속초에 당사 보유 아파트 3채를 직원들에게 연중무휴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다. 또한 야간 근무를 마치신 분들의 귀가를 책임질 수 있는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무료 휴게실이나 건강검진 지원 등 복지에 신경 쓰고 있다.


Q. 평소 무료법률상담 지원, 자살예방한국협회에 기부금 전달 등 사회공헌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이유는?

개인파산 등으로 힘든 기사 분들이 절실하게 찾는 것이 바로 무료법률상담이다. 그분들이 개인 회생해서 다시 사회로 복귀하도록 돕는다. 자살예방 캠페인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3년 전 한강에서 자살을 시도하는 30대 가장을 설득해 집으로 돌려보낸 경험이 바탕이 됐다.


Q. 예비 창업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섣불리 창업을 하기보다는 현장에서 일을 배워 실전 경험을 쌓거나 회사를 다니면서 사회를 충분히 먼저 경험해볼 것을 권한다. 저는 어린 나이부터 직장생활을 한 후에 사업을 시작했는데 그때의 경험들이 훌륭한 밑거름이 됐다. 일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사업을 하고 싶은 분야나 길이 보다 뚜렷하게 보일 것이다. 바로 그 순간에 창업을 하는 것이 적기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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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앞으로의 사업 계획은?

현재 대리운전과 함께 퀵배달 서비스, 꽃 배달 사업, 인력 파견업 등을 함께 하고 있다. 하지만 기본 바탕은 늘 대리운전 사업이며 초심을 잃지 않고 회사를 더 키워서 상장도 하고 연 매출 수천억의 신화를 쓰는 것이 목표이다.

[YTN PLUS] 취재 공영주 기자, 사진 정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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