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앤피플] 엄마, 아빠의 진짜 '속마음'… "서로 다른 방향에서 육아 중심 잡으세요"

[피플앤피플] 엄마, 아빠의 진짜 '속마음'… "서로 다른 방향에서 육아 중심 잡으세요"

2016.06.22. 오후 1:4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피플앤피플] 엄마, 아빠의 진짜 '속마음'… "서로 다른 방향에서 육아 중심 잡으세요"
AD
[YTN PLUS & BOOK] 엄마, 아빠의 진짜 ‘속마음’, 현병수‧김희진 지음, 교학사, 2016

2030세대에겐 다양한 수식어가 따라 다닌다.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했다는 ‘3포 세대’를 넘어 내 집과 인간관계, 꿈까지 포기하는 ‘N포 세대’도 익숙해졌다.

이러한 배경에는 취업난과 만만치 않은 결혼 비용 등이 있다. 특히 내 집 마련이나 혼수, 육아비용 등 현실적인 문제가 가장 큰 요인의 하나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부부에게 있어 ‘아이’는 선물이며, 힘들게만 느껴지는 ‘육아’가 기쁨의 근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피플앤피플] 엄마, 아빠의 진짜 '속마음'… "서로 다른 방향에서 육아 중심 잡으세요"

"육아 예능 프로그램의 식을 줄 모르는 인기는 그만큼 현실 속 육아와 결혼생활이 힘들다는 반증이죠."

이 책은 ‘부부 일심동체’가 아닌 ‘동상이몽’ 육아기이다. 공동 저자인 개그맨 현병수 씨와 교사 김희진 씨는 같은 상황 속에서도 생각이 전혀 다른 남편과 아내의 속내를 각각 대변한다.

각 장은 ‘놀이, 교육, 오해, 돈’ 등 다양한 주제로 나뉜다. 특히 일상적인 갈등 사례 끝에 이어지는 ‘아빠의 속마음’, ‘엄마의 속마음’ 코너가 인상적이다.

예를 들면, 직장에서 퇴근한 남편은 집에 오면 육아에 지친 아내를 보며 다시 가사 분담에 나선다. 하지만 속으로는 자신이 돈 버는 기계로 전락해 ‘왕따’가 된 것 같은 집안 분위기 때문에 섭섭함을 느낀다.

반면 아내는 산고 끝에 아이를 낳았지만 힘든 일은 모두 자신이 떠맡는 느낌이다. 야근을 하면서 술까지 마시고 들어오는 남편을 보며 아내는 오히려 이 집의 ‘왕따’는 자신이라고 생각한다.

[피플앤피플] 엄마, 아빠의 진짜 '속마음'… "서로 다른 방향에서 육아 중심 잡으세요"

두 저자는 “아내는 남편과 대화를 시도하고, 남편은 가사를 적절히 분담해 육아를 맡는 일이 부부 갈등 해결의 첫걸음”이라고 조언한다.

한때 남녀의 차이를 설명한 책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가 화제였다. 결혼 전에는 많은 커플들이 서로에게 잘 보이기 위해 남녀의 다른 본성을 파악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정작 결혼을 한 후에는 육아, 시댁, 처가 등에 치여 배우자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우선순위에서 크게 밀려 버린다.

이 책에서는 서로에게 맞춰가는 노력과 인내, 지혜가 결혼 생활에 반드시 필요한 덕목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두 저자는 결혼을 통해 ‘얻는 것’과 ‘잃는 것’이 무엇인지를 현실적으로 파악하고, 소통을 바탕으로 서로의 진짜 속을 들여다 볼 것을 권한다.

[피플앤피플] 엄마, 아빠의 진짜 '속마음'… "서로 다른 방향에서 육아 중심 잡으세요"

다음은 공동 저자 현병수, 김희진 씨와 일문일답.

Q. 개그맨과 현직 교사인 두 분이 함께 책을 내게 된 계기는?

현병수 씨(이하 현): YTN사이언스의 한 프로그램에서 MC와 교육전문가로 처음 만나게 됐습니다. 당시 1살, 3살 두 아이의 아빠였던 저는 남편으로서 느끼는 육아의 고충과 살림에 지친 아내에 대한 고민을 김희진 씨한테 털어놓기 시작했습니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저는 남편으로서의 고충을, 김희진 씨는 아내로서의 고충을 토로하며 재미있는 언쟁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김희진 씨(이하 김): 저희의 이야기를 듣던 주변 사람들이 많이 공감을 하셨는데 무엇보다 “힐링이 된다”고 말해 주시는 분들 덕분에 육아 경험담과 전문가로서의 조언이 함께 담긴 이 책을 현병수 씨와 공동으로 쓰게 됐습니다.


Q. 같은 상황 속에서도 확연하게 다른 부부의 속마음을 공개한 것이 흥미롭습니다. 이 책을 읽은 서로의 배우자나 가족들의 반응은?

현: 처음에는 육아 관련 책을 쓴다고 하니 격려를 해주며 다들 기대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막상 책이 나오고 나니, 아내의 깐깐한 대질조사가 시작됐습니다. “내가 언제 이런 말을 했느냐”부터 시작해서 “어휴”하는 한숨과 함께 책을 읽으니 묘한 긴장감이 돌기도 했습니다.

[피플앤피플] 엄마, 아빠의 진짜 '속마음'… "서로 다른 방향에서 육아 중심 잡으세요"

Q. 다른 육아 서적과 차별화되는 점은?

김: 이 책은 교양서나 가이드북이 아닌 ‘현실적인 한 편의 드라마’입니다. 주변에서 “실감나서 더 재미있다“, ”코미디 연극을 본 것 같다“란 반응이 가장 많았습니다. 또 “나만 힘들었던 게 아니구나”, “내 남편 또는 내 아내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하며 고개를 끄덕여 주시는 분들이 있어 보람을 느낍니다.

딱딱하고 객관적인 정보 전달만을 목적으로 한 게 아니라, 읽고 나면 좌충우돌하는 가운데 서로가 더욱 믿고 견고해지는 ‘힐링 육아서’가 되길 바랐습니다.


Q. 책에서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김: 책에 ‘엄마는 왼쪽 핸들, 아빠는 오른쪽 핸들을 잡아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즉, 같은 방향이 아니라 오히려 각기 다른 방향에서 가정을 커버해야 진정한 ‘중용’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포인트로 잡았습니다.

현: “배우자는 당신을 괴롭히기 위한 적이 아니며, 그나 그녀 역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또 남편과 아내는 이 세상에 단 한 명밖에 없는 단짝이라는 사실을 떠올리며 늘 ‘소통’하시길 바랍니다.


Q. 이 책을 꼭 읽었으면 하는 독자는?

김: 지금 이 순간, 독박 육아에 지친 아기 엄마, 아내의 강력한 눈초리와 잔소리에 집안 어디에서도 쉴 곳이 없는 아빠에게 추천합니다. 또 “축하합니다, 임신입니다”하는 안내를 받고 들떠있는 신혼부부들도 미리 읽어두면 좋을 내용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피플앤피플] 엄마, 아빠의 진짜 '속마음'… "서로 다른 방향에서 육아 중심 잡으세요"

Q. 교육 전문가인 김희진 씨는 양육에 남다른 노하우가 있을 것 같습니다.

김: 특별한 비법이 있는 것은 아니고, 그저 지나간 일에 죄책감이나 열등감을 갖지 않으려고 합니다. 특히 저는 맞벌이를 하느라 아이를 일찍 어린이집에 맡겨서 안쓰러운 마음이 큽니다. 또 다른 엄마들처럼 많이 놀아주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 요리에 서툴러서 몸에 좋은 음식을 손수 해주지 못해서 생기는 미안함, 지저분한 집안을 보며 드는 죄책감 등을 우선적으로 떨쳐내려고 합니다.

이런 생각들이 엄마들을 가장 힘들게 하고, 육아에 더욱 자신 없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이미 지나간 일이고 모든 순간을 최선을 다해 살았다면 그것으로 된 것입니다.


Q. 아버지들에게 있어 ‘육아’란 멀고 험한 길일 텐데, 현병수 씨만의 육아관은 무엇인가요?

현: 제 육아관은 ‘모든 것을 물 흐르듯이 두자’ 입니다. 하늘이 내려주신 선물인 ‘아이’를 소유하는 게 아니라 언젠가는 다른 누군가에게 되돌려 준다는 마음으로 살아가려 합니다.

또 육아에 있어 ‘아이가 원하면 해주 돼, 아내가 원하지 않으면 그만두자’는 게 제 가치관입니다. 육아에는 정답이 없으므로 부부가 함께 공동의 육아관을 정립한 후 합의점을 찾아가는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YTN PLUS] 취재 공영주 기자, 사진 정원호 기자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