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 전남 학교 전광판...특정 업체 85% 독식, "몰아주기?"

'우후죽순' 전남 학교 전광판...특정 업체 85% 독식, "몰아주기?"

2023.11.30. 오전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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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비 온 뒤 쑥쑥 자라는 죽순처럼 전남 교육 현장 곳곳에 갑자기 전광판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그런데 특정 업체가 이 전광판 설치의 85%를 도맡아 특혜 의혹이 일고 있습니다.

결국, 전라남도의회는 '행정 사무조사' 카드까지 꺼내 들었습니다.

김범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전남 나주에 있는 중학교입니다.

시간과 날씨, 오존 농도 등을 알려주는 전광판이 작동하고 있습니다.

부근에 있는 초등학교입니다. 이 초등학교에는 보시는 것처럼 같은 전광판이 무려 2개씩이나 설치가 돼 있습니다.

전광판은 지역 교육청에도 있고 어떤 학교는 아예 밖에서 잘 보이지 않는 곳에도 붙어 있습니다.

문제는 광주에 있던 특정 업체가 지난 2021년 본사를 나주로 옮긴 뒤 전광판의 설치를 도맡다시피 했다는 겁니다.

실제로 전라남도의회가 확보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모두 237건 가운데 특정 업체가 85%인 182건, 52억 2천만 원어치를 설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형대 / 전라남도의원(진보당 장흥 제1선거구 : 조사를 받아야 될 사람들이 조사를 하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이고요. 그리고 정말 조사를 한다면 이번에 관계된 직원들은 해당 업무에서 배제를 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이것이 안 된 상태에서는 어떤 조사도 될 수도 없고 누가 말을 하겠습니까?]

본사 주소지에는 자그마한 사무실 한 칸만 있을 뿐이고 실제 공장은 여전히 광주에 있습니다.

전라남도교육청은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알아서 한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의혹이 확산하자 자체 조사에 들어가겠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전라남도의회에서는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길 수 없다며, 예산 낭비를 막고 정의로운 교육계를 만들기 위한 행정 사무조사까지 발의됐습니다.

[박형대 / 전라남도의원(진보당 장흥 제1선거구) : 행정 체계상으로는 물품 선정위원회라든지 계약 과정은 처리되고 있거든요.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되지는 않습니다. 즉 학교 현장에서 문제는 없는 것이고요. 학교 현장으로 이 사업이 들어오는 과정 첫 번째 단추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을 규명하는 것이 이번 조사의 중심 내용입니다.]

도교육청에서 지역 교육청으로 다시 일선 학교로 구매 권한이 넘어갔지만, 또다시 유착 의혹이 제기되면서 물품 비리 청산 노력이 공염불이 된 게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습니다.

YTN 김범환입니다.





YTN 김범환 (kimb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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