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 역사 교과서에서 빠지나?

제주 4.3, 역사 교과서에서 빠지나?

2022.11.27. 오전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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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교육부가 최근 행정 예고한 개정교육과정의 고등학교 한국사 과정에서 기존에 서술됐던 제주 4.3이 삭제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개정예고가 통과되면 제주 4.3은 교과서에서 반드시 다루지 않아도 되는 내용이 됩니다.

인권 교육이 후퇴하는 거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KCTV 제주방송 허은진 기잡니다.

[기자]
교육부는 지난 9일 2022 개정교육과정을 행정 예고했습니다.

하지만 고등학교 한국사 교육과정에 기존에 포함됐던 제주 4.3이 빠져 논란을 낳고 있습니다.

제주 4.3은 지난 2018년 교육과정 일부 개정을 통해 국가수준교육과정에 처음 포함됐습니다.

8.15 광복과 함께 통일 정부 수립을 위한 노력으로 명확하게 명시된 겁니다.

하지만 이번에 공시된 개정 예고본에는 제주 4.3이 빠졌습니다.

기존 교육과정에 명시됐던 '학습요소' 항목과 '성취기준 해설' 부분이 일괄 삭제되며 관련 내용이 함께 삭제됐습니다.

국가수준교육과정에 포함된 지 5년 만에 교과서에서 반드시 다뤄야 할 근거가 사라지게 된 겁니다.

[전진수 / 전교조 제주지부 4.3 통일위원장 : (제주 4.3이) 다시 빠지게 되면 그전으로 돌아가는 거죠. 성취기준에도 '자유민주주의에 기초한' 이런 말이 들어가고 그에 따른 해설이 빠져서 굉장히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며 곳곳에서 반발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특히 유족회는 이번 예고대로 교육과정이 개정되면 제주 4.3이 교과서에서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며 크게 우려하고 있습니다.

제주 4.3이 완전한 해결로 나아가는 상황에 교과의 자율성 강화를 명목으로 제주 4.3을 도외시하려고 한다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오임종 / 제주 4.3 희생자유족회장 : 참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생각합니다. 어렵게 기술한 교육과정까지 없애야겠다고 이렇게 나오는 상황에서 너무 아쉽고…. (제주 4·3을 삭제하면) 도민들과 4·3 유족들의 마음을 모아서 강력한 항의를 할까 합니다.]

이 같은 논란과 반발은 제주도교육청의 내년 예산안 심사 자리에서도 나왔습니다.

교육청이 4.3이 삭제된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며 질타하고 의견 제출 기간이 오는 29일까지로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대응을 서두를 것을 주문했습니다.

[인터뷰 : 고의숙 / 제주도의회 교육의원 : 의무적으로 아이들이 배울 수 있는 학습 요소 내용이 삭제됐다는 것은 자율적으로 하면 하고, 말면 마는 상황까지 간 겁니다. 이거는 4·3과 관련된 그동안의 제주도의 노력 또는 4·3을 전국화하고자 하는 노력 속에서 보면 상당한 (부정적) 변화다….]

대한민국의 역사로 당당히 자리 잡고 평화와 인권, 화해와 상생의 상징인 제주 4.3이 후퇴되는 건 아닌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KCTV뉴스 허은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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