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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량에서 전사한 왜군 거둔 우리 조상...'두 무덤' 학술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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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남 진도에는 임진왜란 당시 명량해전에서 죽은 왜군 무덤 여러 기가 남아 있습니다.

비록 우리를 짓밟은 적군이지만, 조상들은 '시체는 적이 아니다'라며 거두어 매장한 건데요.

이런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두 나라의 평화를 기원하는 국제 학술대회가 열렸습니다.

나현호 기자입니다.

[기자]
드넓은 간척지 위 언덕에 무덤 수십 기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정유재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대승을 거둔 명량해전에서 전사한 왜군들의 묘입니다.

묘가 모여 있는 곳의 지명은 '왜덕산'입니다.

숨진 왜군의 시신을 거두어 덕을 베풀었다는 뜻에서 유래했습니다.

격렬한 해전 뒤 진도 울돌목과 가까운 마을에는 수많은 왜군 시신이 떠내려왔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우리 백성을 죽이고 짓밟은 철천지원수였지만, 주민들은 아량을 베풀었습니다.

[이만진 / 전남 진도 내동마을 이장 : 시체가 떠오르면 아군, 적군을 가리지 않고 거두어서 묻어주는 게 특히 바닷가 사람들의 정서입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도 바로 마을 앞에 밀려온 시신들을 거두어준 거 같습니다.]

같은 시기 왜군은 침략 실적 보고를 위해 우리 조상의 코와 귀를 베어 가 무덤을 만들었습니다.

하나의 전쟁에 나타난 두 종류의 무덤,

이를 주제로 두 나라의 화해와 평화를 모색하는 국제 학술대회가 전남 진도에서 개최됐습니다.

[박주언 / 진도문화원장 : 국내 학자들이 알고 있는 견해, 또 일본 학자들이 알고 있는 여러 학술 정보를 교환해서 제대로 역사를 알고 또 그 역사를 통해서 새롭게 우리가 설정할 것이 무엇인지 다시 검토하고….]

이번 행사에는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도 참석했습니다.

두 나라 갈등이 깊어지는 만큼, 진도 주민들이 숨진 왜 수군에게 온정을 베풀었던 마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하토야마 유키오 / 일본 전 총리 : 한국과 일본 관계가 정치적으로는 순조롭다고 할 수 없는 지금 상황에서 이 멋지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통해서 양국 관계가 개선되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한일 관계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상황 속에서 이번 학술대회와 위령제가 변화의 초석이 될지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YTN 나현호입니다.



YTN 나현호 (nhh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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