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 열자 스마트폰 수십 대...고수익에 금융사기 가담

배낭 열자 스마트폰 수십 대...고수익에 금융사기 가담

2022.07.07. 오후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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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해외에서 국내에 있는 스마트폰에 접속해 전화금융사기를 벌인 일당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습니다.

'010'으로 시작하는 개인번호에는 피해자들이 응답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이용한 건데, 이들 조직으로부터 고수익을 약속받고 범행에 가담했다가 범죄자로 전락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차상은 기자입니다.

[기자]
길을 걷다가 경찰에 붙잡힌 한 남성.

배낭을 열어보니 전원이 켜져 있는 스마트폰 수십 개가 빼곡히 들어있습니다.

휴대전화가 고장 나 수리를 맡겼으니 연락한 번호로 대화하자는 문자메시지가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전화금융사기, 이른바 '보이스피싱'을 시도하던 조직원이 현행범으로 체포되는 모습입니다.

[전화금융사기 조직원 : 네이버 밴드를 보고 고수익 아르바이트라고 해서 시작했습니다.]

전화금융사기가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수법도 날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습니다.

해외에 거점을 둔 사기 조직은 구글이나 삼성 등에서 제공하는 스마트폰 연동 기능을 이용해 불특정 다수에게 금융사기 문자메시지를 뿌렸습니다.

이런 방법을 쓰면 010으로 시작하는 개인 번호가 발신번호로 뜨게 됩니다.

그동안 금융사기에 자주 쓰인 인터넷전화 번호보다 응답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이용한 겁니다.

원룸이나 고시원을 빌리기도 하지만, 배낭이나 여행용 가방에 발신용 스마트폰을 담아 다니며 경찰 추적을 피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고수익을 주겠다며 스마트폰을 관리할 국내 조직원을 끌어모았는데, 아버지와 중학생 아들이 함께 가담한 사례도 확인됐습니다.

[박무길 /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팀장 : 일주일에 휴대전화 1대를 관리하면 5만 원이라는 고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범행에 계속 빠져들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들 사기 조직에 속은 피해자는 확인된 것만 73명.

피해 금액은 30억 원이 넘습니다.

경찰은 국내 조직원 50명을 붙잡아 37명을 구속하고, 범행에 쓰인 스마트폰 천8백여 대를 압수했습니다.

YTN 차상은입니다.


YTN 차상은 (chas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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