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목사...피해자 중엔 유치원생도

[취재N팩트]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목사...피해자 중엔 유치원생도

2022.01.07. 오후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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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30대 여성이 오래 전 자기가 일하던 교회 목사로부터 성폭행 피해를 당했다고 폭로했습니다.

이 여성도 한때는 성직자가 되고 싶었다는데, 지금은 그 꿈을 포기한 채 매일 우울증과 싸우고 있습니다.

이 사건 취재한 기자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봅니다. 김민성 기자!

먼저 언제 어디서 벌어진 일인지, 사건 개요부터 들어보죠.

[기자]
네, 이 사건은 현재 30대 초반인 피해자가 20대 초중반에 겪은 일입니다.

전북 전주의 한 교회에서 발생했고요.

당시 피해자는 이 교회에서 교육전도사, 쉽게 말해 목사가 아닌 초급 성직자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피해자는 50대 전후였던 목사의 요구에 따라 교회에서 숙식하며 새벽예배에 참석했는데요.

그러다 첫 성폭행 피해를 당하게 된 겁니다.

당시 상황을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피해자 : 잠이 깊게 들었는데도 느낌이 이상한 거예요. 눈을 떠보니까 목사님이 성폭행을 끝내고 자기 옷을 주섬주섬 입고 있더라고요.]

[앵커]
김 기자가 방금 '첫 성폭행 피해'라고 했는데, 그 다음에도 비슷한 피해가 이어졌다는 건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후에도 부적절한 신체 접촉 등이 종종 있었다고 합니다.

'성폭행 피해를 당했다면 그 뒤 곧바로 교회를 그만두면 됐을 텐데.'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 같은데요.

이후에도 피해가 이어진 건 피해자가 교회를 놓지 못할 개인적인 사연이 있기 때문입니다.

피해자는 이 교회를 어려서부터 다녔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언젠가 성인이 되면 선교사로서 중국에서 선교활동을 하는 게 꿈이었다고 합니다.

그 꿈을 지키기 위해 어디 하소연할 데 없이 참아야만 했다는데요.

이 역시 피해자의 말로 직접 듣겠습니다.

[피해자 : 나를 선교사로 파송해주고 선교비로 나를 도와줄 수 있는 교회가 이 교회이기 때문에 말을 하지 않고 있을 수밖에 없는….]

[앵커]
그렇군요. 지금은 피해자가 교회를 그만둔 거로 아는데, 당시 상황과 관련이 있는 건가요?

[기자]
네, 맞습니다.

이후 다시 교회에 목사와 피해자 둘만 남게 된 날이 있었는데, 그때 다시 성폭행 시도가 있었다고 합니다.

완력으로 자신을 제압하려는 목사에게 피해자는 "문이 열려 있다"고 기지를 발휘해 그곳에서 벗어나려 했다는데요.

그런데 놀랍게도, 예상치 못한 일이 그 이후에 벌어졌다고 합니다.

당시 상황에 대한 피해자의 설명 듣겠습니다.

[피해자 : 목사님이 문을 잠그러 간 사이에 제가 바로 옷을 입고 다른 데로 몸을 피하는데 그때 사모가 들어온 거예요. 저는 너무 다행이다 생각했는데 갑자기 흉기를 가지고 와서 목사랑 부부싸움을 하기 시작하는 거예요.]

이후 피해자는 사모, 목사의 부인이죠.

사모의 요청에 따라, 그러니까 '후임자를 뽑을 때까지 6개월만 남아달라'는 목사 부인의 요청에 따라 조금 더 이 교회를 다녔다고 하는데요.

그러나 결국 이 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교회를 그만뒀습니다.

해외 선교사의 꿈도 그때 접었다고 합니다.

[앵커]
가해자로 지목된 목사 측 주장도 안 들어볼 수 없겠습니다.

[기자]
네, YTN은 반론을 듣기 위해 해당 목사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고, 문자메시지를 남겼습니다.

또 사건이 발생한 교회를 찾기도 했는데요.

사실상 취재를 거부 당했습니다.

부득이하지만, 반론 취재 사실을 밝히기 위해 통화 내용을 공개합니다.

들어보시죠.

[목사 : (다름이 아니라, 몇 가지 여쭤보려고 전화 드렸는데요.) : 아 저 통화할 힘이 없습니다. (아니요, 짧게 한두 가지만 여쭤보겠습니다.) 죄송합니다.]

다만 목사는 최근 피해자 가족들과 만난 자리에서 성폭행이 아닌 동의 하에 한 성관계라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피해자 측에서 녹음한 내용인데요, 역시 직접 듣겠습니다.

[목사 / 지난해 12월 19일 : 제가 이제 시인할게요. 그 가운데에서 성폭행이라기보다는 성관계를 맺었습니다. 자연스러운 관계였습니다.]

[앵커]
'자연스러운 관계' 라면서 피해자의 주장을 정면 부인한 셈이군요.

그런데 김 기자가 만난 피해자 말고도, 그 교회 신도 중에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들이 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귀엽다거나, 또는 기도를 해주겠다며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했다는 겁니다.

심지어 어떤 피해자는 유치원에 다니던 시절부터 목사가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일삼았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래서 슬슬 목사와 마주하는 상황을 피하다가 사춘기가 될 무렵 교회를 그만뒀다고 합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다른 피해자 1 : 팬티 밖이나 바지 밖으로 조금 만지거나 가슴 쪽 만지거나….]

이번에는 성인이 된 뒤 피해를 본 또 다른 피해자입니다.

기독교에서 몸을 어루만지거나 두드리며 기도하는 행위를 이른바 '안찰 기도'라고 하는데요.

이 피해자는 안찰 기도라고 하기에는 이해하기 힘든 방식이었다고 합니다.

입고 있던 옷은 물론 그 밑에 받쳐입은 옷 안 속으로 손을 넣었다는 주장입니다.

이 일 이후 교회를 곧바로 그만뒀다고 하는데, 전화 인터뷰한 내용 들어보겠습니다.

[다른 피해자 2 : 그 안까지 손을 넣어서 맨살을 만지는 거예요. 너무 당황스러워서….]

[앵커]
최초 제보한 피해자는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습니까? 사건 이후 꽤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요.

[기자]
네,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피해자는 여전히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치료받는 등 우울증 증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자기 자신을 위험한 상황으로 밀어 넣었다가 경찰관에 의해 구조된 일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관련된 약을 상시 소지한 채 다량 복용하고 있고요.

아픈 기억을 되도록 빨리 털어냈으면 좋겠는데요,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현재 피해자들은 서로 내용을 공유한 뒤 경찰에 목사를 고소할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전국부에서 YTN 김민성입니다.


YTN 김민성 (kimms070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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