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로 퍼진 '마약성 진통제'...10대 무더기 검거

학교로 퍼진 '마약성 진통제'...10대 무더기 검거

2021.05.21. 오후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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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0대들이 마약성 진통제를 불법 처방받아 투약한 혐의로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말기 암 환자들의 고통을 줄여주는 의료용 마약을 학교에서도 투약하고 다른 사람에게 팔기도 했습니다.

이번 사건 취재한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들어보겠습니다. 오태인 기자!

10대들이 수십 명이 마약성 진통제를 투약했다, 다소 충격적인 내용인데요, 어떤 사건인지 말해주시죠.

[기자]
네, 경남경찰청이 10대 42명을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붙잡았습니다.

이 가운데 19살 A 씨는 구속까지 됐는데요.

A 씨 등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4월까지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 패치를 처방받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펜타닐 패치는 마약성 진통제로 주로 말기 암 환자 등 고통이 큰 환자 몸에 붙여 쓰입니다.

하지만 19살 A 씨 등은 그저 환각 증상을 느끼려고, 이 약물을 직접 투약했습니다.

펜타닐 패치는 병원 처방전이 있어야 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거든요.

하지만 A 씨 등은 부산과 경남 지역 병원을 돌며 자신 또는 다른 사람 이름으로 처방전을 받아 약을 샀습니다.

이렇게 산 약을 서로 빌려주거나 10배 비싼 값에 판매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앵커]
결국, 불법 처방을 받아 펜타닐을 산 건데, 학교에서도 투약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번에 경찰에 붙잡힌 42명은 펜타닐 패치를 투약한 시점에서 보면 모두 미성년자였습니다.

당시 고등학생이 23명이고 아직 학교에 다니는 학생도 9명이나 됩니다.

학생들도 많다 보니 심지어 학교에서도 투약했는데요.

또 삼삼오오 몰려다니면서 공원과 상가 화장실 등에서도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경찰은 공원에서 "학생들이 마약을 한다"는 112신고가 수차례 접수되기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대검찰청 '2019 마약류범죄백서'에는 펜타닐은 모르핀보다 약 100배 강한 진통 효능을 가지고 있고 의료 외 사용은 건강에 치명적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강력한 중독 현상으로 검거된 10대 가운데 일부는 경찰 수사를 받으면서도 투약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일부는 마약 중독 치료까지 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요즘은 인터넷과 SNS 등에서 마약에 대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고 어렵지 않게 살 수도 있습니다.

그런 만큼 교육 현장에서도 더욱 현실적인 교육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10대들의 일탈도 문제지만 어떻게 마약성 진통제를 어떻게 처방받을 수 있었는지 쉽게 이해가 되질 않는데요?

[기자]
앞서 잠깐 말씀드렸지만, 기본적으로 자신 이름으로 병원에서 처방을 받았습니다.

병원을 찾아 허리가 아프다는 등 핑계를 대며 펜타닐 패치를 콕 집어 처방해 달라고 했습니다.

또 병원 진료를 받을 때 주민등록번호까지는 쓰지만, 신분증 확인 같은 본인 확인을 안 하는 점을 노리고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번호를 쓰기도 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과거 처방전 사진을 내밀며 예전에도 처방받았다며 의사를 속이기도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과거 병력과 투약 여부 같은 개인정보를 다른 병원에서 확인하지 않는다는 점을 노렸습니다.

이런 방법으로 A 씨 등이 병원 곳곳을 돌며 펜타닐 패치를 쉽게 처방받았습니다.

이번에 검거된 1명은 이런 식으로 모두 12차례나 의료용 마약을 타냈습니다.

10대에게 속아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해준 병원의 허술한 관리 시스템도 문제입니다.

식약처는 '펜타닐 패치' 의사용 안전사용 안내서를 만들어 안내하고 있습니다.

안내서에는 18세 미만 소아와 청소년에게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적혀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의사는 미성년자에게 펜타닐 패치를 처방해준 것은 도의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에 검거된 10대들은 호기심에서 마약성 진통제 투약했지만, 환각과 금단 현상에 빠져 계속 범행을 이어갔습니다.

마약성 의약품을 처방받을 때 의무적으로 본인 확인과 과거 마약류 투약 여부를 조회하는 제도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앵커]
지금까지 사건 취재한 오태인 기자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오 기자 수고했습니다.

오태인[otaei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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