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양호 넘은 ASF 바이러스'...광역울타리 무용지물

'소양호 넘은 ASF 바이러스'...광역울타리 무용지물

2020.12.07. 오전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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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치사율 100%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 위해 광역 울타리 설치
강원·경기 접경지 240km 구간 설치…곳곳 빈틈
경기 가평 광역 울타리 밖에서 멧돼지 ASF 감염
강원 인제 소양호 남쪽서도 ASF 감염 멧돼지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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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ASF,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지 일 년이 넘게 지났지만, 야생 멧돼지 감염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바이러스가 조금씩 남쪽으로 내려오고 있는데, 멧돼지 이동을 막기 위한 광역 울타리가 사실상 제구실을 못 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홍성욱 기자입니다.

[기자]
강원도 춘천과 화천, 철원을 잇는 56호선 국도.

야생 멧돼지를 막기 위한 이른바 광역 울타리가 설치됐습니다.

하지만 민가 인접 도로에 출입문을 만들어 열어놓거나, 아예 비워둔 곳도 있습니다.

편의를 위해서인데, 곳곳이 빈틈입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 방지를 위해 멧돼지가 넘어오지 못하도록 설치한 울타리입니다.

입산을 금지한다는 안내문도 걸려있는데, 어찌 된 일인지 이렇게 뚝 끊겼습니다.

사유지라 땅 주인이 거부해 설치를 못 했는데, 멧돼지가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통로나 마찬가지입니다.

[울타리 설치 마을 주민 : (멧돼지를) 막지 못해요. 저만 그런 게 아니라 산에 있는 사람들은 다 알아요. 그리고 (울타리) 문 열어 놓고 있잖아요. 얼마든지 다니지. 토끼, 고라니만 못 다니지.]

울타리 무용론 속에 아프리카 돼지 열병은 점점 남쪽으로 퍼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28일 경기도 가평에 포획된 멧돼지 4마리에서 ASF 바이러스가 확인됐는데, 광역 울타리 밖이었습니다.

앞서 지난달 25일에는 강원 영서 지역을 남과 북으로 양분하는 소양호 남쪽에서 ASF에 감염된 멧돼지 사체가 발견됐습니다.

제 뒤로 보이는 호수가 소양호입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폭이 400m가 넘는 소양호를 넘어 밑으로 내려온 겁니다.

기존 발생 지점에서 수십km 남쪽으로 내려왔고, 호수까지 뛰어넘은 상황.

강원과 경기 접경지역 240km에 100억 넘는 돈을 들여 울타리를 설치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강원도 관계자 : 멧돼지를 울타리로 꼼짝 못 하게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되지도 않고, 환경부도 그렇게 생각하고 시작했을 거예요. 자기네가 울타리 쳤다고 다 막는다는 건 말도 안 되죠. 지연 정도에요 지연 정도.]

ASF 바이러스가 멧돼지를 통해 남쪽으로 내려오면 다시 그 밑으로 추가 울타리를 설치하는 땜질 처방만 반복하는 상황.

곳곳이 뚫린 울타리를 넘어 바이러스가 번지는 건 시간 문제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YTN 홍성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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