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인처럼, 물건처럼 대했어요"...학교 이사장 갑질 폭로

"하인처럼, 물건처럼 대했어요"...학교 이사장 갑질 폭로

2020.11.11. 오후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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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부 사립 학교에서 빚어지는 재단 이사장의 갑질 문제, 어제오늘의 일은 아닌데요.

대전의 한 사립 고등학교 직원이 이사장의 폭언과 폭행을 더 참지 못하겠다며 갑질 상황을 녹음한 파일을 공개했습니다.

학생들이 들을까 무섭습니다.

이문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대전 모 사립 고등학교 직원 A 씨는 수년 동안 재단 이사장에게 갑질을 당했다고 폭로했습니다.

직원이 건넨 녹음 파일에는 일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고함치는 소리가 가득했습니다.

"아, 왜 이런 대가리가 안 돌아 왜, 내가 그렇게 설명해도!"

"밥을 떠먹여야 처먹고 앉았나, ○○. 너 인마, 작업일지 쓰려면 제대로 써 이 ○○야!

막말 호칭은 기본.

억지로 살을 뺄 것을 강요하고, 사적인 부분을 비하하는 말도 서슴지 않습니다.

"10월 말일까지 몇 킬로그램 뺄 거야?

너, 담배 펴 안 펴? 어? (피웁니다.) 내 앞에 나타나지 마, 이 ○○야!"

[A 씨 / 갑질 신고자 : 하인처럼 생각하는 것 같아요. 진짜 물건처럼, 하인처럼 생각해서 그렇게 쉽게….]

현장에 함께 있던 교장에게도 폭언이 향합니다.

"당신이 그따위니까 내가 연혁 그렇게 쓰라고 그래도 연혁은 하나도 안 하고…. 거기에 나온 소식지에도 연혁을 써야 할 것 아니야, 이 자식아!"

A 씨는 이사장 명령에 못 이겨 언제든 자진 사직하겠다는 '백지 사직서'도 작성했다고 말했습니다.

뺨을 맞는 등 여러 번 폭행도 당해, 심한 스트레스로 피부병이 악화하고 잘못된 생각까지 한 적 있다고 고백했습니다.

[A 씨 / 갑질 신고자 : 잠이 안 오고 괴롭고 어려워서 정신과 상담도 받은 적이 있고요.]

견디다 못해 A 씨는 이사장 횡포를 조사해달라며 교육청에 갑질 신고를 했고, 경찰에도 폭행 혐의로 고소장을 냈습니다.

학교 측은 갑질 신고를 한 직원에 대해 사직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해당 이사장은 A 씨에게 폭언이나 폭행을 한 적이 없고 인생 선배로서 조언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정식 인터뷰는 거절했지만, 녹음 파일 속에 등장한 목소리는 본인이 맞다고 직접 확인했습니다.

YTN 이문석[mslee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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