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6번째 확진자 병원 갔지만..."검사 대상 아냐"

단독 16번째 확진자 병원 갔지만..."검사 대상 아냐"

2020.02.05. 오전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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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번 환자 ’태국 방문’ 이유 신종 코로나 검사 제외
내원 첫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검사 안 받아"
내원 일주일 뒤 확진 판정…’안이한 대처’ 도마 위에
16번 환자 슈퍼 전파자 우려…가짜 뉴스도 난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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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 광주에서 16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환자가 발생했는데요, 애초 지난달 27일 전남대학교 병원에서 X-ray와 혈액검사에서 정상으로 나온 뒤 일주일 만에 확진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검사는 아예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내용을 취재한 기자 연결해보겠습니다. 김범환 기자!

이렇게 되면 얘기가 전혀 달라지는데요, 확진 환자가 처음 병원에 갔을 때 코로나 검사를 받지 않았다면서요?

[기자]
쉽게 말하면 음성에서 양성으로 바뀐 게 아니라 단 한 번의 검사에서 확진됐다는 겁니다.

16번 환자가 발열과 오한 증상을 보인 것은 지난달 25일, 설날입니다.

이틀 뒤 설 연휴 마지막 날, 딸이 입원해 있는 병원을 찾아갔는데요, 폐렴보다는 정형외과 전문 중형병원입니다.

이때 이미 체온이 38.9도까지 올라갔기 때문입니다.

정상 체온이 36.5도이니까 너무 높았던 것이죠.

이때 병원 측에서는 질병관리본부와 광주 광산구보건소에 "신종 코로나 검사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문의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보건소에서는 중국을 방문한 적이 없고 태국을 다녀왔기 때문에 검사 대상이 아니라고 답변했습니다.

환자는 이어 이곳 전남대학교 병원을 찾았습니다.

전남대 병원에서는 X선 촬영을 하고 혈액검사를 받았는데 정상으로 나왔습니다.

대신 폐렴약을 처방받았습니다.

그런데 전남대 병원에서 한 검사는 일반 폐 질환 검사였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검사가 결코 아니었습니다.

태국을 다녀왔다는 이유로 검사 대상에서 아예 제외돼 검사를 의뢰할 생각조차 하지 않은 겁니다.

하지만 상태가 나빠지자 뒤늦게 실시간 유전자 증폭 검사로 확진 판정을 받게 됐습니다.

중형 병원을 찾은 지 일주일 뒤였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검사는 전국의 시,도 보건환경연구원에서만 할 수 있습니다.

보건당국은 관련 지침을 따랐다고 하지만, 더 적극적인 대처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적어도 일주일 전에, 더 빨리 발견할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검사 대상을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 동남아시아 국가 방문객으로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앵커]
16번 환자는 지난달 19일 귀국했으니까 사실상 보름 정도 무방비로 노출된 셈인데요, 접촉자 조사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습니까?

[기자]
어제 오후부터 질병관리본부에서 본격적인 역학 조사에 나섰습니다.

중앙역학조사반에서 조사관 7명이 내려왔는데요, 일단 16번 환자가 치료받은 중형 병원은 임시 폐쇄됐습니다.

의료 인력만 50여 명에, 환자도 80여 명이 입원해 있었는데요.

16번 환자가 자칫 '슈퍼 전파자'가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조사반은 나머지 이동 경로를 따라 접촉자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19일 입국 뒤 보름 정도 무방비로 노출됐기 때문에 조사가 길게는 이틀 정도가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16번 환자를 둘러싸고 가짜 뉴스도 난무하고 있습니다.

환자가 무슨 대형 쇼핑몰에서 근무했다는 등이었는데요, 해당 업체에서는 16번 환자가 근무하지 않았다고 공식적으로 부인했습니다.

16번 환자의 개인 정보가 유출되기도 했는데요, 경찰은 담당 공무원들의 휴대전화를 확보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습니다.

지역 사회 감염 우려가 없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개인위생에 더 신경 쓰면서 시민 모두가 감염을 줄이는 데 힘써야겠습니다.

지금까지 16번 환자가 입원해 있는 전남대학교 병원에서 YTN 김범환[kimbh@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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