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도난 현장 CCTV도 있는데..." 노인 돌고 돌게 한 경찰들

단독 "도난 현장 CCTV도 있는데..." 노인 돌고 돌게 한 경찰들

2019.12.04. 오전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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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 설치해 누군가 침입하는 영상 확보
경찰서 찾아갔지만 사건 접수 못 하고 돌아와
112에 신고하거나 인근 지구대 찾아가라고 전화
지구대에서는 다시 A 경찰을 찾아가라고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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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전에서 도난 피해를 본 70대 여성이 범행 장면이 찍힌 CCTV 화면을 확보해 도둑을 잡아달라며 경찰서를 찾아갔습니다.

하지만 경찰들은 빨리 사건을 접수해 조사할 생각은 안 하고, 피해자를 지구대로, 다시 경찰서로 보내며 시간만 끌었습니다.

경찰이 어떤 변명을 했는지 궁금합니다.

이상곤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70대 고 모 씨는 1년 전 물품 보관 창고에서 도난 피해를 봤습니다.

경찰 수사까지 진행됐지만, 범인을 찾지 못하고 사건은 종결됐습니다.

고 씨는 이후에도 물건이 계속 없어지자 지난 10월 CCTV를 설치했습니다.

그리고 한 달 만에 누군가 창고에 침입하는 영상을 확보했습니다.

이제야 상습 절도범을 잡을 수 있다는 생각에 한걸음에 경찰서를 찾아갔는데, 사건을 접수도 못 하고 돌아왔습니다.

당직 형사가 1년 전 조사를 담당했던 A 경찰이 사건을 맡아야 한다며 고 씨를 그냥 돌려보냈습니다.

하지만 이튿날 A 경찰은 자기가 조사할 사안이 아니라면서 112에 신고하거나 인근 지구대를 찾아가라고 전화했습니다.

고 씨는 경찰 안내에 따라 인근 지구대를 찾았지만, 이곳에서도 사건 접수를 하지 못했습니다.

지구대 경찰이 1년 전 사건을 조회해 보더니 어처구니없게 고 씨에게 다시 A 경찰을 찾아가라고 안내했습니다.

도둑 모습이 담긴 화면을 확보해 직접 경찰서를 찾아간 노인을, 경찰들은 사건 접수는 안 해주고 이리 돌리고 저리 돌린 겁니다.

[고 모 씨 / 도난 피해 민원인 : (좀 더) 빠르게…. 증거도 있으니까 명확하게 조사를 받고 싶었는데…. 떠넘기기 식으로 아예 나 몰라라 식 아니겠습니까? 원한이 깊고 사지가 떨립니다.]

대전중부경찰서는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A 경찰이 재수사 요청이 아닌 별개 사건으로 생각해서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피해자를 만나 해당 사건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고 씨가 사건 접수를 해달라고 경찰서를 찾아간 지 2주 만입니다.

YTN 이상곤[sklee1@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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