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오염물질 원인 알고도 은폐했나?

현대제철 오염물질 원인 알고도 은폐했나?

2019.09.10. 오후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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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기오염물질을 가장 많이 배출한 업체로 불명예를 안은 현대제철에서 오염물질 배출량이 계속 증가한 이유는 저감장치 고장이 잇따랐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관리 감독 기관인 충청남도가 2년 전 이 같은 사실은 알리지 않은 채 회사가 자발적 감축에 나섰다며 협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는데,

시민사회단체가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상곤 기자입니다.

[기자]
현대제철은 2년 전 충청남도와 당진시 등과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이겠다는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4천6백억 원을 투자해 5년 뒤에는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전년보다 40% 줄이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당시 대기오염물질 증가 원인으로 언급된 건 설비 증설.

그러나 충청남도는 현대제철로부터 오염물질 저감장치가 화재 등으로 고장 나 정상 작동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미 수차례 보고받은 상태였습니다.

대기오염물질 증가 원인이 설비 고장과 연관됐음에도 이 내용은 전혀 알리지 않은 겁니다.

시민사회단체는 당시 협약에 관여한 공무원들의 실명이 담긴 문건을 공개하고 충청남도에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습니다.

[유종준 / 현대제철 대기오염 당진시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 : 고장 난 사실을 충청남도가 알고 있었단 말이에요. 자발적 감축 협약을 하면서 한 번도 이야기한 적이 없어요. 마치 새로운 선진적인 환경 설비를 도입하는 것처럼 이야기했거든요. 이것은 도민을 기만한 것이고 기업을 비호 한 거죠.]

충청남도는 당시 협약이 오해의 소지가 있었음을 인정하면서도 담당자 징계는 적절치 않다고 밝혔습니다.

협약을 통해 현대제철이 사업비를 확보할 수 있도록 명분을 만들어준 것일 뿐 대기오염물질 배출 원인을 숨기려고 한 의도는 아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구기선 / 충청남도 환경보전과장 : 배출량 감축 등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서는 실행력이나 이행력 확보 차원에서 자발적 감축 협약이 필요했던 것으로 판단해서 추진한 사항이고….]

현대제철은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개선된 시설에서 대기오염물질이 50% 이상 감축된 효과만 내세우고 있습니다.

시민단체는 앞으로 주민 감사나 감사원 감사를 청구할 계획으로 현대제철의 대기오염물질을 둘러싼 갈등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YTN 이상곤[sklee1@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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