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보조금 환수가 뭐죠?"...4년 동안 '0원'

"전기차 보조금 환수가 뭐죠?"...4년 동안 '0원'

2019.06.20. 오전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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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기차 보급을 늘리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는 차를 살 때 각각 보조금을 주고 있습니다.

2년 안에 폐차하면 보조금을 돌려주는 조건입니다.

그런데 YTN이 조사해보니,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보조금 반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이 제도 자체를 모르는 곳도 있었습니다.

이윤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대구에서 사는 백경하 씨.

백 씨는 지난해 11월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보조금 천800만 원을 받고 전기차를 샀습니다.

하지만 교통사고가 나는 바람에 넉 달 만에 폐차했습니다.

백 씨가 보조금을 반납하려고 대구시에 문의하자 이상한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백경하 / 대구 율하동 : 세금을 지원받고 (전기차를) 샀기 때문에 받은 세금을 다시 돌려주려고 대구시에 요청했는데 대구시에서는 세금 받기를 거부하는 거예요. 그런 사례가 없다는 이유로…. 그리고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계속 미뤄지고 있는 겁니다.]

보조금을 받고 전기차를 산 뒤 의무 운행 기간인 2년 안에 폐차하면 환수율에 따라 보조금 일부를 반납해야 합니다.

하지만 대구시는 규정이 없고, 폐차한 전기차가 적다는 이유로 돌려받아야 할 나랏돈을 내버려 두고 있는 겁니다.

[이창석 / 대구시 미래차운영팀장 : 그동안에는 (폐차) 물량이 적었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교통사고로 인한 폐차가 발생해서…. 준비해서 하반기에 곧 환수하려고 합니다.]

지난 2016년 전기차 보조금 사업을 시작한 대구시는 지난해까지 전기차 7천여 대에 천200억여 원을 지원했습니다.

올해에도 830억 원을 쓸 예정이지만, 아직 돌려받은 세금은 한 푼도 없습니다.

대구시는 YTN 취재가 시작되자 부랴부랴 고지서를 발급하는 등 세금을 돌려받겠다고 알려왔습니다.

지원금 퍼주기에만 급급해 관리나 환수는 뒷전으로 미루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습니다.

YTN 이윤재[lyj1025@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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