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cm 깊이 물에서 왜? 호텔 수영장 안전 관리 '논란'

70cm 깊이 물에서 왜? 호텔 수영장 안전 관리 '논란'

2019.02.19. 오후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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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가 70cm 깊이 수영장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습니다.

물속으로 들어간 지 12분 만에 수영장 이용객에게 발견됐는데요.

안전요원이 제대로 근무했는지, 안전 관련 시설은 문제가 없었는지 경찰이 조사하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김종호 기자!

우선 사건 개요부터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호텔 수영장에서 벌어진 일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부산 해운대구에 있는 호텔 수영장에서 휴일인 지난 17일 오후 5시쯤 사고가 났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인 이 모 군이 의식을 잃고 물속에 잠겨 있는 것을 수영장 이용객이 발견한 건데요.

이용객은 이 군을 물 위로 올린 뒤 안전요원을 불렀고 응급처치를 한 뒤 병원으로 옮겼지만, 이 군은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CCTV를 보면 이 군은 물속으로 들어간 지 12분 만에 구조됐는데요.

이 군을 발견한 이용객은 처음에는 이 군이 물속에서 숨을 참고 있는 거로 보였는데 한참 지나 같은 장소로 돌아와 보니 그대로 있어서 구조했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앞서 말했지만, 수영장 깊이가 70cm밖에 안 되는데 초등학생이 물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습니다.

무슨 이유였는지 확인이 됐습니까?

[기자]
이 군이 있던 수영장은 유아용으로 키의 절반 정도 되는 깊이입니다.

그런데 발견된 장소에 문제가 있습니다.

발견 당시 물 위로 올라가는 계단에 이 군 왼팔이 끼어 있었는데요.

이 수영장에서 물 위로 올라가는 계단은 수영장 벽면에서 안쪽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사각형으로 더 들어간 공간에 설치한 금속 파이프 두 개가 계단 역할을 하는 구조입니다.

바닥면과 파이프, 파이프와 파이프 사이 높이는 15cm로 공간은 충분한 편입니다.

하지만 파이프에서 벽면까지 거리는 6cm에 불과합니다.

경찰 관계자는 6cm 공간이면 팔이 끼어도 빠져나올 수 있었겠지만, 이 군이 당황해서 빠져나오지 못한 거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건 추측이기 때문에 경찰은 다른 원인이 있는지도 살피고 있습니다.

또, 이 군 팔이 낀 계단이 설계상 문제가 없었는지도 알아보고 있습니다.

[앵커]
초등학생이 물에 빠져서 나오지 못했다면 수영장 안전요원이 조치해야 했는데 당시 안전요원이 왜 빨리 알아채지 못했습니까?

[기자]
안전요원은 이용객이 소리쳐서 알리기 전까지 사고를 알지 못했습니다.

수영장 위 구름다리에서 살피고 있었는데 이 군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당시 수영장에는 안전요원 역할을 함께 하는 수영 강사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강습 중이어서 사실상 한 명이 안전을 책임지고 있었습니다.

상업용 수영장에는 안전요원이 2명 배치돼야 하고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는 감시탑이 있어야 한다고 법에 규정돼 있습니다.

경찰은 구름다리가 감시탑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수영 강사가 안전요원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등을 살피고 있습니다.

[앵커]
의식을 잃은 이 모 군 상태도 궁금합니다.

지금은 어떻습니까?

[기자]
여전히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병원으로 옮겨졌을 때 이미 폐에 물이 찼을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습니다.

가족들은 사람이 많은 수영장에서 누군가가 일찍 이 군을 발견했다면 상태가 나쁘지 않았을 거라며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어린아이들은 종종 어른보다 월등한 회복력을 보여 병상을 털고 일어나는 경우도 있는데요.

가족들은 이 군이 기적처럼 병상에서 일어나길 간절하게 기원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부산에서 YTN 김종호[ho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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