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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N팩트] ‘스리랑카 의인' 이유있는 영주권 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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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 2018-12-18 13:23
앵커

불길 속에서 90대 할머니를 구조한 스리랑카 출신 이주 노동자에게 정부가 영주 자격을 부여했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한 공로를 인정해 영주권이 주어진 첫 사례입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허성준 기자!

스리랑카 의인이 오늘 영주증을 받았다고요?

기자

네, 오늘 오전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서 영주증 수여식이 열렸습니다.

주인공은 스리랑카인 39살 카타빌라 니말 씨인데요.

영주 자격을 받은 니말 씨는 감격해 하며 '한국 사람들을 사랑한다'고 소감을 말했습니다.

수여식에는 니말 씨가 구조한 할머니의 가족과 마을 사람들이 찾아와 기쁨을 함께 나눴습니다.

앞서 지난 13일 법무부는 '외국인 인권보호 및 권익증진협의회'를 열어 니말 씨에게 영주권을 주기로 결정했습니다.

참석 위원 전원의 만장일치 의견이었는데요.

니말 씨가 형사 범죄에 연루된 적이 없고, 정부로부터 공식적으로 의상자로 지정된 점 등이 고려됐습니다.

앵커

이렇게 영주권을 받는 사례가 처음이라고 하는 데 어떤 일이 있었던 건가요?

기자

네, 지난해 2월이었습니다.

경북 군위군의 한 주택에서 큰불이 났습니다.

거동이 불편한 90대 할머니가 불길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었는데요.

불길이 너무 거세 주변 사람들이 구조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때 근처 과수원에서 일하던 니말 씨가 불 속으로 뛰어들어 할머니를 구한 겁니다.

니말 씨는 '스리랑카에 있는 노모 생각에 집 안에 갇힌 할머니를 외면할 수 없었다'고 밝혔는데요.

한국행 비행기를 탄 것도 건강이 좋지 않은 부모님의 치료비를 벌기 위해서였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안전장비 없이 맨몸으로 불 속으로 뛰어든 대가는 컸습니다.

얼굴과 목에 2도 화상을 입었고, 유독가스에 기도와 폐가 손상돼 한 달간 입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2년이 다 되어 가지만 아직도 폐가 제 기능을 되찾지 못했습니다.

앵커

당시 니말 씨는 불법 체류 중이었지요?

기자

네, 니말 씨는 지난 2011년 비전문취업 자격으로 우리나라에 왔습니다.

2016년 체류 기간이 만료됐지만, 출국하지 않고 군위의 과수원에서 일했습니다.

불법체류 신분인 것이 드러나면 범칙금이 부과되고 강제추방되는 등 불이익이 상당한데요.

그런 상황을 감수하고 불길로 뛰어든 겁니다.

이에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6월 니말 씨를 9급 의상자로 공식 인정했고, 치료를 계속 받을 수 있도록 임시비자를 발급했습니다.

하지만 니말 씨가 우리나라에서 정상적으로 생활하기는 어려웠습니다.

'불법체류' 신분은 면했지만, 취업할 수 없는 데다 의료보험 혜택도 받지 못하는 겁니다.

이 때문에 니말 씨에 대한 영주 자격 부여가 추진됐습니다.

앵커

니말 씨는 이제 우리나라에서 자유롭게 머무를 수 있게 된 거죠?

기자

네, 니말 씨는 앞으로 우리나라에 머물며 일할 수 있게 됐습니다.

비자를 연장할 필요가 없고, 취업하는 데 제한도 없습니다.

사실상 우리나라 국적을 취득한 것과 비슷한 혜택을 받는 겁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은 언제 쫓겨날지 모르는 처지입니다.

지난주 서울에서는 이주노동자들이 모여 시위를 벌였는데요.

이들은 이주노동자 150만 시대에도 노동 현장의 차별과 착취가 여전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또 모든 권한을 사업주가 갖고 있어 폭행이나 임금 체불이 있어도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고, 참다못해 사업장을 나가면 불법 체류 신분으로 전락한다고 토로했습니다.

지난 8월에는 단속을 피해 달아나던 미얀마 출신 노동자가 공사장에서 추락해 숨지는 등 사상 사고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오늘은 '세계 이주민의 날'인데요.

니말 씨의 사례를 통해 이주노동자에 대한 차별과 편견이 해소되고, 이들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제도 마련을 기대해봅니다.

지금까지 대구에서 YTN 허성준[hsjk23@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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