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민정협의회 제안에 '현대차 반발'...광주형 일자리 '안개'

노사민정협의회 제안에 '현대차 반발'...광주형 일자리 '안개'

2018.12.05. 오후 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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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임금을 절반으로 줄이고 일자리는 배로 늘리는 '광주형 일자리사업'이 또다시 좌초될 위기입니다.

광주시와 현대차가 도출한 잠정 합의안을 오늘 광주 노사민정협의회가 일부 수정하는 조건으로 의결했는데

현대차는 이 노사민정협의회가 제안한 내용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거부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나현호 기자!

어제저녁만 해도 광주형 일자리 타결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보도가 쏟아졌는데요.

하루 만에 분위기가 싹 바뀌었군요.

[기자]
네,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종일 요동쳤습니다.

오늘 광주 노사민정협의회가 열렸는데요.

광주시와 현대차가 합의한 내용을 일부 수정해서 의결했습니다.

노동계가 '독소조항'이라며 반발하는 항목을 삭제하거나 고치는 조건으로 의결한 겁니다.

광주시가 이 안을 현대차에 다시 제안했는데요.

"투자 타당성 측면에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현대차는 '협상 전권을 위임받았다'는 광주시가 현대차에 약속한 안을 노사민정협의회를 통해 바꾸는 등 혼선을 초래하고 있는 점에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불만은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광주시가 제안한 이른바 '독소조항' 수정안이 현대차가 애초에 제안한 것이라고 주장한 것도 사실을 왜곡한 거라고 했습니다.

또 수없이 입장을 번복한 절차상의 과정에 대해서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에 대해 광주시도 수많은 쟁점이 합의됐지만, 유일하게 남은 '상생협의회 결정사항의 유효기간' 문제로 타결이 무산된 게 안타깝다고 밝혔습니다.

일단 애초에 내일로 예정됐던 광주시와 현대차의 투자협약 조인식은 물 건너간 셈입니다.

[앵커]
협상 과정도 순탄치 않았을 것 같습니다.

어디서부터 실타래가 꼬인 겁니까?

[기자]
광주시는 현대차와 노동계를 각각 20차례 넘게 만나 접촉했습니다.

하지만 협상이 난항을 겪었는데, 광주시가 협상 전권을 받으면서 상황이 나아졌습니다.

결국, 광주시와 현대차 사이에 잠정 합의안이 나오면서 광주형 일자리가 사실상 타결됐다는 기사까지 쏟아져 나왔습니다.

과정이 순조롭다면 이르면 내일 현대차와의 투자협약 조인식도 열릴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어제저녁부터 이상 기류가 감지되기 시작했습니다.

잠정 합의문을 본 노동계가 반발하고 나선 겁니다.

노동계는 현대차와의 협정서 중 하나인 '노사 상생발전 협정서'에 '독소조항'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자동차 35만 대를 누적 생산할 때까지 단체 협상을 못 하도록 악용할 소지가 있다고 봤습니다.

오늘 아침에 열린 노사민정협의회에도 노동계는 불참해 시작 10분도 안 돼 파행됐습니다.

결국, 설득 끝에 노동계는 회의에 돌아왔고 '독소조항'을 삭제하거나 수정하는 조건으로 노사민정협의회 의결이 이뤄졌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반대로 현대자동차에서 노사민정협의회의 제안이 문제가 있다고 제안을 거부해버렸습니다.

협상 타결이 무산됐지만, 아직 길은 열려 있습니다.

광주시는 "앞으로 시간을 갖고 다시 광주형 일자리 성공을 위해 혼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광주에서 전해드렸습니다.

나현호 [nhh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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