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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피라니아 등 아마존 열대 어종이 강원도에서 발견돼 퇴치 작업을 벌였습니다.
환경 당국이 서둘러 저수지 물을 모두 빼버리기까지 했는데요.
가장 큰 이유는 한 번 유입된 외래종이 토종 생태계를 파괴하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 생태계에 이미 깊숙하게 들어온 각종 외래종.
얼마나 늘었는지 이젠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지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때아닌 피라니아 발견 이후 한바탕 소동이 빚어진 강원도 저수지.
3천 톤 저수지 물을 모두 빼고서야 끝이 났습니다.
피라니아 몇 마리를 잡기 위해 물을 빼는 극약 처방을 한 이유.
위험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외래종이 토종 생태계를 파괴한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외래종은 우리 생태계에 과연 얼마나 침투했을까?
민간인 통제선 안쪽에 위치해 어업 활동을 할 수 없는 강원도 철원 토교저수지.
70년대 초 배스와 블루길 같은 외래종이 처음 방류된 곳입니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이곳에서 재작년 대대적인 어류 조사가 있었습니다.
토교저수지에서 건져 올린 민물고기입니다.
모래무지나 누치 같은 토속 어종도 있지만 대부분 블루길 같은 외래 어종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최근 연구진과 잠수팀이 이곳을 다시 찾았습니다.
금세 어른 팔뚝만 한 크기의 배스가 작살에 잡힙니다.
호수 속 모습도 마찬가지.
다행히 외래어종을 막기 위해 연구팀이 투입한 쏘가리 모습도 보입니다.
하지만 퇴치 작업을 시작한 지 수년이 지나도 여전히 배스나 블루길이 상당수입니다.
[박영호, 한국 잠수협회 가평지부]
(쏘가리하고 배스하고 봤을 때 개체 수가 어느 게 더 많이 보이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배스가. 아직은 크기도 크고"
가뭄으로 물이 바짝 줄어든 소양호 상류 지역.
소양호 어부들의 그물을 살펴봤습니다.
물속 그물엔 역시나 블루길이 가득합니다.
잡고자 하는 붕어와 쏘가리는 몇 마리뿐 소쿠리 전체에 블루길만 보입니다.
이곳 어촌계에서 그물을 치고 이틀간 잡히는 배스와 블루길은 2~300㎏이 넘습니다. 빙어나 피라미, 납자루 같은 토속 어종을 몰아내고 소양호 전체를 배스와 블루길이 뒤덮고 있습니다.
이들 외래어종은 한 번에 알을 10만에서 20만 개나 낳을 정도로 번식력이 왕성합니다.
[이광배, 소양호 어업계장]
"예전엔 쏘가리가 많이 나오고 해서 건져냈는데 지금은 거의 다가 외래어종이 있어서 쏘가리를 (그중에서) 건져내는 실정입니다."
최근엔 가뭄으로 물이 줄면서 잡히는 외래어종 양이 더 늘었습니다.
활동 면적이 줄면서 배스와 블루길의 먹이 사냥이 쉽기 때문입니다.
배스나 블루길을 잡아먹는 토종 육식어종이 사라진 것도 원인입니다.
[최재석, 강원대 어류연구센터장]
"쏘가리 같은 경우 원래 하천에서 산란하거든요. 하천 쪽으로 올라가야 하는데 지금 물이 워낙 줄다 보니까 거리가 점점 멀어지고 수위가 낮아져 하천 쪽으로 올라가기 어렵죠."
한 번 들어온 외래종은 수백억 원을 들여 퇴치 노력을 해도 실효가 없습니다.
매년 토종 어류 치어를 방류하지만 외래 종에게 먹이를 줄 뿐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잡은 외래어종을 얼려 ㎏당 오천 원 정도에 지자체가 수매하는 것은 가장 기초적인 방식.
하지만 워낙 양이 많다 보니 매년 상반기면 지자체 예산은 바닥을 드러냅니다.
외래종의 습격은 어류뿐만이 아닙니다.
10kg이 넘어 '괴물 쥐'로 불리는 뉴트리아.
80년대 도입된 뉴트리아는 자연으로 풀어준 뒤 개체 수가 만 마리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됩니다.
황소개구리도 토종 물고기를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며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있습니다.
500만 마리나 들여온 붉은귀거북도 자연 방사 후 토종 남생이를 밀어내고 있습니다.
특히 일부 외래종은 우리나라 겨울을 넘기기 힘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 예상은 빗나갔습니다.
[김수환, 국립생태원 연구원]
"우리나라하고 기후대가 비슷한 곳에서 사는 외래종이라면 들어와서 정착하거나 살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죠."
환경부는 이번에 강원도 저수지에서 발견된 피라니아와 레드파쿠를 '위해우려종'으로 지정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이미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외래종은 천 백여 종이 넘고 연구결과 이 가운데 우리 생태계에 위해 우려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 동·식물은 250종이 넘습니다.
제2의 피라니아 소동을 막기 위해서라도 관련 규정 정비가 시급한 이유입니다.
YTN 지환[haj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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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피라니아 등 아마존 열대 어종이 강원도에서 발견돼 퇴치 작업을 벌였습니다.
환경 당국이 서둘러 저수지 물을 모두 빼버리기까지 했는데요.
가장 큰 이유는 한 번 유입된 외래종이 토종 생태계를 파괴하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 생태계에 이미 깊숙하게 들어온 각종 외래종.
얼마나 늘었는지 이젠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지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때아닌 피라니아 발견 이후 한바탕 소동이 빚어진 강원도 저수지.
3천 톤 저수지 물을 모두 빼고서야 끝이 났습니다.
피라니아 몇 마리를 잡기 위해 물을 빼는 극약 처방을 한 이유.
위험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외래종이 토종 생태계를 파괴한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외래종은 우리 생태계에 과연 얼마나 침투했을까?
민간인 통제선 안쪽에 위치해 어업 활동을 할 수 없는 강원도 철원 토교저수지.
70년대 초 배스와 블루길 같은 외래종이 처음 방류된 곳입니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이곳에서 재작년 대대적인 어류 조사가 있었습니다.
토교저수지에서 건져 올린 민물고기입니다.
모래무지나 누치 같은 토속 어종도 있지만 대부분 블루길 같은 외래 어종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최근 연구진과 잠수팀이 이곳을 다시 찾았습니다.
금세 어른 팔뚝만 한 크기의 배스가 작살에 잡힙니다.
호수 속 모습도 마찬가지.
다행히 외래어종을 막기 위해 연구팀이 투입한 쏘가리 모습도 보입니다.
하지만 퇴치 작업을 시작한 지 수년이 지나도 여전히 배스나 블루길이 상당수입니다.
[박영호, 한국 잠수협회 가평지부]
(쏘가리하고 배스하고 봤을 때 개체 수가 어느 게 더 많이 보이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배스가. 아직은 크기도 크고"
가뭄으로 물이 바짝 줄어든 소양호 상류 지역.
소양호 어부들의 그물을 살펴봤습니다.
물속 그물엔 역시나 블루길이 가득합니다.
잡고자 하는 붕어와 쏘가리는 몇 마리뿐 소쿠리 전체에 블루길만 보입니다.
이곳 어촌계에서 그물을 치고 이틀간 잡히는 배스와 블루길은 2~300㎏이 넘습니다. 빙어나 피라미, 납자루 같은 토속 어종을 몰아내고 소양호 전체를 배스와 블루길이 뒤덮고 있습니다.
이들 외래어종은 한 번에 알을 10만에서 20만 개나 낳을 정도로 번식력이 왕성합니다.
[이광배, 소양호 어업계장]
"예전엔 쏘가리가 많이 나오고 해서 건져냈는데 지금은 거의 다가 외래어종이 있어서 쏘가리를 (그중에서) 건져내는 실정입니다."
최근엔 가뭄으로 물이 줄면서 잡히는 외래어종 양이 더 늘었습니다.
활동 면적이 줄면서 배스와 블루길의 먹이 사냥이 쉽기 때문입니다.
배스나 블루길을 잡아먹는 토종 육식어종이 사라진 것도 원인입니다.
[최재석, 강원대 어류연구센터장]
"쏘가리 같은 경우 원래 하천에서 산란하거든요. 하천 쪽으로 올라가야 하는데 지금 물이 워낙 줄다 보니까 거리가 점점 멀어지고 수위가 낮아져 하천 쪽으로 올라가기 어렵죠."
한 번 들어온 외래종은 수백억 원을 들여 퇴치 노력을 해도 실효가 없습니다.
매년 토종 어류 치어를 방류하지만 외래 종에게 먹이를 줄 뿐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잡은 외래어종을 얼려 ㎏당 오천 원 정도에 지자체가 수매하는 것은 가장 기초적인 방식.
하지만 워낙 양이 많다 보니 매년 상반기면 지자체 예산은 바닥을 드러냅니다.
외래종의 습격은 어류뿐만이 아닙니다.
10kg이 넘어 '괴물 쥐'로 불리는 뉴트리아.
80년대 도입된 뉴트리아는 자연으로 풀어준 뒤 개체 수가 만 마리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됩니다.
황소개구리도 토종 물고기를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며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있습니다.
500만 마리나 들여온 붉은귀거북도 자연 방사 후 토종 남생이를 밀어내고 있습니다.
특히 일부 외래종은 우리나라 겨울을 넘기기 힘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 예상은 빗나갔습니다.
[김수환, 국립생태원 연구원]
"우리나라하고 기후대가 비슷한 곳에서 사는 외래종이라면 들어와서 정착하거나 살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죠."
환경부는 이번에 강원도 저수지에서 발견된 피라니아와 레드파쿠를 '위해우려종'으로 지정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이미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외래종은 천 백여 종이 넘고 연구결과 이 가운데 우리 생태계에 위해 우려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 동·식물은 250종이 넘습니다.
제2의 피라니아 소동을 막기 위해서라도 관련 규정 정비가 시급한 이유입니다.
YTN 지환[haj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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