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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관리 동의 대가 뒷거래가 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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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 2015-05-13 05:01
앵커

시중은행이 법정관리에 동의해주는 대신 빌린 돈을 회사 대표가 갚으라는 이면계약을 몰래 체결했습니다.

채무자회생법의 취지에 어긋나는 만큼 무효라는 시각이 많지만, 대법원이 은행과 회사 대표 사이의 별개의 계약일 뿐이라고 판결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허성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08년 법정관리를 신청한 지방의 한 건설회사입니다.

법원이 회생 절차 개시를 결정했지만, 채권은행이 회생 동의를 대가로 은밀한 뒷거래를 요구했습니다.

빌린 돈 대신 받게 된 출자전환 주식을 회사 대표가 시세 이상으로 되사라는 겁니다.

[인터뷰:해당 건설회사 임원]
"당시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더군다나 법정관리에 동의해 준다는 조건으로 요구했다고 하면 아무도 거절을 못 할 겁니다."

회사가 1년 만에 법정관리를 졸업하자 은행 측이 계약을 이행하라며 실제로 소송을 냈습니다.

하급법원은 채무자회생법이 특정 채권자에게 특별한 이익을 주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 만큼 회생 동의를 대가로 체결한 이면계약은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법조문을 제한적으로 해석해 정반대의 판결을 내놨습니다.

은행과 맺은 이면계약 당사자가 채무자인 건설회사 법인이 아니라 회사 대표 개인인 만큼 채무자회생법과 상관없는 정당한 계약이라는 겁니다.

회사 주식을 모두 소유한 사실상 1인 주주인 대표이사를 회사와 분리해 별개의 경제적 주체로 판단한 겁니다.

기업들은 채권은행이 회생안 동의를 조건으로 연대보증 등 법을 교묘히 비껴간 무리한 요구를 많이 한다며 대법원 판결에 반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박상희, 중소기업진흥회장]
"(은행에) 동의서를 받으러 가면 꼭 이면 계약을 요구합니다. 본인 보증도 문제지만 주변 가족 보증도 해달라고 요구하면 동의를 받기 위해서 안 해줄 수가 없습니다."

특히 판결대로라면 채권자들의 불법적인 이면계약 요구가 정당화될 수 있어 문제로 지적됩니다.

[인터뷰:장영수, 변호사]
"이런 선례가 남게 된다면 다른 은행 및 채권자들도 동일한 내용의 이면 계약을 요구하게 될 것이고, 결국 회사를 살리자는 법정관리 제도의 취지가 무색해질 우려가 있습니다."

일시적 어려움을 겪는 기업의 채무변제 부담을 덜어 조기에 정상화하자는 채무자회생법의 취지를 살릴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절실합니다.

YTN 허성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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