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은행잎 사이 겨울 추위 절정..."언제까지 춥나?"

노란 은행잎 사이 겨울 추위 절정..."언제까지 춥나?"

2025.11.18. 오후 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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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 아침, 서울은 올가을 첫 영하권에 들어서는 등 추위가 절정에 달했습니다.

강추위 속에 호남과 제주 산간에는 첫눈까지 내려 두 계절이 뒤섞인 모습이었는데요.

가을 풍경 속 겨울 추위, 언제까지 이어질지 김민경 기상·재난전문기자에게 들어보겠습니다.

[앵커]
체감하기에도 추위가 어제보다 더 심해졌는데요.

서울은 처음으로 영하권으로 떨어졌다면서요.

[기자]
네, 오늘 아침 서울은 영하 2도로, 어제보다 5도나 낮아졌습니다.

올가을 들어 처음으로 영하권을 기록한 건데요.

체감온도는 영하 5.9도까지 떨어졌습니다.

전국적으로도 강원 고성 향로봉이 영하 12.1도로 가장 추웠는데, 체감온도는 무려 영하 20도 아래로 곤두박질했습니다.

그 밖에 철원이나 대관령 등 중부는 물론, 구미나 장수도 영하로 내려가면서 제주와 전남, 경남 일부를 제외한 거의 모든 지역이 영하권에 들었습니다.

[앵커]
그런데 기온이랑 체감온도가 차이가 크네요.

[기자]
체감온도는 말 그대로 우리 몸이 실제로 느끼는 온도입니다.

그래서 나는 추운데 옆 사람은 괜찮다거나 기온이 낮은 날이라고 했는데 생각보다 안 춥네? 같은 느낌이 들 수 있는 건데요.

이건 기온뿐만 아니라 바람이나 습도 같은 기상 요소들이 사람이 느끼는 온도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특히 겨울에는 바람이 세면 셀수록 피부에서 열을 더 빨리 빼앗아가기 때문에 같은 온도라도 훨씬 더 춥게 느껴집니다.

보통 0도에서 영하 10도 사이에는 바람이 초속 1m 강해질 때마다 체감온도가 1도 정도 낮아지는 것으로 추정하는데요.

예를 들어서, 아침 기온이 영하 2도였는데, 바람이 초속 3m로 분다면 체감온도는 영하 5도 정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추위의 강도를 보면, 밤보다 아침에 더 추운 것 같아요. 이유가 있나요.

[기자]
낮에는 땅이 햇빛을 받아서 따뜻해집니다.

하지만 밤이 되면 이 따뜻해진 땅이 서서히 식으면서 대기 중으로 열이 빠져나가게 되는데, 이런 현상을 '복사냉각'이라고 합니다.

특히 구름이 없고 맑은 날에는 열을 붙잡아 줄 장벽이 없다 보니 복사냉각이 더 크게 나타나는데요.

그래서 밤사이 지표면의 열이 계속 빠져나가고, 열이 거의 사라지는 새벽에서 해 뜨기 직전이 가장 춥습니다.

이 때문에 하루 중 최저기온이 아침에 기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앵커]
그런데 조금 생소한 게, 거리를 보면 은행잎은 샛노란데 시민들 복장은 완전히 겨울 같더라고요.

[기자]
맞습니다.

제가 오늘 아침 출근길 추위 취재를 다녀왔는데요.

거리엔 롱패딩부터 목도리, 털모자, 핫팩까지 한겨울 장비로 무장한 시민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실제로 공기도 무척 차가워서 마이크를 잡고 있던 제 손도 금세 빨갛게 변할 정도였는데요.

그런데 주변을 둘러보면 은행나무는 아직 샛노란 가을빛을 그대로 품고 있더라고요.

취재한 시민들도 "풍경은 가을인데, 체감은 겨울이라 두 계절이 한꺼번에 있는 것 같다"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앵커]
호남과 제주 산간에는 첫눈도 내렸다고요.

[기자]
네, 오늘 전북 덕유산 설천봉과 제주 산간에 눈이 내려 쌓였습니다.

오늘 이른 아침, YTN 재난보도시스템 '이다스'에서 녹화한 CCTV 화면인데요.

제주 1100로 국제대학교 사거리인데, 도로 갓길에 눈이 쌓여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은 해가 뜨자마자 바로 녹았습니다.

반면 무주 설천봉은 해가 뜬 뒤에도 눈이 남아 있었는데요.

양이 많지 않아서 얇게 깔렸지만, 바람이 워낙 강해서 눈보라가 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이 밖에 충남 홍성과 전북 고창 등지에서도 짧게나마 눈발이 날리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서울 첫눈은 언제쯤 볼 수 있을까요.

[기자]
지난해 서울의 첫눈은 11월 27일에 관측됐는데요.

전년도보다 9일, 평년보다 6일가량 늦었습니다.

특이했던 건 첫눈이 '폭설'이었다는 점인데요.

새벽에 내리기 시작한 눈이 이틀 동안 이어졌는데, 서울에는 28.6cm나 쌓였습니다.

이 기록은 11월뿐 아니라 겨울 전체를 통틀어도 역대 세 번째로 많은 적설량입니다.

수원은 무려 43cm가 내려 기상 관측 이후 가장 많은 눈으로 기록됐습니다.

올해는 아직 서울 첫눈에 대한 공식 예보는 없지만, 일부 수치 모델에서는 이달 말에서 다음 달 초 사이 눈이 내릴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어 그 무렵 첫눈이 올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앵커]
시청자분들도 "벌써 겨울이냐"는 얘기를 많이 하시는데요. 이 정도 추위면 겨울이 일찍 찾아온 것으로 봐도 될까요.

[기자]
사실 최근 5주 연속으로 주 초반에 찬 공기가 내려오면서 추웠다가 중반쯤 다시 추위가 풀리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번 추위가 그중에서도 가장 강한 편인데요.

공기는 일직선으로 흘러가는 게 아니라 파도처럼 위아래로 출렁이면서 이동합니다.

그래서 상층에서 찬 공기가 한 번 밀려 내려오면 뒤이어 따뜻한 공기가 들어오는 흐름이 반복되는데요.

이 주기가 보통 일주일 정도입니다.

이런 상층 한기가 내려오면 지상에서도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웠던 이른바 '시베리아 고기압'이 확장하면서 상·하층 모두 차가워지고, 그때 강한 추위가 찾아옵니다.

현재 나타나는 추위는 길게 이어지는 패턴이 아니고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북극 한기'가 내려온 상황이 아니라서 지금의 반짝 추위를 두고 겨울이 일찍 왔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앵커]
아침보단 아니지만, 낮에도 꽤 추운데, 한파특보는 해제됐다던데요.

[기자]
네, 오늘 오전 11시를 기준으로 강원과 충청, 영남 일부 지역에 내려졌던 한파특보가 모두 해제됐습니다.

한파주의보의 기준이 조금 까다로운데요.

그중 하나가 아침 최저기온이 전날보다 10도 이상 떨어지면서 3도 이하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될 때입니다.

이번이 딱 그 사례였고, 부산 등 영남 일부 지역은 오늘 아침 기온이 어제 아침보다 10도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이 특보는 급격한 기온 하강에 대비하라는 일종의 경고 조치라서 오늘 아침 기온이 크게 떨어진 뒤 점차 오름세를 보이면서 기준을 벗어나 특보가 해제된 겁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이번 추위, 언제까지 이어지고 올겨울에는 또 얼마나 추울까요.

[기자]
우선 이번 추위는 오늘 아침이 가장 강했고요.

내일 아침까지는 영하권 추위가 이어지겠지만, 낮부터 평년 수준을 회복할 전망입니다.

다만, '평년 수준'이라 해도 이제 겨울로 접어드는 시기라 기온 자체가 높진 않습니다.

서울 기준으로 아침 기온은 1∼2도, 낮 기온도 8~10도에 그쳐 따뜻하지는 않겠습니다.

기상청은 겨울이 시작하는 다음 달에는 평년보다 기온이 높고, 1∼2월은 평년과 비슷할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다만, 찬 공기가 주기적으로 내려오면서 기온 변화가 큰 날씨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한반도 주변 해수면 온도가 여전히 높아서 찬 공기가 내려올 경우 폭설 가능성도 있어서 올겨울에도 강추위와 폭설에 대비가 필요해 보입니다.


YTN 김민경 (kimmin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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