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산청 인명피해 속출...호우 피해 왜 커졌나

경남 산청 인명피해 속출...호우 피해 왜 커졌나

2025.07.20. 오전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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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조진혁 앵커, 조혜민 앵커
■ 출연 : 문현철 한국재난관리학회 부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 START 2부]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이번엔 전문가와 함께 폭우 상황 짚어보겠습니다.
한국재난관리학회 부회장인 문현철 호남대 교수와 집중호우 피해 상황과 대응 방안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어젯밤 전국적으로 비가 잠깐 잦아들면서 한때 소강 상태에 들어가는 것 아닌가 싶었는데 다시 호우특보가 확대됐습니다. 왜 이렇게 비가 많이 그리고 갑자기 오는 걸까요?

[문현철]
기압골의 기상학적인 요인과 우리나라의 지형, 지리적인 요인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된 폭우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번과 같은 폭우 재난이 처음 겪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여러 차례 겪어오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2020년 54일간의 폭우 장마가 있었고요. 또 태풍 힌남노가 2023년도에 있었고 그보다 더 많은 재난들, 여름 재난에서는 왕왕 있는 일이어서 우리가 망각을 하다 보니까 그렇지, 이번 이런 폭우 재난도 잘 기억해 두면서 우리 온 국민들이 나와 내 가족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귀중한 학습시간으로 삼아야 된다, 이렇게 생각이 되고요. 특히 실무 공무원님들이 어떻게 국가재난관리시스템, 지역재난관리시스템을 잘 작동시킬 것이냐. 법으로 정해진 국가와 자격재난관리시스템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잘 작동시킬 것인가, 이것에 대한 점검과 진단의 시간이 되어야 된다. 이렇게 평가하고 싶습니다.

[앵커]
산청 지역의 비 피해 상황도 살펴보고 싶은데 경남 산청에서 토사 유출과 침수 등으로 인명 피해가 무척 컸잖아요. 이 지역에서 인명 피해가 커진 이유, 어떻게 보시나요?

[문현철]
첫 번째는 극심한 강수량이 가장 큰 원인이고요. 두 번째는 지난 3월에 있었던 초대형 산불 때도 제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마는 그곳의 지형, 지리의 특징이 험준한 산들이고 산청이 험준한 산, 즉 지리산과 지리산 계곡으로 이루어진 그런 지역적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또 800mm 정도 비면 80cm의 빗물이 전 산에 쌓인다는 얘기이지 않습니까? 그러면 이게 경사를 따라서 낮은 계곡으로 내려온다는 얘기인데 엄청난 비죠.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예측해야 됩니다. 당연히 물바다가 될 수밖에 없고 급류가 지나갈 수밖에 없다, 이런 것들을 크게 교훈 삼아야 된다, 이렇게 평가가 됩니다.

[앵커]
말씀해 주신 대로 산청 지역은 지난 봄에 큰 산불이 났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비가 오면 산사태 위험이 크다라는 전망은 많이 했었는데 이번에 실제로 산사태가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이 지역에 계신 주민들,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문현철]
아주 단순하게 말씀을 드리면 내가 살고 있는 곳이 험준한 산이다. 그리고 우리 마을이 산자락과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우리가 상상했을 때 비가 많이 왔을 때 빗물이 우리 마을을 덮칠 수 있다라는 판단이 드는 곳은 일단 대피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대피가 가장 중요하고요. 해당 시군구 기초지자체에서는 지역 재난관리, 시군구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해서 미리 대피시키는 것, 어디로?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키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이렇게 말씀을 드리고 싶고요. 이번에 산청의 경우에 아주 이례적인 것이 산청 군민 전체가 다 대피를 해야 되는 이런 상황이었습니다. 이게 마치 지난 의성 산불 때처럼 의성에서 산불이 나서 영덕까지 가버렸지 않습니까? 이 과정에서 안동이나 기타 영덕이나 이런 곳들에 피해가 컸는데 이때도 군 전체가 대피를 해야 될 필요성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앞으로는 우리가 이번 기회를 통해서 이렇게 군 지역 전체가 대피를 해야 될 상황이 발생하는구나, 이런 시스템을 잘 강구해야 되고요, 해당 시군구는. 그런데 여기에 좋은 모델이 있습니다. 전쟁이 일어났을 때 국민들이, 지역 주민들이 어떻게 잘 대피할 것이냐. 이 지역 주민들 전체가 대피할 것이냐, 이게 잘 짜여져 있는 게 비상대비법에 의한 충무 계획, 그리고 8월에 하는 을지연습 이때 이런 시스템이 있습니다. 이러한 시스템을 재난관리에 지역 주민 전체가 이주하는 이른바 소산이라고 얘기하는데요. 이러한 지역 재난관리 대피 시스템에 잘 적용해서 지역 전체가, 시군구 전체가 대피할 때 무엇무엇을 준비하고 어떻게 인근 시군에 대피소를, 이재민 구호시설을 만들 것이냐, 이런 것들을 잘 강구해야 될 것이다, 이렇게 평가됩니다.

[앵커]
말씀해 주신 것처럼 재난관리대피시스템, 아주 중요해 보이는데요. 산청에서 나흘 동안 누적 강수량이 어제 기준 800mm에 육박했는데 혹시 이 정도 누적 강수량이라면 범람이나 산사태 외에도 또 주의해야 할 게 있을까요?

[문현철]
아주 중요하신 말씀인데요. 폭우가 좀 잦아들면 우리는 순간 긴장감이 확 사라져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지금부터 주의해야 된다는 겁니다. 왜냐하면 800mm 정도 비가 왔다는 얘기는 어마어마한 양의 물들이 토사에 스며져 있고 특히 경사진 지역들은 경사진 지역 산지의 모습을 간단하게 얘기하면 경사진 암반 위에 흙과 돌들이 얹혀 있는 것이 우리가 바라보는 산의 모습입니다. 그런데 이곳은 비가 그쳤다고 해서 마치 우리가 수돗물 잠그듯이 선풍기 끄듯이 에어컨을 끄듯이 딱 스톱된 게 아닙니다. 빗물을 계속 머금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언제든지 산사태가 비가 그친 뒤에도 계속 발생한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대피소에 대피해 계신 분들은 집으로 돌아가시면 안 됩니다. 제가 권장드리고 싶은 것은 최소한 이틀 이상, 토사에 산지가 머금고 있는 이 물기들이 어느 정도 빠져서 토양 지반이 안정화 단계에 들어갈 때 이때 귀가하고 일상으로 복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렇게 권장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앵커]
비가 그친다고 해서 집기류 챙기다든지 이러기 위해서 집에 가시는 분들이 있는데 절대 가시면 안 된다, 이렇게 말씀을 해 주셨는데요. 산사태 경우에는 전조증상이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땅이 울린다든지 나무가 넘어지기 시작한다든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어떤 부분에 주의해야 할까요?

[문현철]
산사태 전조증상으로 지금까지 우리한테 알려진 바로는 나무가 흔들린다랄지 물이 샘솟는달지 이상한 소리가 난달지 이런 얘기를 하는데요. 실제로는 이런 산사태가 산 위에서 만약에 그런 전조증상을 나타내면 저 아래에 있는 마을에서는 들리지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조짐을 관찰하는 것도 쉽지가 않습니다. 아주 산사태 전문가가 아닌 이상. 그렇다면 우리는 쉽게 산사태 전조를 알 수 있는 것은 강수량입니다. 보통 산사태가 나는 것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많은 강수량, 두 번째는 지진입니다. 우리나라는 지진에 의한 산사태가 보고된 바는 없습니다, 아직은. 그러나 강수량에 의해서, 폭우에 의해서 산사태가 많이 발생했습니다. 우면산 산사태부터 시작을 해서 많은 산사태가 있었는데요. 그래서 폭우가 내리고 강수량이 많아진다? 50mm 이상, 90mm 이상, 100mm 이상이다 이러면 이거 산사태가 날 수 있구나. 우리의 국토의 63%는 산지다 보니 산사태 피해가 엄청나게 많다는 것을 우리는 생각을 해야 되고 우리의 거주지는 대부분 산자락과 인접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선제적, 사전적, 즉시 대피하는 것이 매우 지혜로운 것이다, 이렇게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앵커]
최근 오산에서 옹벽 붕괴 사고도 있었는데 이렇게 지금처럼 많은 비가 계속된다면 옹벽 부근을 다닐 때 주의가 필요할 것 같아요. 혹시 선제적인 대비를 해야 할 필요는 없을까요?

[문현철]
오산의 옹벽 붕괴 참사를 통해서 두 가지를 지혜를 얻어야 한다는 두 가지 공부를 했습니다. 하나는 옹벽이 붕괴된다는 전조증상이 있을 때 즉시 그곳의 교통 통제를 해야 된다는 겁니다.

[앵커]
민원까지 있었다고 하잖아요.

[문현철]
그렇습니다. 민원이 있었고 전조증상이 있었는데 교통통제를 해야 되는 것은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상 시장, 군수, 구청장이 해야 할 재난관리 책임기관으로서의 응급 조치입니다. 이미 대통령께서도 언급하셨습니다. 왜 교통통제를 하지 않았느냐. 이걸 아주 정확하게 우리나라 지역 재난관리 시스템을 아시고 계신다는 거거든요. 그래서 우리 시군구의 현장 기초지자체 공무원들이 해야 될 일은 가장 중요한, 특히 시장, 군수, 구청장이라고 하는 재난관리 책임기관장은 재난관리에 있어서는 크게 두 가지가 아주 중요하다. 하나는 대피. 이곳이 위험하니까 빨리 대피하세요, 대피. 두 번째는 이곳이 위험하니 가지 마세요. 통행금지. 이 두 가지가 매우 중요한 지역 재난관리의 출발점이다, 이렇게 말씀을 드리고 싶고요. 두 번째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그 영상 봤지 않습니까? 영상을 보면서 우리는 어떡해 하고 망연자실만 하면 안 됩니다. 저렇게 위험이 발생하거나 붕괴하려고 할 때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이것에 대한 학습이 필요하다.

즉시 멈추거나 그곳에 진입할 때 혹시 붕괴될지 모르겠다라고 하는 생각을 하면서 나 나름대로의 응급조치를 해야 되는 그런 생각들을 하고 운전을 해야 된다. 이런 지혜를 주었다고 평가됩니다.

[앵커]
사실 옹벽이 무너질 거라고 예측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텐데 무너지지 않도록 지자체가 미리미리 대응하는 게 가장 중요하겠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문현철]
이 대목에서 또 한 가지 제가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은 옹벽이라고 하는 것은 큰 벽돌 쌓기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벽돌식으로 쌓아놓은 것은 수직하중이나 수평압력에 취약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곳들은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시공하는 것이 옳았다. 앞으로 이런 옹벽 시공들은 바람직하지 않다. 저는 이렇게 평가하고 싶습니다.

[앵커]
말씀하신 대로 여러 교훈을 좀 얻을 필요가 있을 것 같네요. 이번에는 침수에 대한 이야기도 해보겠습니다. 지금 비가 많이 오다 보니까 산도 위험하지만 강, 하천이 많이 범람하고 있거든요. 이럴 때 이 주변에 있는 주민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합니까?

[문현철]
저는 고향이 전남 화순인데요. 제가 재난관리를 연구하게 된 것도 영산강 지류인 지석강변에서 제가 성장을 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보면 폭우가 내려서 범람 위기에 오면 저희 고향 말로는 큰물졌다고 얘기하거든요. 그런데 꼭 나가서 그걸 보고 싶어 해요. 꼭 그걸 봐야 되고 그러고 나서 또 바로 물에 잠겨 있는 논에 가서 물꼬를 좀 터야 농민으로서의 성실한 의무를 다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게 매우 위험한 겁니다. 실제로 어르신들이 많이 돌아가시는, 시골에 계신 어르신들이 돌아가시는 이유 중 하나는 이러한 농업 문화에서 유래된 그런 관행과 문화들을 내 생전에 이런 비가 온 적이 없었다. 그리고 가서 꼭 물 구경을 해야 되고 물이 가득 있음에도 불구하고 물꼬를 터야 되고 이런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 그래서 절대 그렇게 붕괴되거나 유실될, 함몰될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밖에 나가시면 안 된다, 어르신들. 이걸 특히 강조하고 싶습니다.

[앵커]
섣불리 밖에 나가는 행동은 꼭 경계해야 될 것 같습니다. 끝으로 도심 속 길가에 많은 전기시설이 있잖아요. 이렇게 전신주 가까이에 있을 때 또 주의해야 할 점 있을까요?

[문현철]
우리 수도권의 전기 공급 시스템은 약 75% 정도가 지중화 되어 있습니다. 즉 땅속으로 전기가 공급된다는 얘기입니다. 그리고 송변전시설, 배전시설들이 있는데 아무래도 비가 많이 오면 취약할 수밖에 없고, 특히 신호등 시설이랄지 지상에 전기 공급을 하는 시설들이 빗물에 의해서 누전돼서 감전사고를 일으킬 위험성이 있다. 그래서 빗물이 있는 곳에 또는 비가 많이 왔을 경우에는 이렇게 전기 시설 가까운 곳에 가서는 안 된다라고 하는 점을 강조 말씀을 드리고 싶고요. 이번에 또 아파트 화재가 났는데 비가 왔음에도 불구하고 화재가 발생한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이것은 시설물 내로 빗물이 스며들거나 해서 여러 가지 전기적 요인으로 실내 화재가 폭우가 옴에도 불구하고 발생한다. 그래서 그런 전기 안전을 각별히 유념해야 된다. 이런 점을 또 강조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앵커]
대피령이 해제되기 전에는 집에 귀가한다든지 시설 점검에 나선다든지 이런 행동들은 섣불리 해서는 안 된다. 반드시 기억해야 되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한국재난관리학회 부회장인 문현철 호남대 교수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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