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지나니 '가을장마'...주 후반까지 호우 주의

태풍 지나니 '가을장마'...주 후반까지 호우 주의

2018.08.29. 오후 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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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기성 /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앵커]
강원과 경기 북부, 수도권 등에 게릴라성 폭우가 쏟아지면서 많은 피해가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 밤사이에 중북부 지방에는 또 물폭탄이 쏟아질 전망입니다. 이른바 가을장마가 심상치 않은 기세인데요.

케이웨더 반기성 예보센터장과 함께 호우 전망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이걸 가을장마라고 표현하는 게 맞습니까?

[인터뷰]
네, 맞습니다.

[앵커]
거의 태풍 같은 느낌도 드는 것 같은데요.

[인터뷰]
실제로 우리나라 가을장마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8월 말이나 9월 초에 수축을 합니다, 남쪽으로. 옛날에 북태평양은 여름에는 올라와서 이 장마전선이 대개 중국 쪽에 위치해 있었는데 이게 내려가게 되면 찬 공기가 내려오면서 그 사이에 다시 이런 전선대가 만들어지죠.

이게 며칠 동안 정체를 하면서 비를 내리는 걸 우리가 장마전선이라고 부르는데, 가을 장마라고 부르는데. 이번 같은 경우에는 좀 독특한 경우입니다. 실제로 지난주에 솔릭 19호와 20호 태풍이 동쪽으로 빠져나가면서 급속히 북태평양 고기압을 약화시켰어요.

원래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그렇게 약화될 것으로 안 봤거든요. 그게 약화되다 보니까 남쪽으로 밀려 내려왔습니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그런데 북쪽에서는 차가운 공기가 어차피 밀려나가면 북쪽 고기압이 내려오거든요.

찬 공기가 내려왔는데 그때 공교롭게 대만 쪽에 지난주에 우리가 네티즌들이 21호 태풍 제비가 발생했다고 했던 적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게 실제로 발생을 안 했죠. 그런데 사실 가짜 태풍인데.

[앵커]
가짜 뉴스죠?

[인터뷰]
가짜 뉴스였죠. 그렇게 했는데 실제 태풍은 어제 발생했습니다. 괌 부근에 21호 태풍 제비는. 그런데 이쪽에 있던 아주 태풍의 성질을 갖고 있거든요. 열대성 저기압이니까. 거기서 아주 많은 수증기와 비구름이 우리나라 쪽, 우리나라밖에 들어올 데가 없으니까요.

그래서 전형적인 가을장마 패턴은 아니었지만 그쪽에서 강한 수증기와 비구름이 들어오면서 남부지방부터 가을장마 패턴이 시작된 겁니다. 그래서 지난 주말부터 남부지방에 폭우가 내렸고요.

그다음에 충청으로 올라와서 폭우가 내렸고 어제 같은 경우에는 경기 남부까지 영향을 주고서밤에 서울까지 올라와서 다시 새벽에는 경기 북부, 강원 영서 북부까지 올라가면서 엄청난 비를 내리게 된 거죠.

[앵커]
게릴라성 폭우라는 게 사실 어느 지역에 비를 뿌릴지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현재 기상청이 예보를 하는 게 아니라 중계를 하고 있다, 이런 우스갯소리도 나오고 있거든요.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더 위험한 거 아닙니까?

[인터뷰]
그렇습니다. 실제로 이렇게 국지적으로 강력하게 발달하는 이러한 호우들은 게릴라성 호우라고 우리가 얘기를 하죠. 어제 같은 경우도 아주 독특하게 호우가 발생을 했는데 이런 경우는 사실 예측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선진국에서도 게릴라성이라는 호우는 두 시간 전에만 예측해도 성공이다, 이런 얘기를 하는데 많은 국민들이 보시기에는 이미 막 쏟아져내리고 있는데 그때 경보가 나오고 그러다 보니까 이게 무슨 예보냐, 중계 아니냐, 이런 얘기도 나오는 것이겠죠.

사실 기상청에서 예보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어쨌든 이런 부분들이 좀 대비를 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우리가 얘기를 하죠. 리드타임을 최소한 2-3시간 전에는 발표해 주는 것이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지금 내리고 있는 호우라고 하면 우리가 지진이라든지 태풍 같은 경우에는 바람의 속도, 이런 걸 통해서 가늠을 하지 않습니까? 어느 정도 피해가 예상이 되는지도 가늠하고요.

그런데 호우 같은 경우에는 시간당 몇 밀리 정도 내리면 위험하다, 이렇게 판단하면 되겠습니까?

[인터뷰]
지금 기상청 기준으로 보면 호우경보, 주의보가 아니라 호우경보가 3시간에 90mm 이상 내릴 때를 정의합니다. 그다음에 저희들이 예전부터 시간당 30mm 이상이면 호우경보 수준으로 보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어제도 그렇지만 시간당 100mm 이상 내린 지역도 많습니다. 그건 실제로 저 같은 경우는 기상예보 쪽에서 40년을 일을 했어도 100mm 내린 건 본 적이 없어요.

[앵커]
시간당 100mm는?

[인터뷰]
저는 그 지역에 사시는 분들은 봤겠지만 저 같은 경우는 30~40mm 정도 2시간 정도 내리는 걸 본 적이 있는데요. 예전에 청주 전투비행단 기상대장 할 시절입니다. 그런데 그때 30~40mm가 2시간을 딱 내리고 나니까 비행장이 전부 다 물바다가 됐어요.

아무것도 안 보여요. 다 호수가 되어 버리 더라고요. 그러니까 실제로 한 2~3시간 동안에 100mm 이상 정도, 시간당 100mm가 아니더라도 시간당 50mm 가까이 내리더라도 물은 안 빠집니다. 다 침수되고 범람되는 정도가 됩니다.

[앵커]
오늘 밤사이 서울 등 수도권에 또다시 국지성 호우가 쏟아진다고 하는데 어제만큼 또 강한 비가 내리는 걸까요?

[인터뷰]
지금 위성과 레이더 사진을 보면 상당히 강력한 비구름대가 서해상으로부터 들어오고 있거든요.

지금도 벌써 서울 도봉구 같은 곳은 시간당 40mm 이상, 그다음에 장봉도 같은 데는 75mm 이상 내리는데 지금 기상청에서 일단 서울을 포함해서 경기 북부, 강원 영서 북부는 250mm 이상. 그다음에...

[앵커]
250mm는 기준이 12시간 기준인가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그다음에 경기 남부하고 강원 남부 쪽은 150mm 해서 최소한. 그 정도의 아주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어제 못지않은 상당히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일단 보고요.

제일 문제는 제가 볼 때는 이미 경기나 서울이나 강원도 영서 쪽은 많은 비가 내린 상태입니다. 그다음에 지반이 엄청 약해져 있고 물도 많이 불어난 상태거든요. 그래서 오늘 밤에 엄청난 산사태 또 축대 붕괴 그다음에 저지대 침수, 범람 이게 굉장히 많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좀 이런 위험지역에 사시는 분들이 있거든요. 산사태 위험 지역, 축대 붕괴 위험지역 또 저지대, 침수 지역. 이런 지역에 사시는 분들은 오늘 좀 미리 빨리 대피를 했으면 하는 생각을 합니다.

[앵커]
이미 비가 많이 내린 상태에서 또 비가 내리는 것이기 때문에...

[인터뷰]
조금만 더 내려도 피해는 급격히 늘어나거든요, 이제는.

[앵커]
그렇군요. 지역별로 집중적으로 대비해야 되는 지역이 있다면 예상할 수 있겠습니까?

[인터뷰]
오늘 밤 같으면 가장 강하게 내리는 곳이 서울 그다음에 경기 북부, 그다음에 강원 영서 북부입니다. 이쪽에 강한 비가 들어갈 것 같고요.

내일 아침부터 일단 새벽에 경기 남부 쪽으로 호우주의보가 또다시 발령이 됐는데 내일 새벽부터는 경기 남부, 강원 남부 쪽으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합니다.

[앵커]
산사태도 대비해야 된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산사태, 지금 주의보도 내려져 있는 지역이 일부 있죠? 경보가 내려져 있는 지역도 있고요?

[인터뷰]
네, 그렇습니다.

[앵커]
포천, 연천, 가평.

[인터뷰]
지금 가장 많이 비가 온 지역들에 내려져 있는데 오늘 저녁에 어차피 수도권 지역, 그러니까 경기 남부까지도 내일 새벽까지 많은 비가 예상이 되기 때문에 이미 어제도 많은 비가 내렸고요, 그 지역으로 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 밤에 많은 지역이 산사태 위험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봅니다.

[앵커]
그런 지역에 계신 분들은...

[인터뷰]
미리 대피하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앵커]
대피하시는 게 가장 안전할 것 같고요. 산사태 같은 경우에 전조 같은 게 있습니까?

[인터뷰]
지금 같은 경우는 전조가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이미 보통 우리가 평소에는 비가 올 때 땅이 흔들린다거나 물이 솟아나온다든가 여러 가지 전조가 있는데요.

이제는 거의 노티스가 없이 쏟아져 내리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이런 정도가 오면 대개 저희들 예전에도 대피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앵커]
가을장마, 일단 이번 주 후반까지 계속된다고 하는데 다음 달은 어떻습니까? 다음 달에도 비가 계속 내릴까요?

[인터뷰]
이제는 장마전선이 이번 토요일까지 내일 남부로 내려가기 시작해서 남부지방 그다음 토요일은 제주 그리고 가을장마는 끝납니다.

끝나고 나면 우리나라는 어쨌든 북쪽에 있는 고기압에 자리잡기 때문에 이제는 옛날처럼 봄, 가을처럼 그냥 지나가는 형태, 하루이틀 정도 이렇게 지나가는 형태가 되듯이 이렇게 장마 같이 오래 오는 비는 없을 것으로 보고요. 그다음에 폭염도 일단 한풀 꺾일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9월 되면 맑은 날씨가 예상되는군요.

[인터뷰]
맑은 날씨하고 비오는 날씨가 번갈아 나타나지만 이렇게 폭염이라든가 비가 오래 온다는 건 없을 것입니다.

[앵커]
제비가 지금 북상 중이죠?

[인터뷰]
네, 그렇습니다.

[앵커]
한반도로 향할 가능성은 어떻게 보십니까?

[인터뷰]
진짜 태풍이죠, 21호. 어제 괌 인근 해상에서 발생했는데 현재 북상하는 속도로 본다면 다음 주 주말 정도거든요. 이게 어디로 올 것인가 예측하기는 현재는 어렵습니다.

다만 어차피 태풍들은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서이동을 하기 때문에 현재 북태평양 고기압이 일본 쪽으로 많이 수축해 있거든요.

우리나라는 다음 주에 북쪽의 찬 공기가 내려오는 것으로 되어 있고 그렇다면 우리나라 쪽으로 올라오기는 어렵지 않겠느냐.그래서 그렇게 된다면 일본 쪽으로 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그렇게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일단 오늘 내리는 이 호우, 이것만 잘 예방하고 피하면 일단 큰 문제, 고비는 넘어가는 것이네요. 오늘 밤 해당 지역에 계시는 분들은 각별히 주의하시기 바라겠습니다.

케이웨더 반기성 예보센터장이었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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