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 많은 비...전국 곳곳에 폭우 피해

수도권에 많은 비...전국 곳곳에 폭우 피해

2018.08.28. 오후 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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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기성 /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앵커]
태풍 솔릭이 지나가고 한숨 돌리는가 했더니 이번에는 폭우 구름이 우리 한반도를 덮쳤습니다.

맨 처음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이게 지금 무슨 상황인지 자세히 한번 분석하겠습니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지난번에 태풍 솔릭 이후에 제가 인사하고 당분간 못 볼 줄 알았거든요. 이게 무슨 상황입니까, 왜 그래요?

[인터뷰]
지난번에 솔릭하고 20호 태풍이 일본으로 관통했던 게 동쪽으로 빠져나갔죠. 원래 예상은 이번 태풍이 통과하더라도 북태평양 고기압이 버틸 것으로 봤어요, 기상청도 그렇고.

그런데 이게 솔릭이 빠져나가면서 일단 북태평양고기압 세력을 약화시켰던 점이 하나. 두 번째는 그때 태풍이 올라올 때 지난주 목요일에 인터넷의 많은 네티즌들이 21호 태풍이 발생했는데 제비.

이게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거다. 그분들이 기상을 아는 분 것 같아요, 제가 볼 때는. 이게 실제는 발생한 건 아니었습니다.

그때 JTWC라고 미합동태풍경보센터에서 열대저압부가 대만 인근에 있다. 이렇게 나온 것을 보고 이게 태풍으로 발생하면 21호 제비가 된다.

그러니까 이게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것이다.

[앵커]
그때 아니라고 하셨잖아요.

[인터뷰]
아니죠. 그건 아니었죠. 태풍으로 발달 안 했어요. 그게 열대성 저압부까지는 됐습니다. 열대성 저압부는 태풍이라고 하지 않죠.

거기서 더 발달해야 태풍이 되는데 이게 중국으로 상륙했어요, 대만 쪽 해상에 있는 게. 그런데 문제는 이 열대성 저압부라도 아주 해양의 뜨거운 공기를 갖고 있지 않습니까.

이게 우리나라 쪽으로 들어온 거예요. 북태평양고기압이 약해지다 보니까 태풍이 지나가고서는. 우리나라가 저기압 통로가 돼버렸거든요.

그 뜨거운 수증기와 많은 비구름대가 우리나라로 들어오다 보니까 거의 300, 400mm의 남부 쪽으로는 엄청난 폭우가 쏟아져 내렸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제가 보면 실제로 네티즌들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는데 태풍으로 영향을 준 것은 아닌데 엄청난 호우로 실제로 열대성 저압부가 영향을 준 것이죠.

[앵커]
그러면 정리하면 그때 저희 네티즌들이 불렀던 그 제비, 결과적으로는 태풍이 안 됐으니까 태풍 제비라고 부르면 안 되는 거네요. 그 영향이라는 거네요?

[인터뷰]
그렇죠. 실제 제비는 오늘 발생했습니다. 오늘 괌 부근에서 발생해서 북상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진짜 제비는 오늘 발생했는데 일부 네티즌은 지난주 목요일에 발생했다라고 그때 올린 거죠.

[앵커]
참 재미있네요. 그런데 이게 지금 가을장마로 규정할 수 있습니까?

[인터뷰]
실제로 가을장마입니다. 대개 우리나라는 여름장마가 끝났다는 건 북태평양 고기압을 밀어올린다는 얘기거든요, 장마를.

장마라는 건 따뜻한 공기 사이에 만들어지는 것인데 그래서 위아래로 오르내리다보니까 정체 전선이 되다 보니까 우리가 장마라고 불러요.

그러니까 올여름에 일찍 장마가 끝나고 올라가다보면 우리나라 북태평양고기압이 자리잡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베이징 같은 데는 엄청난 호우가 내려져서 장마전선이 그쪽에 위치하면서.

200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그랬는데 이게 북쪽에 있었던 것이 이맘때 8월 하순부터 9월 상순 사이 내려오면서 이때도 남쪽 고기압과 북쪽 고기압 사이에서 며칠 동안 오르내립니다.

그러면서 많은 호우를 내릴 경우가 있는데 이것을 가을장마라고 부릅니다. 대개 이때 오고요. 짧을 때는 2, 3일.

길 때는 최고 일주일까지 우리나라 남북으로 오르내리면서 꼭 장마철 같은 비를 내리죠.

[앵커]
지금은 대략 예상이지만 일주일 정도 영향을 줄 것 같죠?

[인터뷰]
그렇죠. 지난주 일요일서부터, 주말부터 영향을 줬으니까 이번 주말까지 영향 줄 것으로 보이거든요. 그러니까 가을장마치고는 약간 길고요.

어떤 분들이 인터넷에 보면 가을장마라는 용어가 없는데 그걸 가을장마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느냐, 언론에서. 그런데 가을장마라는 용어는 있습니다.

[앵커]
정식 기상 용어입니까?

[인터뷰]
네, 한국 기상학용어사전집에도 있고요. 농업기상학에도 나오고요. 또 우리나라 역사를 보면 고려사에도 가을장마라는 게 나옵니다.

현종 때 보면 가을장마 때문에 비가 많이 와서 민가 80채가 떠내려갔다는 기록이 나오거든요.

옛날서부터 가을장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죠. 그리고 지금 공식적인 용어입니다, 이것은.

[앵커]
혹시나 말입니다. 올해 제가 처음에 언급했는데 올해 여름장마가 좀 비 많이 올 것으로 예상하고 길 거라고 했는데 그렇지 않고 빨리 끝났어요.

그래서 폭염이 일찍 왔잖아요. 그래서 그 못다한 장마가 지금 또 온 거 아니에요? 그런 거하고 연관 없나요?

[인터뷰]
그거하고 연관은 없습니다. 가물었다가 가을장마라고 해서 비가 많이 온 적은 없는데 다행히 올해 장마가 평년보다 굉장히 짧았지 않습니까?

남부지방 같은 경우는 14일밖에 지속 안 했죠. 그러니까 평년이 32일 수준이니까 18일 정도가 적었으니까 평년보다 실제로 장마 기간이 반도 안 됐고.

강수량도 평년의 70% 수준밖에 안 됐었는데. 적었죠. 그러다 보니까 굉장히 폭염 기간이 길다 보니까 가뭄이 아주 극심했지 않습니까?

그러다가 어쨌든 지난주에 태풍이 올라오면서 약간 해갈시켜줬고. 앵커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지금 이 장마가 거의 올여름에 안 왔던 비를 거의 보충할 거로 봅니다.

그러니까 실제로 우리나라가 굉장히 많이 가물어 있는데 오히려 가을장마로 인해서 해갈이 거의 해소될 것으로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가뭄 해소는 좋은데 이게 긴 기간 동안 적당히 조금씩 와주면 좋을 텐데 짧은 기간에 너무 한꺼번에 많이 내리면서 침수 피해 나고, 농작물 피해 나고 이게 지금 문제잖아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지금 사실은 가장 큰 문제가 이렇게 집중적으로 시간당 어제는 광주가 70mm, 오늘은 대전이 60mm 이렇게 내렸는데 이 정도 내리면 침수피해가 나거든요.

단시간에 아주 짧은 시간에 아주 많은 강수량이 집중될 때 침수범람, 산사태가 나오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사실 피해가 많은 점은 있습니다.

[앵커]
지금 말씀하실 때 이것도 역시 기록인 것 같은데 시간당 70mm. 시간당 60mm, 이게 잘 안 와닿거든요. 이게 어느 정도로 비가 많이 오는 겁니까?

[인터뷰]
거의 양동이로 쏟아붓는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저도 직접 눈으로 본 적은 없습니다, 그 정도는. 그런데 물론 그것보다더 많이 온 기록은 있습니다.

2011년 때 우면산 산사태 때 서울 관악 같은 경우 시간당 100mm가 넘었던 적도 있는데. 그런데 제가 직접 눈으로 예보관으로써 처음 본 것은 제 눈앞에서 쏟아졌던 건 시간당 40mm까지 봤는데, 전투비행단에서 근무할 때입니다.

그런데 진짜 2시간에 40mm가 내리니까 다 바다예요. 비행장은 얕기는 하죠. 물이 완전히 차서 빠지지 않고 제가 그러면서 시간당 30, 40mm는 엄청난 거구나 그런 생각을 했는데 지금도 서울 같은 데 시간당 30, 40mm가 두세 시간 오면 물 안 빠집니다.

그러니까 실제로 광주나 대전에 60, 70mm가 내렸다면 거의 침수나 범람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는 것이죠.

[앵커]
그렇다면 시간당 60mm, 70mm. 이 정도 온다고 예보가 되고 비가 실제로 그렇게 온다고 그러면 침수가 될 것을 각오하고 가능한 높은 곳으로 대피를 해야겠네요.

[인터뷰]
그게 가장 좋죠. 태풍 때도 말씀드렸지만 가장 좋은 곳은 저지대에 사시는 주민들, 이런 분들은 비가 많이 올 것으로 예상될 때는 가장 좋은 게 산사태 위험지역, 축대 붕괴 위험지역, 저지대 주민들은 대피하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이런 것을 지자체라든가 혹은 동네 이장이라든가 이런 분들은 아시거든요. 그런 분들이 권고하셔서 그러면 재산피해는 있을 수 있지만 어쨌든 중요한 귀중품은 갖고 나올 수 있고요.

인명피해는 없거든요. 그런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이쯤에서 기상청의 예보 논란 또 하나 안 짚고 넘어갈 수 없는데요. 지난주였던가요? 기상청이 9월 초까지 태풍이 지나가고 더위가 좀 있을 것이다.

물론 열대야는 없지만 낮에 폭염이 있을 것이다 그랬는데 이것도 빗나간 거죠, 지금?

[인터뷰]
그렇죠. 그 예보가 빗나간 원인이...

[앵커]
가짜 제비 때문에?

[인터뷰]
중요한 것은 우리 솔릭하고 일본 통과한 태풍입니다. 그 태풍이 실제로 강하게 동해상에서 만나서 동쪽으로 빠져나가면서 우리나라 북태평양고기압 세력을 확 수축시켜버렸습니다.

그러니까 예상보다 북태평양고기압이 기상청에서는 버틸 거라고 본 것이죠. 버티지 못하고 남쪽으로 내려가다보니까 우리나라 쪽으로 기압골 통로가 만들어진 거예요, 다시.

그런데 그때 또 공교롭게도 가짜 태풍 제비죠, 실제 태풍은 아니었는데 이게 열대성 저압부가 중국 쪽으로 상륙했는데 그 공기가 어디로 가겠습니까?

결국 우리나라로 통과되는 대로 올 수밖에 없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강한 수증기가 비구름을 갖고 우리나라로 들어오니까 폭우가 생기고 딱 그러다 보니까 북태평양을 밀 동력이 없는 데다 북쪽에서 차가운 공기가 내려온단 말입니다.

그러니까 실제로 주말부터 어제까지 내린 많은 비의 양은 가짜 제비, 열대성 저압부에서 들어온 비라면 이제 오늘서부터 중부지방에서 내리는 비는 북쪽에서 내려오는 차가운 공기하고 남쪽의 따뜻한 공기가 만나서 대기불안정으로 생기는 장마전선이거든요.

그래서 이제는 완전히 장마가 자리잡은 거죠. 장마전선을 예상 못했거든요, 실제로, 그렇게 될 것으로.

그러니까 장마전선이 남북으로 오르내리다 보니까 비가 내리고 기온은 못 올라갈 수밖에 없는 거죠.

아마 이번에 장마가 끝나고 다음 주도 이제 기온은 폭염 수준으로는 안 갈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여름 끝?

[인터뷰]
여름은 끝났다고 보셔도 되겠습니다.

[앵커]
개인적인 얘기를 해도 되는지 모르겠는데요. 제가 개인적으로 주말농장 하거든요. 기상청에서 예보가 나와서 태풍이 지나고 날씨가 햇볕이 짱짱할 거다, 괜찮을 거다 그래서 무 파종하고 다 했거든요.

그런데 지금 이 비에 무씨가 둥둥 떠내려갈 상황이거든요. 저같이 조그마한 주말 농장 하는 사람들도 이런 생각 갖고 있을 텐데 정말 많은 농사짓는 분들, 기상청 예보 듣고 할 건데 예보 능력을 높여야 하지 않을까요?

[인터뷰]
사실은 앞으로 지구온난화로 인해서 기후 변화가 더 심해질 겁니다. 이런 호우라든가 태풍이라든가 폭염이 더 극심해질텐데.

이건 우리나라 기상청에서도 예보 정확도를 갖다가 향상시키기가 어떻게 보면 정말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한 개인의 농사 문제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에 주는 영향이 사실 엄청나거든요.

[앵커]
모든 행사가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게 없어요.

[인터뷰]
앞으로는 이런 것들이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러한 것들은 앵커님 말씀하신 것처럼 정말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 않겠느냐.

어쨌든 이번에 기상청장이 바뀌었지 않습니까. 새로온 기상청장을 중심으로 해서 정말 우리나라 예보 수준이 한 단계 이상 업그레이드되는 그런 것이 필요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앵커]
어찌됐든 가을장마라는 말씀을 하셨고 가을장마가 대략적으로 언제쯤으로 일단 예상을 하는지 말씀해 주시죠.

[인터뷰]
일단 내일하고 모레 사이는 중부 쪽이 주가 될 거고요. 그다음에 금요일 정도 가서는 남부로 내려갈 거고요.

토요일 정도 해서 제주도 정도 영향을 준 다음에 끝나는 걸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토요일 정도 제주도로 가서...

[인터뷰]
그래서 그 이후에는 실제로 차가운 공기가 내려오면서 가을 기분이 좀 나기 시작하지 않겠느냐 일단 그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제가 이번에 지금 비 오는 걸 보면서요. 이런 얘기들이 있더라고요. 기상특보를 보면 크게 주의보가 있고요.

경보로 나뉘는데 이번과 같은 집중호우. 게릴라성 폭우. 이게 더 위험하잖아요. 이것도 예보, 경보 시스템을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요?

[인터뷰]
실제로 올해 기상청이 경보 특보 기준을 바꿨습니다. 그래서 옛날보다는 오히려 이렇게 단시간에 내리는 급작스러운 집중호우에 대비하기 위해서 올해 개정했거든요.

저는 그건 방향은 맞다고 봅니다. 짧은 시간에 옛날 같이 6시간 이런 게 아니라 3시간 이런 식으로 했는데. 문제는 얼마나 빨리, 리드타임이죠.

얼마나 빨리 예측해서 그것을 이제는 많은 재난문자를 바로 보내주지 않습니까? 그런 쪽으로 해서 충분히 농민이라든가 많은 분들이 대비를 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한다는 거죠.

그런데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주려면 결국 예보 정확도가 뒤따라줘야 한다는 거죠. 정확도에 자신이 없으니까 결국 어떻게 보면 뒷북을 치게 되고 정확한 시간에 예측이 안 되다 보니까 비가 내린 다음에 특보가 나올 수도 있고 그런 상황이 있을 수 있거든요.

어쨌든 저는 이번에 신임 기상청장에 아주 많이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예보 분야에서 워낙 훌륭한 분이시고 그래서 많이 예보 능력이 향상되지 않겠느냐 저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가급적이면 가능한 한 빨리 가능한 정확하게 예보했으면 좋겠고요. 마지막으로 아까 진짜 제비 얘기 잠깐만 해 볼게요.

진짜 제비가 발생했는데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가능성 어떻게 보십니까?

[인터뷰]
그건 사실 괌쪽에서 발생했는데요. 지금으로는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아주 멀리 있기 때문에.

다만 지금 북태평양고기압이 지난주처럼 버틸 것으로 봐서 우리나라로 올 확률이 높았는데 지금은 일단 동쪽으로 빠졌거든요.

축이 빠진다면 우리나라로 올 가능성은 좀 낮아지죠. 일본 쪽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반기성 센터장님이었는데요. 가짜 제비 때문에 지금 이렇게 비가 많이 온다는 말씀 의미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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