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한량'에서 '최고 명장'이 되기까지..."제 인생은 32살에 다시 시작됐죠"

'실패한 한량'에서 '최고 명장'이 되기까지..."제 인생은 32살에 다시 시작됐죠"

2025.11.13. 오전 02:14.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10년간 통산 타율이 1할대에 그쳤던 실패한 선수에서, 3년 총액 30억 원의 국내 최고 대우를 받는 명장이 되기까지.

프로야구 LG의 염경엽 감독은 어떻게 자신을 성장시켜 왔을까요.

허재원 스포츠부장이 염경엽 감독을 만나, 진솔한 삶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초라했던 선수 시절 염경엽 통산 896경기, 5홈런, 110타점, 83도루 통산 타율 1할 9푼 5리 (1,449타수 283안타)

10년 동안 친 홈런은 5개, 통산 타율은 1할대.

염경엽 감독은 초라했던 선수 시절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염경엽 / LG 트윈스 감독 : 서른두 살까지의 인생은 그냥 한량? 모든 걸 야구보다는 내가 좋아하고 즐거운 일에 더 많은 시간을 쏟았고….]

현역 은퇴와 함께 구단 직원이 된 2000년부터, 염경엽 감독은 마치 걸음마를 배우는 아이처럼, 모든 걸 다시 시작했습니다.

[염경엽 / LG 트윈스 감독 : 용산에 가서 노트북을 샀습니다. 노트북을 사서 컴퓨터를 해본 적이 없는데 서점에 가서 컴퓨터 길잡이라는 책을 사서 한글부터 시작했는데 문서 하나하나를 제가 만들게 됐고, 문서를 만들면서 어떻게 하면 잘 만들었다는 소리를 들을까 (고민했습니다.)]

무섭게 자신을 몰아친 시간이었습니다.

운영팀 과장부터 단장까지, 그리고 말단 코치부터 감독까지, 25년의 세월을 오로지 야구만 바라보며 살아왔습니다.

[염경엽 / LG 트윈스 감독 : 아침에 일어날 때도 조금 더 눕고 싶으면 바로 저에게 얘기하거든요. 정신 차려. 빨리 일어나. 네가 언제 그 자리에 갔는데, 어떻게 그 자리에 갔는데, 또 노력해야지. 그래야 그 자리를 지킬 수 있어.]

5년 전 팀이 9위로 추락하며 몸도 마음도 무너졌던 좌절의 시간, 자신과 가족을 돌아보며 끄적였던 문장들은 한 권의 책으로 결실을 봤습니다.

[염경엽 / LG 트윈스 감독 : 아픈 시간을 (계기로) 결국 저 자신을 돌아보게 됐고, 한 번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됐고 다시 한 번 글로 정리하게 됐고….]

실패한 1할 타자에서, 국내 감독 중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명장이 된 염경엽 감독은 이제 LG 트윈스의 미래를 그리고 있습니다.

[염경엽 / LG 트윈스 감독 : 염경엽이 그래도 팀에 좋은 문화와 시스템을 감독으로서 잘 만들어주고 갔다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나머지 3년도 열심히 노력할 생각입니다.]

YTN 허재원입니다.


영상기자 : 이동규 이수연
디자인 : 정은옥


YTN 허재원 (hooah@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